밀리너는 어떤 직업이었을까?
식민지 시대 미국에서 밀리너(milliner)는 모자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사람을 가리켰습니다. 밀리너리(millinery)라고 불린 이 직업은 단순한 수공예가 아니라 유행에 대한 감각과 다양한 원단에 대한 전문 지식이 필요한 숙련된 기술직이었습니다.
모자 제작에 사용된 재료와 도구
밀리너들은 다양한 재료로 모자를 만들었습니다. 대표적인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모피(fur) – 보온성이 뛰어나 고급 모자에 사용
- 펠트(felt) – 가장 널리 쓰인 기본 소재
- 실크(silk) – 장식용 리본과 장식품으로 활용
- 짚(straw) – 여름철 가벼운 모자 제작에 적합
제작 도구로는 바늘, 가위, 그리고 모자의 형태를 잡아주는 햇 블록(hat block) 등이 사용되었습니다. 햇 블록은 나무로 만든 틀로, 이 위에서 모자의 기본 형태를 빚어냈습니다.
여성들이 주도한 직업
흥미롭게도 밀리너는 당시 여성들이 많이 종사했던 몇 안 되는 전문 직업 중 하나였습니다. 대부분 자신의 집에서 작업실을 운영하며 일했는데, 손님의 머리 치수를 직접 재고 그에 맞춰 주문 제작 맞춤 모자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한 미리 만들어 둔 기성 모자(ready-made hat)도 함께 판매했으며, 가게 창가에 상품을 진열해 두고 행인의 눈길을 끄는 방식으로 영업하기도 했습니다.
번영과 쇠퇴
식민지 시대 미국에서 밀리너리는 인기 있는 직업이었고, 실력 있는 밀리너라면 안정적이고 좋은 수입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특히 도시 지역에서는 유행을 따르려는 부유층 고객들이 꾸준히 찾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산업화와 대량생산 체계 덕분에 기성 모자의 가격이 크게 하락하였고, 누구나 저렴하게 모자를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전통적인 맞춤 모자 장인의 역할은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밀리너리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직업으로서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