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시대의 스콰이어(squire, 종자)는 기사를 꿈꾸며 훈련하던 젊은 남성들로, 낮에는 주인 기사 곁에서 시중을 들며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종자들은 밤에는 어디서, 어떻게 잠을 잤을까요?
주인 기사의 침실에서 잠든 종자들
종자들은 대개 자신이 섬기는 주인 기사의 침실에서 잠을 잤습니다. 다만 기사처럼 침대에 누울 수 있는 특권은 없었고, 바닥에 간이 잠자리를 마련해야 했습니다.
그들의 잠자리는 '팔렛(pallet)'이라 불리는 짚이나 헝겊을 채운 얇은 간이 침구였거나, 단순히 천이나 담요를 깔아 만든 것이었습니다. 부드러운 침대와 두꺼운 이불은 기사나 귀족의 전유물이었기 때문입니다.
바닥에서 잤던 실질적인 이유
종자가 주인의 침실에서 잠든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종자는 주인을 밤낮으로 보조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주인 기사가 밤중에 필요한 것이 있거나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즉시 일어나 응대할 수 있도록 늘 곁에 대기해야 했습니다.
또한 종자는 주인의 갑옷과 무기를 손질하고, 아침마다 몸단장을 도우며, 말을 돌보는 등의 의무도 함께 맡고 있었습니다. 침실에서 잠드는 것은 이러한 직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었던 셈입니다.
봉건 사회의 계급 질서를 반영한 잠자리
바닥의 허술한 잠자리는 당시 봉건 사회의 엄격한 계급 질서를 잘 보여줍니다. 종자는 장차 기사가 될 후보였지만, 서임을 받기 전까지는 일종의 하급 시종에 가까운 신분으로 취급되었습니다. 오랜 훈련 끝에 마침내 기사가 되어야 비로소 자신만의 방과 제대로 된 침대를 누릴 자격을 얻게 되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