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1만2천 년 전 지도가 새겨진 선사시대 암각화, 미국 아이다호 '맵록(Map Rock)'의 비밀

미국 아이다호주 멜바(Melba)와 마싱(Marsing) 마을 사이에는 선사 시대의 기이한 '지도'가 새겨진 거대한 바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소형 승용차만 한 크기의 현무암 표면에는 수많은 암각화가 새겨져 있는데, 언뜻 보기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선과 원들이 뒤엉킨 듯 복잡하게 배열되어 있어 혼란스러워 보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것은 단순한 낙서가 아닙니다. 산맥과 수로, 날씨 정보는 물론 사냥감 무리의 위치, 심지어 인근 부족들의 거처까지 담고 있는 스네이크 강(Snake River) 유역의 지도인 것입니다.

1만2천 년 전 지도가 새겨진 선사시대 암각화, 미국 아이다호  맵록(Map Rock) 의 비밀

실제로 이 일대에는 암각화가 매우 풍부하여, 주 남부에는 이를 보존하기 위한 축하 고고학 공원(Celebration Archaeological Park)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암각화의 연대는 약 12,000년 전으로 추정되지만, 그보다 훨씬 최근인 19세기까지 이 지역에 살았던 파이우트족(Paiute)과 쇼쇼니족(Shoshone)이 새긴 작품들도 함께 남아 있습니다.

문제는 이 지도가 정확히 누구에 의해, 왜 만들어졌는가입니다. 학자들은 지금까지 사냥을 위한 참고 지점이라는 가설을 세우는 데 그쳤습니다. 어떤 이들은 별자리의 배치가 반영된 천문도라고 보며, 또 다른 이들은 버팔로를 비롯한 동물들의 이동 경로를 기록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1만2천 년 전 지도가 새겨진 선사시대 암각화, 미국 아이다호  맵록(Map Rock) 의 비밀

흥미로운 점은 쇼쇼니족이 이렇게 귀중한 지식을 부족 내부에만 간직하지 않고, 모두가 볼 수 있도록 바위에 새겨 공개했다는 사실입니다. 일부 연구자들은 이를 두고 무속적 관습과 깊은 연관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현재 포트 홀(Fort Hall) 보호구역에서 배노크(Bannock)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쇼쇼니족 후손들은 이 암각화가 분명히 지도이며, 이곳이 조상들에게 매우 영적인 의미를 지닌 장소라고 말합니다.

쇼쇼니족은 유토아즈테카(Uto-Aztecan) 계열 언어를 사용하며 네바다주, 유타주, 아이다호주, 와이오밍주, 캘리포니아주, 오레곤주 등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살았던 부족 집단입니다. 원래 네 개 집단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그중 하나인 코만치(Comanche)는 이후 독립된 부족을 이루었습니다. 현재 쇼쇼니족은 약 12,000명 정도만 남아 있습니다.

1만2천 년 전 지도가 새겨진 선사시대 암각화, 미국 아이다호  맵록(Map Rock) 의 비밀

1872년 이 암각화를 처음 발견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맵록과 주변 약 14헥타르 부지는 2012년 11월, 공원 조성을 위해 캐년 카운티(Canyon County)가 매입하면서 비로소 체계적으로 보호받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