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낙소스 섬 채석장에 잠든 미완성 걸작, 디오니소스의 거상과 플레리오 쿠로이 이야기

키클라데스 제도에서 가장 큰 섬인 낙소스(Naxos)는 고대부터 풍부한 부와 흰 대리석으로 명성을 누려온 섬입니다. 오늘날에도 결정질 대리석을 채굴하는 채석장이 가동 중일 만큼, 이곳의 대리석은 언제나 사람들의 탐닉의 대상이었습니다.

오벨리스크가 그대로 남아 있는 이집트의 채석장, 반쯤 완성된 모아이가 누워 있는 라파누이의 채석장처럼, 낙소스의 채석장에도 원래 목적을 다하지 못한 채 수천 년 세월을 견뎌온 고대 조각상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그림 같은 풍경 속 한 편의 역사입니다.

낙소스의 고대 채석장은 어디에 있을까?

낙소스의 주요 고대 채석장은 두 곳입니다. 하나는 북부 아폴로나스(Apollonas) 마을 근처 아기오스 이오아니스 언덕 일대, 또 하나는 멜라네스(Melanes) 지역입니다. 현대적인 채석장은 섬 중앙부 키니다로스(Kinidaros) 주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낙소스 섬 채석장에 잠든 미완성 걸작, 디오니소스의 거상과 플레리오 쿠로이 이야기

높이 10.7m, 무게 80톤 — 디오니소스의 거상

아폴로나스 인근 채석장에는 높이 10.7미터, 무게 약 80톤에 달하는 거대한 조각상이 미완성인 채 땅에 드러누워 있습니다. 바로 디오니소스의 거상입니다. 이 조각상은 젊은 남성을 묘사한 기원전 8~6세기 전형적인 조각 유형, 즉 쿠로스(Kouros)입니다.

다른 대부분의 쿠로이와 마찬가지로 이 조각상 역시 오랫동안 아폴로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1932년 빌헬름 폰 마소프(Wilhelm von Massow)가 이 작품을 디오니소스 조각상으로 확정하면서 '디오니소스의 거상'이라는 별칭이 붙었습니다. 물론 정식 명칭은 쿠로스 데 아폴로나스(Kouros of Apollonas), 즉 '아폴로나스의 쿠로스'입니다.

낙소스 섬 채석장에 잠든 미완성 걸작, 디오니소스의 거상과 플레리오 쿠로이 이야기

미완성이라 더 생생하게 보이는 조각의 흔적

완성되지 못한 탓에 조각면은 매우 투박하지만, 몸과 머리, 턱수염, 귀, 머리카락의 시작 부분까지도 충분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팔은 아직 초보적인 직사각형 형태에 머물러 있고, 높이 0.5미터 받침대 위에 놓인 발 역시 윤곽조차 뚜렷하지 않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조각상에 쓰인 대리석이 섬의 다른 지역산보다 불순물 함량이 높아 회색빛 줄무늬가 도는 색을 띤다는 사실입니다.

왜 버려졌을까?

이 거상이 왜 중도에 버려졌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1835년 샤우베르트(Schaubert)가 청동 조각 스케치에서 이미 언급했던 균열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 균열이 조각 당시 발생한 것인지 훗날 생긴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현지 관광 가이드들은 '발주자가 공사비를 지불하지 못했다', '균열 때문에 작업을 포기했다' 등 여러 설을 소개하지만 어느 것도 입증된 바 없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운반하기에는 너무 무거웠다는 의견에 무게를 실고 있습니다.

낙소스 섬 채석장에 잠든 미완성 걸작, 디오니소스의 거상과 플레리오 쿠로이 이야기

조각상 표면에 보이는 구멍들은 청동 끌, 곡괭이, 망치로 작업한 흔적입니다. 이후 더 정교한 끌로 다듬어 감춰야 했지만, 그 단계까지 이르지 못한 것입니다.

멜라네스에 남은 두 개의 쿠로이

멜라네스 마을에도 마찬가지로 미완성인, 크기는 한층 작은 쿠로이 두 개가 남아 있습니다. 첫 번째는 높이 4.7미터, 두 번째는 5.5미터이며, 무게는 각각 약 5톤과 7톤입니다. 작은 쪽은 마을 정원에 전시되어 있고, 다른 하나는 인근 채석장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낙소스 섬 채석장에 잠든 미완성 걸작, 디오니소스의 거상과 플레리오 쿠로이 이야기

정원의 쿠로이 — 운송 중 파손설

정원에 있는 쿠로이는 발이 없고 오른쪽 다리 아랫부분이 부러져 있으며, 표면 전체에 셀 수 없이 많은 끌 자국이 새겨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쿠로이가 운반 과정에서 파손되어 버려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포타미아의 쿠로스

채석장에 남아 있는 다른 하나는 포타미아의 쿠로스(Kouros of Potamia) 혹은 쿠로스 데 파란가로도 불립니다. 해발 약 300미터 지점의 대리석 노두 위에 위치한 이 조각상은 다리가 부러졌고, 벌어진 발은 최근 설치된 콘크리트 바닥 위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얼굴은 이미 없어졌고 등을 대고 누워 있는 모습인데, 잘라낸 바위에서 조금이라도 옮겨지는 순간 쓰러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배송 직후 파손되어 그 자리에 버려졌을 가능성이 가장 유력합니다.

낙소스 섬 채석장에 잠든 미완성 걸작, 디오니소스의 거상과 플레리오 쿠로이 이야기

여전히 살아 있는 낙소스 대리석 산업

오늘날에도 낙소스 대리석은 문틀과 창틀, 상인방(림빈), 조각품, 장식 모티프 등 섬의 주요 재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매년 약 5,000입방미터의 가장 순수한 대리석이 해외로 수출되며, 2,500년 넘게 이어진 이 섬의 대리석 전통은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출처

Litos Online / 아잘라스의 Ferienhäuser / 그리스 기자 /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