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산토리니 청동기 시대 벽화 속 원숭이의 정체, 인더스 문명과 미노아의 숨겨진 접촉을 암시하다

과학자들은 그리스 산토리니 섬의 아크로티리 고대 정착지에서 발견된 청동기 시대 벽화가 왜 아시아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서식하는 종의 원숭이를 묘사하고 있는지에 대해 오랫동안 논쟁을 이어왔습니다.

이에 대해 청동기 시대에도 장거리 항해의 장벽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멀리 떨어진 문명들 사이에 사상과 기술을 교환하는 접촉이 실제로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산토리니 청동기 시대 벽화 속 원숭이의 정체, 인더스 문명과 미노아의 숨겨진 접촉을 암시하다

아크로티리는 청동기 시대 산토리니(테라) 섬에 자리한 미노아 문명의 정착지로, 기원전 1100년경 발생한 대규모 화산 폭발로 인해 화산재 아래 묻히며 그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었습니다. 기원전 3500년부터 1100년 사이에 지어진 건물 벽에는 수많은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그중에는 원숭이가 뚜렷하게 묘사되어 있지만, 당시 그리스에 원숭이가 서식했다는 고고학적 증거는 없습니다.

벽화에 등장하는 원숭이 대부분은 올리브 개코원숭이와 같은 이집트 종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집트가 에게해 여러 섬으로 퍼져 나간 미노아 문명과 접촉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나름 일리 있는 설명입니다.

산토리니 청동기 시대 벽화 속 원숭이의 정체, 인더스 문명과 미노아의 숨겨진 접촉을 암시하다

그러나 펜실베니아 대학교와 런던 동물학회(ZSL) 연구자들이 참여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벽화에 묘사된 다른 영장류는 회색랑구르(Semnopithecus)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종은 현재 네팔, 부탄, 인도 등 남아시아, 특히 인더스 계곡 지역에 서식합니다.

그렇다면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은 누구일까요? 정말 회색랑구르를 직접 본 적이 있었던 걸까요? 아니면 미노아인들이 인더스 강까지 도달했던 걸까요?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필라델피아 소재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마리 니콜 파레자(Marie Nicole Pareja)는 "앞으로 그러한 직접 접촉의 증거가 발견되더라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로 인더스 쪽에서 방문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역시 증거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인더스 사람들이 원숭이를 그리스 섬까지 데려왔을 가능성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산토리니 청동기 시대 벽화 속 원숭이의 정체, 인더스 문명과 미노아의 숨겨진 접촉을 암시하다

또 다른 가능성은 에게해와 인더스 강이 메소포타미아를 통해 연결되었을 경우입니다. 랑구르가 메소포타미아로 수입되어 미노아 상인들의 눈에 들어왔고, 이후 아크로티리 벽화에 그려졌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장거리 교역과 외딴 지역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청동기 시대에도 겉보기에 이질적이고 전혀 별개인 것처럼 보이는 이들 문명 사이에 상당한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파레자는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