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유럽 곳곳에 있었던 '목조 스톤헨지'… 독일 포멜테에서 밝혀진 4300년 전 원형 성역의 비밀

독일에서 4,000년이 넘은 원형 성역 유적에서 희생된 여성과 아이들의 유해가 발견되었습니다.

유럽 곳곳에 있었던  목조 스톤헨지 … 독일 포멜테에서 밝혀진 4300년 전 원형 성역의 비밀

독일 포멜테(Pömmelte) 목책(木柵) 복원도. 약 4,3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청동기 시대 초기인 4,500년 전, 잉글랜드 한복판에 세워진 거대한 거석 고리들이 신석기 시대 사람들의 땅 위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톤헨지(Stonehenge, 기원전 2800~1100년)만이 유럽의 상징적인 원형 기념물은 아니었습니다. 유럽 대륙에서도 고대 유럽인들은 오래전부터 거대한 원형 울타리를 세워 왔습니다.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면, 대륙에서는 돌 대신 나무가 자주 사용되었다는 점입니다.

최근 학술지 Antiquity에 게재된 논문에서 독일 연구진은 마그데부르크(Magdeburg) 근교 포멜테에 위치한 거대한 성역, 이른바 '링베너란라게(Kreisgrabenanlagen, 원형 도랑 구조물)' 중 하나를 대상으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수행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본토 유럽에도 존재했던 헨지 문명

유럽 곳곳에 있었던  목조 스톤헨지 … 독일 포멜테에서 밝혀진 4300년 전 원형 성역의 비밀

나무 기둥들로 이루어진 원형 고리를 갖춘 포멜테 유적 복원도. © Landesamt fur Denkmalpflege und Archäologie Sachsen-Anhalt

논문을 공동 집필한 두 선사학자 안드레 슈파치에(André Spatzier)와 프랑수아 베르트메스(François Bertemes)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영국 제도의 헨지(henge)는 일반적으로 유럽 대륙과 무관한 순수하게 영국적인 현상으로 간주되어 왔지만, 이제 이 입장은 다시 검토되어야 한다."

포멜테는 실로 많은 비밀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수년간의 정밀한 작업 끝에 밝혀진 것은 베를린 남서쪽 약 100km 지점, 엘베 강변에 자리한 지름 115m의 광대한 유적이었습니다. 일곱 개의 동심원이 나무 기둥들로 표현되어 있었으며, 천문학적 정렬에 따라 출입구가 배치된 성역이었습니다.

가장 오래된 부분은 기원전 2321년부터 2211년 사이에 세워졌으며, 당시 특징적인 종 모양 토기가 함께 출토되었습니다. 이 원형 울타리는 기원전 2050년경 해체될 때까지 단절 없이 사용되었고, 이후에는 산발적으로 활용되다가 기원전 1636년부터 1488년 사이에 더 이상 사용되지 않았다고 인류학자들은 설명합니다.

희생 의식의 흔적

중앙부는 지름 약 47m로 두 겹의 기둥 고리로 둘러싸여 있었고, 원형 도랑에 판 29개의 우물형 구덩이에는 물건들이 봉납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여러 세기에 걸쳐 반복된 매장 의식의 결과였습니다.

고고학자들은 퇴적층에서 토기 조각, 곡물을 가는 맷돌, 동물 뼈, 석제 도끼 등을 발견했지만,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인골이었습니다. 토막난 시신은 십여 명의 여성과 청소년의 것이었고, 일부는 늑골 골절에 더해 머리 외상의 흔적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조사를 이끈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역사기념물 보호국 소속 고고학자 안드레 슈파치에는 "그들은 구덩이에 던져지거나 밀어 넣어진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유적의 다른 구역에서는 정성껏 묻힌 열세 명의 남성 무덤이 확인되었습니다. 연구진은 "그들의 동쪽을 향한 방향과 성역 동쪽 절반에 위치한 점은 죽음과 일출을 연결하는 관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헨지는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을까?

포멜테와 연결 지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유럽 청동기 시대 하늘의 가장 오래된 묘사로 알려진 '네브라 천반(Nebra Sky Disc)'입니다. 작센안할트주 미텔베르크산에서 1999년 발견된 이 놀라운 유물은 3,6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사람들이 이미 하늘의 복잡성에 대해 매우 진보된 지식을 갖추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포멜테에서 하늘과의 관계는 정성스러운 장례에만 담긴 것이 아닙니다. 이 기념비적인 원형 성역의 네 개 주요 출입구가 태양의 위치와 정렬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드러납니다.

유럽 곳곳에 있었던  목조 스톤헨지 … 독일 포멜테에서 밝혀진 4300년 전 원형 성역의 비밀

포멜테의 태양 정렬과 계절 의식. © André Spatzier

전문가들은 "포멜테는 의례 행위와 사람들이 이런 공간을 어떻게 조직했는지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한다. 신성한 내부 공간이 속된 외부 환경과 분리되어 있었고, 그곳에서 사회 질서와 영적·우주적 질서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의식이 치러졌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스톤헨지와 마찬가지로, 건축적 변화가 진행될수록 두 유적은 점점 더 복잡한 종교적 기능을 지닌 성역으로 발전했으며, 그중에는 죽은 자에 대한 숭배와 관련된 요소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저자들은 "이러한 원형 울타리는 중부 다뉴브(남부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오스트리아 하류, 바이에른에서 모라비아에 이르는 지역, 보헤미아와 작센안할트, 그리고 중부 유럽 전역에서 다수 보고되었다"고 상기시킵니다. 독일에서는 무려 7,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사례도 있습니다.

7,000년 전 천문 관측소, 괴제크

유럽 곳곳에 있었던  목조 스톤헨지 … 독일 포멜테에서 밝혀진 4300년 전 원형 성역의 비밀

작센안할트주 괴제크(Goseck) 선사시대 원형 유적의 출입구 중 하나. © Bernadette Arnaud

프랑수아 베르트메스가 연구한 괴제크 천문 관측소가 바로 그 사례입니다. 그는 "이런 유적들은 약 6,500년 전 유럽에 도착한 최초의 농경민들에게 매우 중요했다. 계절의 주기와 농경 연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었고, 사람들은 파종의 시기뿐 아니라 수확의 시기도 알아야 했다"고 당시 설명한 바 있습니다.

포멜테의 원형 울타리 역시 농경 공동체에게 중요한 시기인 춘분·추분(이분)과 하지·동지(이지)와 연관되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공간이 분리된 성역

연구진은 "이러한 울타리들은 다산과 생식에 관련된 복잡한 은유, 어쩌면 우주론적 지리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북동쪽 절반에는 다산과 삶과 죽음, 변화를 상징하는 양치식물이, 남서쪽 절반에는 남성성과 권력을 상징하는 석제 도끼가 배치된 서로 구별되는 공간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합니다. 현재까지 유럽 전역에서 250개가 넘는 헨지가 확인되었습니다.

[박스] 네브라 천반 — 청동기 시대의 하늘을 담은 청동 원판

유럽 곳곳에 있었던  목조 스톤헨지 … 독일 포멜테에서 밝혀진 4300년 전 원형 성역의 비밀

© Halle museum

'얼음 인간' 외치(Otzi) 발견 이후 유럽에서 이루어진 가장 큰 고고학적 발견으로 꼽히는 이 청동 원판은 1999년 독일 라이프치히 근교 네브라에서 발굴되었습니다. 지름 32cm의 아름다운 녹청색 청동판 위에는 정교한 금 장식이 붙어 있어,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포함한 32개의 별과 달, 태양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테두리에는 지평선과 배를 표현한 요소들도 새겨져 있습니다.

메소포타미아인과 히타이트인보다 두 세기 앞선 시기, 미개하다고 여겨졌던 청동기 시대의 인구가 이미 매우 높은 정밀도로 천구를 표현해냈던 것입니다. 이 독특한 원판은 현재 독일 할레(Halle)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