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이슬람국가(IS)의 고고학 유적 약탈, 그 시장 가치는 얼마나 되었을까?

시리아의 두 고고학 유적지와 그곳에서 출토된 수천 점의 유물 데이터를 분석한 전문가들은 처음으로 약탈된 문화유산의 시장 가치를 구체적으로 추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최근 중동 분쟁 속에서 벌어진 고고학 유적 약탈이 가져온 경제적·문화적 피해를 이해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이슬람국가(IS)의 고고학 유적 약탈, 그 시장 가치는 얼마나 되었을까?

시리아 두라 유로포스(Doura Europos) 유적에서 이슬람국가(IS)가 자행한 대규모 약탈의 흔적

구체적인 피해 금액 추정의 시작

2019년 2월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Cultural Property(국제 문화재 저널)에 게재된 연구를 The Conversation이 2019년 5월 15일 소개했습니다. 연구진은 "이슬람국가(IS*)가 자행한 고고학 유적 약탈로 인한 피해 규모를 우리는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한 단계"라고 밝히며, 시리아 내 두 유적지에 대한 분석을 통해 처음으로 그럴듯한 피해 금액을 제시했습니다.

2014년 6월 칼리프국을 선포한 이후 이 테러 단체는 중동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내던 시기 동안 지역의 수많은 고고학 유적지를 대대적으로 약탈했습니다. 목적은 명확했습니다. 약탈품을 되팔아 '전쟁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었습니다. 검증 불가능한 약탈 수익 규모는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하기 일쑤였습니다. 미국 시사지 Newsweek는 2017년 7월 8일자 기사에서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고대 유물을 밀반출해 암시장에 팔아 연간 최대 1억 달러를 벌어들인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2014년부터는 영국 일간 The Guardian의 기사를 계기로, IS가 소유했던 USB 메모리에 담긴 정보를 잘못 해석해 도출된 3,600만 달러라는 수치가 반복 인용되었습니다. 실질 데이터의 부재 속에 주요 국제기구조차 정확한 금액 산정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시장 가치 추정

약탈 판매가 도달할 수 있는 금액대를 가늠하려면, 무엇이 약탈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수였습니다. 고고학자 2명을 포함한 미국 학자 4명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20세기 시리아 유적 발굴 과정에서 확인·목록화된 유물의 상세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서 수집해 그 시장 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슬람국가(IS)의 고고학 유적 약탈, 그 시장 가치는 얼마나 되었을까?

1930년대 두라 유로포스 유적의 항공 사진 ⓒ 예일대학교 컬렉션

연구팀은 먼저 시리아 분쟁 중 약탈당한 두 개의 유명 유적을 선정했습니다. 하나는 유프라테스강변, 시리아 남동부에 자리한 그리스로마 시대 유적 두라 유로포스(Doura Europos, 서기 3세기)이며, 다른 하나는 시리아 북부에 위치한 청동기 시대 유적 텔 비아(Tell Bi'a, 옛 이름 투툴/Tuttul, 기원전 2천년기)입니다.

두라 유로포스는 1920년대부터 예일대학교(미국)와 프랑스 문헌·미문 아카데미(Académie des Inscriptions et Belles-Lettres)의 후원 아래 발굴이 진행되어 전체 면적의 약 40%가 조사되었고, 12,398점의 유물이 출토·목록화되었습니다. 텔 비아는 전체 면적의 10%가 탐사되어 2,594점의 유물이 수집되었습니다.

연구진은 나아가 미술 시장에도 주목했습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세계 각국 경매장과 미술상에서 거래된 41,587점 이상의 물품 판매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 고대 유물들을 현장에서 고고학자들이 기록한 유사 유물과 비교한 것입니다.

"우리 모델에 따르면 두라 유로포스에서 발굴된 모든 유물의 총 추정 가치는 1,800만 달러에 이른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습니다. 텔 비아의 추정액은 400만 달러입니다. 다만 두 사례 모두 이 추정치는 고고학자들이 실제로 조사한 면적에서 확인된 유물에 한정된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연구팀은 다트머스 칼리지(Dartmouth College) 인류학과의 제시 카사나(Jesse Casana) 교수가 2011년부터 2015년 사이 시리아에서 위성영상 등을 통해 식별한 3,000여 곳의 약탈 유적지와 이번 결과를 비교했습니다. 공동 연구자들은 "설령 모든 유적지가 연구 대상 두 곳만큼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 않더라도", 이번에 만든 모델은 이러한 유물 약탈로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을 가늠하는 데 있어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약탈과 재판매를 전담한 IS 부서의 존재

연구진은 IS가 대규모로 자행한 약탈이 본래 오래된 관행임을 짚으면서도 "이슬람국가는 그 규모를 한층 확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2015년 5월 미군 특수부대가 시리아 데르 에즈조르(Deir-ez Zor) 인근에서 실시한 작전에서 확보한 IS 내부 문서에 따르면, 이 단체는 '천연자원부'(Diwan al-Rikaz)라는 조직을 통해 이 사업을 관리했습니다. 테러 단체는 "고대 유물을 석유나 광물과 같은 천연자원으로 분류하고, 땅에서 채취해 착취할 대상으로 여겼습니다."

각 부서는 '조사'와 유적지 개발 업무를 전담했으며, 허가제가 운영되었습니다. 미군의 작전 당시에는 징수된 세금을 상세히 기록한 영수증 장부도 함께 발견되었습니다.

고고학 유적 약탈은 전 세계적인 문제로, 특히 무력 분쟁 중에 그 규모가 열 배로 증폭됩니다. 그 결과는 인류의 집단적 기억이 되돌릴 수 없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슬람국가(IS): ISIS(Islamic State of Iraq and Sham), ISIL(Islamic State of Iraq and the Levant), 다에시(Daesh)로도 불립니다.


주요 약탈 유적지 프로필

두라 유로포스(Doura Europos)

시리아 남동부에 위치한 두라 유로포스는 기원전 4세기 말 그리스 셀레우코스 왕조가 건설했습니다. 이후 기원전 2세기 말 파르티아의 지배를 거쳐 로마에 정복되었고, 서기 3세기에는 사산조 페르시아에게 함락되었습니다. 1920~1930년대 예일대학교(미국)와 프랑스 문헌·미문 아카데미(파리)의 후원 발굴을 통해 미트라 신전, 성경 장면이 벽화로 가득한 회당, 알려진 가장 오래된 기독교 교회 중 하나 등 중대한 발견이 이루어졌습니다. 1986년부터 2011년까지는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의 피에르 르리셰(Pierre Leriche) 연구책임자가 이끄는 프랑스·시리아 합동팀이 조사를 이어갔습니다. 2014년 9월 이 도시는 이슬람국가의 통제 아래 들어갔고, 2013년 중반부터 시작된 약탈은 이후 체계적이고 대규모로 변질되었습니다.

텔 비아(Tell Bi'a)

텔 비아(옛 이름 투툴/Tuttul)는 청동기 시대(기원전 2천년기 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적입니다. 시리아 북부 라카 근교—2017년 10월 17일까지 이슬람국가의 본거지였던 지역—에 자리한 이 유적은 1980년부터 1995년까지 독일 발굴팀에 의해 조사되었으며,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못한 궁전과 청동기 초기의 왕실 무덤들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이미 2012년 10월 위성영상에서 이 유적지의 심각한 약탈 흔적이 포착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