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진이 2022년 2월 3일(목), 200여 년 전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해안에서 침몰한 제임스 쿡 선장의 유명한 배 '엔데버(Endeavour)'의 잔해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만 이번 발표에 대해 일부에서는 '너무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은 2018년 9월 호주 시드니 국립해양박물관에 전시된 제임스 쿡 선장의 배 엔데버 복제선입니다.
"기록 및 고고학적 증거를 근거로 확신한다"
영국 탐험가 쿡 선장이 1768년부터 1771년까지 호주와 뉴질랜드로의 역사적인 항해에 사용했던 엔데버호는 미국 독립전쟁 당시 뉴포트 항에서 일부러 침몰시켜졌습니다.
호주 국립해양박물관의 케빈 섬션(Kevin Sumption) 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999년부터 엔데버호가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약 5.8㎢(2제곱마일) 해역에서 18세기 난파선 여러 척을 조사해 왔다"며 "기록 자료와 고고학적 증거를 종합할 때, 이번에 발견된 잔해가 엔데버호라고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로드아일랜드 해양고고학 프로젝트(RIMAP) 측은 결론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입니다. 프로젝트 총괄인 DK 아바스(DK Abbass)는 성명을 통해 이번 발표가 "계약 위반"이라고 비판하며, "연구 결과는 올바른 과학적 절차에 기반해야지 호주의 감정이나 정치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호주 국립해양박물관 대변인은 "아바스 씨가 축적된 방대한 증거에 대해 자신만의 견해를 가질 권리가 있다"면서도, 이번 발표가 어떠한 계약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잔해의 약 15%만 온전하게 남아 있어
엔데버호는 쿡 선장이 영국에서 타히티로 항해한 뒤 뉴질랜드를 거쳐 1770년 호주에 도착해 대륙 동해안 지도를 작성하는 데 사용된 배입니다. 1778년 8월 뉴포트 항에서 가라앉을 당시 이 배는 '로드 샌드위치(Lord Sandwich)'로 개명된 상태였으며, 미국 독립전쟁 중 영국군이 포로 수용선으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영국은 미국 독립 세력을 지원하기 위해 뉴포트 항으로 진입하려던 프랑스 함대를 막기 위해 이 배를 포함한 다섯 척의 배를 일부러 침몰시켰습니다. 그로부터 몇 달 뒤인 1779년 2월, 쿡 선장은 하와이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호주 국립해양박물관에 따르면, 항구 바닥에서 두 세기를 보낸 엔데버호는 현재 약 15% 정도만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섬션 관장은 "이제 관심사는 남은 유물을 어떻게 보호하고 보존할 것인가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