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

청나라 최고의 여류시인 우자오(吳藻), 시와 희곡에 담은 여성의 자아

우자오(吳藻, 1799~1862년경)는 중국 청나라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잘 알려진 여성 시인 중 한 사람입니다.

여류 시인이자 극작가

청나라 최고의 여류시인 우자오(吳藻), 시와 희곡에 담은 여성의 자아

우자오의 삶에 대해 전해지는 기록은 많지 않습니다. 그녀는 청나라 시절 중국 동남 연해의 인허(仁和, 오늘날 저장성 항저우)에서 상인의 딸로 태어났고, 훗날 황(黃)씨 성을 가진 상인과 결혼했습니다. 당대 사람들은 “그녀의 남편과 아버지는 책 한 권 제대로 펴 본 적이 없었다”고 회상할 만큼, 그녀는 문학과는 거리가 먼 가정환경 속에서 자랐습니다.

그럼에도 우자오는 시와 희곡 창작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노래로 부르는 운문 형식인 사(詞·ci) 창작에서 당대 최고 수준으로 꼽히며, 『화련사(花簾詞)』와 『향남설북사(香南雪北詞)』라는 두 시집을 남겼습니다. 전통 현악기인 고금(古琴) 연주에도 조예가 깊었고, 가극 형태의 희곡인 잡극(雜劇)까지 집필한 다재다능한 예술가였습니다.

잡극 「교영(喬影)」 — 여성의 처지를 그리다

우자오가 쓴 잡극 「교영(喬影)」은 ‘술을 마시며 이소(離騷)를 읽다’라는 뜻의 「음주독소도(飮酒讀騷圖)」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여성의 처지를 다룬 일막극으로, 주인공 사재재(謝絮才)는 4세기 여류 문인 사도온(謝道韞)에서 이름을 따온 인물입니다. 남장을 즐기던 그녀는 자신의 성별 때문에 재능과 포부를 마음껏 펼치지 못하는 현실을 한탄합니다.

이 작품은 실제로 무대에 올라 남자 배우가 사재재 역을 맡아 공연되었으며, 1825년에 간행되었습니다. 여성이 주체적으로 자아를 드러낸 초기 희곡이라는 점에서 중국 문학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닙니다.

「홍루몽을 읽다」

아래 시는 우자오가 『홍루몽(紅樓夢)』을 읽고 지은 작품으로, 허무하게 스러져가는 사랑과 인간의 집착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하늘을 보태 메우겠다고 애쓰겠는가
붉은 누각 깊은 곳에 넋을 담글 수 있는데
향기로운 물총새여
어리석은 소녀와 어리석은 소년,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까 두렵구나
매일같이 쓴맛으로 사랑의 씨앗을 뿌리네
누가 진정한 사랑의 씨앗인지 묻고 싶구나
완강한 돌에는 정성이 있건만 선녀에게는 불운이 있구나
삼세(三世)에 걸쳐 모아진 것은 슬픔과 밀랍 같은 눈물
문득 이렇게 끝나버리니
그것은 대허(大虛)의 꿈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우자오는 항저우 서호(西湖) 근처로 옮겨 도교 수행에 몰두했으며, 말년에도 시와 그림을 통해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이어갔습니다. 가문의 후원도, 남성 중심의 학문적 배경도 없이 여성의 신분으로 청대 문단에 이름을 남긴 그녀는 오늘날 중국 여성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