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탑〉은 플랑드르 화가 루카스 판 발켄보르흐(Lucas van Valckenborch)의 대표작으로, 하나님 없이도 스스로 할 수 있다고 믿는 인간의 교만을 상징하는 그림입니다. 유토피아와 허영이라는 주제에서 영감을 얻은 이 모티프는 16세기와 17세기 수많은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았습니다. 발켄보르흐는 대 피터 브뤼겔(Pieter Bruegel the Elder)의 결정적인 영향 아래 이 주제로 최소 여섯 점의 작품(뮌헨, 코블렌츠, 마인츠 등에 소장)을 그렸습니다. (비엔나 버전, 1563년 / 로테르담 버전, 1568년)
루카스 판 발켄보르흐의 대표작, 〈바벨탑〉
루카스 판 발켄보르흐(1535년 루뱅 출생, 1597년 2월 2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서 매장)는 대 피터 브뤼겔의 화풍을 이어받은 플랑드르 풍경화가입니다. 그는 농민의 노동을 담아낸 계절 연작 장면은 물론, 시장 장면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의 그림은 매우 정밀한 묘사가 돋보이며, 상상 속 풍경에서도 마치 실제처럼 사실적인 인상을 전달합니다.
히브리어로 바벨(Babel)은 문자 그대로 "혼란"을 뜻합니다. 이것이 종교적·도덕적 성격을 지닌 이 비유의 핵심입니다. 이 이야기는 스스로를 하나님과 동격이라 여기는 태도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인류가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이유를 되묻습니다. 거대한 탑이라는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천국의 문을 억지로 열고자 했던 인간의 야망, 그리고 그에 대한 신의 굴욕적인 형벌, 즉 여러 언어의 탄생에 관한 성경 속 일화는 수 세기에 걸쳐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중세의 모자이크, 필사본 채색 삽화, 회화, 프레스코화 등이 이를 증명하며, 플랑드르 화가 루카스 판 발켄보르흐의 대표작 〈바벨탑〉 역시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림의 전경에는 니므롯(Nimrod)이 등장합니다. 바로 탑 건설을 시작한 왕이지요. 아스타르테의 아들이자 노아의 손자인 니므롯은 하나님께 반역했고, 백성들이 지을 도시는 오직 적들의 공격으로부터 그들을 지키는 데만 도움이 될 것이라 믿게 만들었습니다. 꼭대기가 하늘에 닿을 만큼 높은 탑, 즉 노아의 방주가 좌초했던 아라랏 산만큼이나 높은 탑을 세워, 설령 또 다른 대홍수가 닥쳐도 파도가 꼭대기까지 미치지 못하도록 하려는 야심이 그 배경에 담겨 있습니다.
이 작품은 현재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