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1년 독일 통일 직후, 새롭게 출범한 제국 정부는 북해로 향하는 브레멘 항구의 관문을 지키기 위해 어귀에 위치한 작은 섬에 요새 건설을 추진했습니다. 바로 Langlütjen II 요새입니다. 공사는 1880년에 시작되어 1930년대 초반까지 이어졌으며, 이 섬은 한 세기에 걸쳐 독일 근현대사의 격변을 고스란히 목격하게 됩니다.

나치 시대, '야생 수용소'가 된 요새
1933년 나치당이 집권하자 이 요새의 운명은 급격히 바뀌었습니다. 나치 준군사조직인 친위대(SA)는 이곳을 소위 '야생 수용소(Wildes Lager)'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100명이 넘는 정치범들이 새로운 나치 체제에 반대했다는 이유만으로 이 외딴 섬으로 끌려왔습니다. 육지에서 고립된 이 요새는 수감자들에게 있어 탈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감옥이었습니다.
그러나 1934년 여름, 이른바 '긴 칼날의 밤'으로 불리는 권력 투쟁 끝에 SA 조직은 몰락했고, Langlütjen II를 포함해 SA가 운영하던 모든 수용소는 폐쇄되었습니다.
국방군의 대공 방어 거점
수용소가 문을 닫은 뒤, 이 포병 진지는 독일 국방군(Wehrmacht)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국방군은 연합군의 지속적인 공습으로부터 브레멘 항구를 방어하기 위해 이곳에 대공포 진지를 구축했습니다. 항만 방어선의 최전선 역할을 맡았던 셈입니다.
전쟁 이후, 자연으로 되돌아간 섬
종전 후 요새는 군사적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습니다. 무기와 군사 설비는 모두 철거되었고, 오랜 세월 인간의 손길에서 벗어난 이 섬은 현재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바닷새와 해안 생태계의 보금자리가 되었습니다.
Langlütjen II 요새 방문 안내
Langlütjen II 섬은 독일 북부 해안, 브레머하펜(Bremerhaven) 인근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육지와 연결된 도로가 없기 때문에 이곳을 방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보트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역사의 흔적과 자연이 공존하는 이 특별한 섬을 찾으려면 사전에 선박 예약을 계획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