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제2차 세계대전의 아우슈비츠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강제 수용소다. 두 번째 연상 역시 수용소이고, 세 번째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나치 관료들과 건축가들, 그리고 이곳으로 이주해온 정착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에게 광장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수용소는 아무래도 좋은 존재였다. 어차피 그들이 세우려던 것은 '완벽한 독일 도시'였으니까!
폴란드 도시 오시비엥침의 소멸
폴란드의 오시비엥침(Oświęcim)은 1941년 봄을 기점으로 사실상 소멸하고, 그 자리를 아우슈비츠가 대신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무렵 독일 점령당국은 주민 추방 작업을 마무리했고, 그 결과 도시에는 겨우 7,600명만 남게 되었다. 이들 중 90%는 폴란드인이었지만, 임시 노동력이라는 열등한 위치로 내몰렸다.
아우슈비츠의 '시민'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독일인과 독일계 주민(폭스도이체)뿐이었다. 그런데 처음에 이들은 고작 820명에 불과했다.

'대(大)아우슈비츠' 계획도와 교통망 개요
IG 파르벤 공장과 도시의 게르만화
IG 파르벤(IG Farben)이 합성고무 공장을 건설하면서, 아우슈비츠 자체도 철저하게 게르만화되어야 했다. 폴란드의 낙후된 오지에서 진정한 아리안 중심지로 탈바꿈하는 모범 사례, 아니 심지어 '이상적인 나치 도시'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처음에는 다른 지역에서 데려온 독일 노동자와 엔지니어들에게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일이 우선이었다. 고무 공장의 새 직원들은 아우슈비츠에서 다음과 같은 조건을 누릴 예정이었다.
"모든 편의시설을 갖추고, 넓으며, 질적으로 잘 설비된 아이 친화적 아파트, 그리고 종합적인 스포츠와 휴식을 위한 공간" (질레 슈타인바허,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도시』, 69쪽)
이를 위해 도시 구조 전체를 완전히 재건축할 계획이었다. 새 당국은 40~60㎡ 규모의 '국민 주택' 1,600세대와, 차고와 정원을 갖춘 단독주택들을 줄지어 건설할 구상을 세웠다.

슈토스베르크의 설계도: 왼쪽은 새로운 '아리안' 광장, 오른쪽은 대(大)아우슈비츠 모형의 또 다른 부분
모든 주택에는 중앙난방, 수도, 가스 밸브, 세탁실 등이 갖춰질 예정이었다. 흥미롭게도 독일 가족들을 위한 이러한 이상적인 주택 중 일부는 실제로 지어졌으며, 오늘날 오시비엥침의 '화학자 주택단지'의 일부로 남아 있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야망, 한스 슈토스베르크
그러나 계획은 어떤 건설 속도도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불어났다! 새로운 아우슈비츠의 수석 설계자는 한스 슈토스베르크(Hans Stosberg)라는 인물로, 브로츠와프 출신의 영향력 있는 건축가였지만 급기야 웅장함에 대한 집착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처음에는 쾌적한 주거단지 건설이 목적이었으나, 몇 달이 지나지 않아 계획서에는 두 개의 완전히 새로운 지구와 여러 개의 '위성 주거단지' 건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슈토스베르크는 교구 교회를 철거하고 도심을 가로지르는 넓은 대로를 낸 뒤, 학교 12개, 유치원 6개, 놀이터 20개, 그리고 수영장과 운동장을 갖춘 경기장 여러 곳을 세울 구상이었다(73쪽). 게다가 이전에 유대인 묘지가 있던 자리에는 호텔, 영화관, 레스토랑을 갖춘 당사(黨舍)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달이 지날수록 계획의 규모는 더욱 거대해졌다. 1941년 6월, 슈토스베르크는 아우슈비츠가 최종적으로 30,000명의 주민(전쟁 전보다 두 배 이상)을 거느리게 될 것이라 예측했다. 불과 몇 달 후에는 40,000명, 이어 60,000명으로 늘었고, 마침내 1943년 1월의 프로젝트에서는 무려 80,000명에 이르렀다!
다행히도 폴란드 도시의 폐허 위에 세워질 이상적인 아리안 도시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 터무니없는 건설 계획들은 하나의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즉, 독일인들은 역사상 가장 거대한 죽음의 공장이 바로 옆에 있다는 사실에 전혀 개의치 않았으며, 아우슈비츠에 대해 부끄러워할 생각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출처
- 질레 슈타인바허(Sybille Steinbacher),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도시(Auschwitz. Obóz i miasto)』, 폴란드 과학출판사(PWN),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