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가르랑거리는 전쟁 기계: 고양이를 전쟁터로 끌어들인 기발한 시도 5가지

산 채로 방패가 되고, 생화학 무기 운반자가 되고, 꼬리에 안테나를 꽂은 이동식 도청 장치가 되기까지… 인류는 적어도 2,500년 동안 고양이를 군대에 활용하려고 시도해 왔습니다. 그 결과는 과연 어떠했을까요? 예상하신 대로입니다.

1. 사람은 죽여도, 고양이는 안 돼!

고양이를 활용한 진정한 군사적 성공은 역사상 단 한 번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정말로 압도적인 성공이었는데요. 바로 기원전 525년, 고양이가 강대했던 파라오의 제국을 무너뜨린 사건입니다.

페르시아의 왕 캄비세스 2세는 이집트 정복에 나섰고, 나일 강변 국가의 운명은 펠루시움 전투에서 갈렸습니다. 후대의 기록에 따르면, 페르시아 왕은 이집트인들이 고양이를 숭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들은 고양이를 신성한 동물로 여겼고, 고양이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았지요. 왕은 여기서 적을 혼란에 빠뜨릴 절호의 기회를 발견했습니다. 병사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고양이를 모아 자군 전열 맨 앞에 배치하라고 명령한 것입니다.

가르랑거리는 전쟁 기계: 고양이를 전쟁터로 끌어들인 기발한 시도 5가지

파라오 프삼티크 3세를 포로로 잡는 캄비세스 2세를 새긴 페르시아 인장. 이집트가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원흉이 고양이, 아니 정확히는 나일 강변에서 고양이에게 드린 신성한 경외였을까요? (출처: 퍼블릭 도메인)

작전은 완벽하게 먹혀들었습니다. 이집트 궁수들은 여신 바스테트에게 바쳐진 동물을 실수로 맞힐까 봐 화살 쏘기를 거부한 것입니다. "우리는 페르시아인은 쏠 수 있지만, 고양이는 쏠 수 없다"고 선언했지요. 결국 캄비세스는 이집트 군대를 격파했습니다. 고양이들은 무사했지만, 이집트는 페르시아의 지배 아래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아쉽게도 이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 아니면 단지 재미있는 일화에 불과한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에 늘 등장하는 헤로도토스조차 이 사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설령 펠루시움 전투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벌어졌다 해도, 이집트 사회에서 고양이가 차지한 위치를 더 정확하게 보여주는 기록을 찾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리고 타민족이 '털복숭이 신' 숭배를 어떻게 대했는지 더 생생하게 드러내는 사례도 말이지요.

가르랑거리는 전쟁 기계: 고양이를 전쟁터로 끌어들인 기발한 시도 5가지

줄 샹플뢰리의 『고양이(Les Chats)』 한 페이지. 생물 무기를 운반하는 데 쓰인 고양이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출처: 퍼블릭 도메인)

2. 죽음을 실어 나르는 고양이

1869년, 프랑스 작가 줄 샹플뢰리(Jules Champfleury)는 이름 그대로 『고양이』(프랑스어 원제 Les Chats)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스트라스부르 도서관에서 자료를 수집하던 그는 고양이를 생물 무기 확산자로 활용하려는 16세기 프로젝트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 아이디어는 1535년 도시 당국에 제안한 독일 포병 장교의 머리에서 탄생한 것이었습니다.

구상은 이랬습니다. 고양이의 등에 독성 물질이 담긴 용기를 부착한 뒤, 이렇게 무장한 동물들을 적진 사이로 풀어놓는 것이었지요. 그러나 독일인의 이 아이디어는 끝내 실현되지 않았고, 그의 스케치는 수백 년간 아무도 손대지 않은 채 잠들어 있었습니다.

3.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린 고양이

제1차 세계대전에는 적 간첩을 색출하려는 진풍경 같은 집착이 따랐습니다. 이런 편집증에는 물론 고양이 버전도 있었습니다.

가르랑거리는 전쟁 기계: 고양이를 전쟁터로 끌어들인 기발한 시도 5가지

대전(大戰) 중 영국은 독일이 고양이를 이용해 기밀 정보를 운반한다고 의심했습니다. 삽화는 이프르 전투의 모습입니다. (출처: 퍼블릭 도메인)

1915년 7월, 플란데르스, 최전선. 개 한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가 연합군 참호를 정기적으로 오가고 있었습니다. 영국군이 이를 눈여겨보지 않을 리 없었지요. 그들은 독일군이 전선을 넘어 메시지를 밀반입하는 데 동물을 이용하고 있다고 의심했습니다. 한 보고서에는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고양이 두(2) 마리와 개 한 마리가 우리 참호를 오가는 경향을 보이므로 감시 중이다. 포획 조치가 취해졌다."

동물들의 이후 행방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4. 고양이 동원령

대전기의 고양이 에피소드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독일 황제 빌헬름 2세는 병사가 부족해지면 개와 고양이를 전부 동원하더라도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독일인은 약속만 했지만, 튀르키예인은 실천했습니다. 1915년 튀르키예 군대가 남부 팔레스타인에서 이집트 공격을 준비하던 때, 그들은 믿기 힘든 쥐 창궐에 직면했습니다. 게다가 그 피해는 팔레스타인 전역, 심지어 시리아까지 번졌습니다. 식량 비축량은 놀라운 속도로 줄어들고 있었지요. 튀르키예 사령관은 상황 타개책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고양이 동원이었습니다.

그는 지역의 모든 털복숭이 친구들을 조사해 명단을 만든 뒤, 군이 해당 동물들을 징발한다고 공표했습니다. 그리고 이 동물들의 도움으로 쥐와의 전쟁에 돌입했습니다. 그런 활동에 몰두한 탓인지는 몰라도, 오스만 제국은 1922년에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가르랑거리는 전쟁 기계: 고양이를 전쟁터로 끌어들인 기발한 시도 5가지

1980년대에 기밀이 해제된 CIA 문서. 특별히 훈련된 고양이의 활용에 관한 내용입니다. (출처: 퍼블릭 도메인)

5. 꼬리에 달린 안테나

고양이는 전통적인 무력 충돌에서만 쓰인 것이 아닙니다. 냉전 시기에도 활약(?)했습니다. 영화 미녀들은 괴로워(The Men Who Stare at Goats)를 본 분이라면 CIA가 가장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그래서 1960년대, 고양이에게 마이크를 이식해 도청 장비로 활용할 수 있는지 실험하기로 결정합니다.

작전명은 '어쿠스틱 키티(Acoustic Kitty)', 즉 '소리 내는 고양이'였습니다. 이 동물은 소련 외교관과 첩보원 곁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예컨대 그들이 공원 벤치에 앉아 있을 때 말이지요. 이 모든 작업에 기관은 1천만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습니다!

미국인들이 고양이 몸에 마이크를 꿰매 넣고 꼬리에 안테나를 설치한 뒤, 고양이를 첫 임무에 파견했습니다. 워싱턴, 위스콘신 애비뉴, 소련 대사관 근처였습니다. 한두 분 동안은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갔습니다. 고양이는 올바른 방향으로 걷고 있었고요. 문제는 잠시 후 그가 택시에 치여버렸다는 것입니다…

가르랑거리는 전쟁 기계: 고양이를 전쟁터로 끌어들인 기발한 시도 5가지

CIA는 1967년에 이미 고양이 요원 프로젝트를 접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쩌면 지금은 다람쥐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진: Ray eye, CC ASA 2.0 라이선스)

CIA는 1967년 프로젝트를 폐기했습니다. 담당자들은 억지 웃음을 지으며, 아이디어 자체는 전혀 우습지 않았지만 가르랑거리는 요원의 임무 수행을 방해할 수 있는 변수의 수를 과소평가했다고 변명했습니다.

그런데 2007년, 이란이 미국을 위해 첩보 활동을 하는 혐의로… 다람쥐 열네 마리를 의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들에게 소형 마이크와 웹캠이 이식되어 있었다고 하니, 어쩌면 프로젝트는 끝내 폐기되지 않았던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