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리 시각 문화에 넘쳐나는 여성 누드에 대한 규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곳곳에서 쉽게 발견되는 남성 미(美)의 이미지들은 별다른 문제로 여겨지지 않는다. 사실 미술사를 돌아봐도 같은 현상이 반복되어 왔다.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보면 광고 속에도 '섹스의 대상'으로 등장하는 남성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면도 후 로션을 사용하면 여성들이 우르르 몰려드는 장면, 청바지와 속옷 광고를 위해 카메라를 도전적으로 응시하는 근육질의 남성들, 구찌(Gucci)와 입생로랑(Yves Saint Laurent)이 나체에 가까운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게 하는 남성 모델들까지 말이다.
오래된 전통, 남성 누드
남성을 나체 또는 반나체로 표현하는 것은 결코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 오랜 전통이다. 기원전부터 그리스와 로마의 예술가들은 남성의 신체를 최대한 아름답게 묘사했다.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가 조각한 다비드상은 매력적인 젊은이의 완벽한 육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이후에도 20세기 독일과 이탈리아의 파시즘 정권 시기에는 각종 회화 속에 나체 남성들이 등장했다. 이는 정권의 권력과 '초인(Übermensch)'이라는 이상을 찬양하기 위한 선전적 장치였다.
충격을 준 것은 여성 누드
반면 사회적 충격을 일으킨 것은 여성 누드였다. 특히 빅토리아 시대였던 19세기에는 여성의 나체가 심각한 금기로 여겨졌다. 쿠르베(Gustave Courbet)의 그림 「세계의 기원(L'Origine du monde)」은 1866년 공개 당시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여성의 성기를 직접적으로 묘사한 이 작품은 무려 122년이 지난 1988년에야 처음으로 대중 앞에 공개될 수 있었다.
지금도 여성 누드를 둘러싼 논쟁은 다시 불붙고 있지만, 정작 우리 시각 문화에 넘쳐나는 남성 누드에 대해서는 아무도 입을 열지 않는다. 명백히 '섹스의 대상'으로 그려지는 젊은 남성들에 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과연 여성이 여전히 '약자'로 인식되어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남성에게는 어떤 기준이 적용되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