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숨겨진 그리스의 보석: 오모니아에서 30분 거리, 피케르미의 물레방아 이야기

오모니아에서 단 30분, 피케르미에 물레방아가 있다?

오모니아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피케르미(Pikermi)에 물레방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믿기 어렵겠지만 실제로 존재하며, 무려 1876년에 지어진 역사 깊은 건축물입니다.

그리스 독립 초기, 피케르미의 모습

그리스 국가가 해방된 직후의 몇 년 동안 피케르미는 크로피아(Kropia) 지역 마을인 스파타(Spata)에 속한 농장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당시 이 지역에서는 포도 재배가 크게 번성하여 수확철이면 주민들이 함께 모여 거두었고, 말을 기르는 목초지 역시 활발하게 운영되었습니다.

발라나리스 시내와 저수지 건설

펜텔리 산에서 발원하여 한 번도 흐름이 끊긴 적 없이 라피나(Rafina)로 유입되는 발라나리스(Valanaris) 시내에는 피케르미 저수지가 건설되었습니다. 이 저수지는 드라피(Drafi) 지역 밭의 관개 용수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며, 1845년경을 전후로 이 일대에는 여러 물레방아들이 세워졌습니다.

이 시기 지역의 농장들은 올리브 나무와 포도나무, 감귤류 과수로 뒤덮여 있었고, 가축 우리와 가금류 축사들도 하나둘 들어섰습니다. 같은 시기에 고고학자들이 이곳을 찾아 발굴 작업을 진행하면서 풍부한 유물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862년, 스코르다스 여관의 탄생

1862년에는 스코르다스(Skordas) 여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 여관은 고고학적 발견물과 마라톤 코스의 고분(투물루스)을 감상하러 찾아온 방문객들과 나그네들을 숙박시켰으며, 그들의 말을 위한 마구간까지 갖추고 있었다고 합니다.

1870년, 맨캐스터 경 납치 사건

1870년에는 영국·이탈리아 대사관 서기관들과 수행원들을 대동한 맨캐스터 경(Lord Mancaster)이 이 여관에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아르바니타키스(Arvanitakis) 일당이 맨캐스터 경과 수행단을 납치하면서 국제적인 외교 소동이 촉발되었고, 이 사건은 결국 델레시(Delesi) 학살 참극으로 치닫게 됩니다.

1896년, 마라토너 스피로스 루이스의 방문

훗날 1896년, 이 여관은 우연히 길을 잃은 마라토너 스피로스 루이스(Spyros Louis)를 손님으로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잠시 쉬어가며 한 잔의 와인을 마시던 중, 다른 경쟁자들이 자신을 앞질렀는지 묻고 싶어 했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그리스 마라톤의 전설이 머문 곳이라니, 이 작은 여관이 지닌 역사의 무게가 새삼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