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밥 딜런 데뷔 앨범 60주년…자작곡은 단 두 곡뿐이었던 첫 음반의 비밀

영향과 오마주로 가득했던 데뷔 앨범

영향, 인용, 원류에 대한 경의, 그리고 개인적 시선.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밥 딜런(Bob Dylan)의 첫 번째 음반이다. 오늘로 정확히 60년 전 발매된 이 앨범에는 그의 자작곡이 단 두 곡만 수록되어 있었고, 나머지는 모두 그가 사랑했던 곡들의 커버였다.

딜런이 직접 쓴 곡은 'Talkin' New York'와 우디 거스리에게 바치는 'Song to Woody' 두 곡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커버곡으로, 'House of the Risin' Sun'도 여기에 포함된다.

콜럼비아와의 계약 위기

흥미롭게도 당시 스무 살이던 딜런의 동명 데뷔 앨범은 고작 5천 장 정도 팔리는 데 그쳤다. 이후 콜럼비아(Columbia) 임원들은 그와의 계약을 파기하려 했지만, 프로듀서 존 해먼드(John Hammond)와 특별한 영향력을 지닌 조니 캐시(Johnny Cash)의 설득으로 무산되었다. 우디 거스리(Woody Guthrie)에게 헌정된 'Song to Woody'는 평론가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딜런의 관점에서 이 곡은 전설적인 미국 포크 송라이터이자 그의 우상이었던 거스리를 찬양하는 찬가였기 때문이다.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 그리고 훗날 스티비 레이 본(Stevie Ray Vaughan) 등을 발굴해낸 해먼드의 집요함이 결국 딜런을 콜럼비아에 남게 만든 결정적 이유였다. 해먼드는 1961년 뉴욕에 정착해 경력을 시작하려던 젊은 딜런을, 해리 벨라폰테(Harry Belafonte) 세션에서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모습을 통해 처음 들었다.

'안전 차량' 역할을 한 데뷔작

뉴욕타임스의 로버트 셸턴(Robert Shelton)이 "미국 포크에서 가장 기발하고 다재다능한 재능"이라 평했던 소년이, 대부분 '구세대' 곡들로 채워진 해리 스미스(Harry Smith)의 '미국 포크 음악 안솔로지'(Anthology of American Folk Music)에서 영감을 받은 데뷔 앨범을 선보였다는 사실은 직관에 반하는 일처럼 보였다. 하지만 기타와 하모니카 하나로 홀로 등장하는 이 음반은 작곡가로서의 딜런에게 일종의 '안전 차량'처럼 기능했다. 레이블과의 첫 만남에서 자신의 모든 작품을 내놓는 것을 주저하는 듯한, 첫걸음을 조금 더 소심하게 내디디는 모습이었던 셈이다.

음악 평론가 데이브 마시(Dave Marsh)에 따르면, 딜런의 데뷔 앨범은 죽음과 그를 둘러싼 주제에 대한 가수의 관심을 잘 보여준다. 블라인드 레몬 제퍼슨(Blind Lemon Jefferson)의 'See That My Grave Is Kept Clean', 부카 화이트(Bukka White)의 'Fixin' to Die', 그리고 'Man of Constant Sorrow', 'In My Time of Dyin'' 같은 곡 선택이 그 증거다.

사실 그는 이미 미니애폴리스 딩키타운(Dinkytown)의 카페들에서 이 곡들을 선보인 바 있다. 1959년부터 그는 웨일스 시인이자 자신이 열광하던 딜런 토머스(Dylan Thomas)의 이름을 따 '딜런'이라는 성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딩키타운에서 첫 팬층을 형성했다.

늙은 방랑 음유시인이 되고 싶었던 청년

결국 'Bob Dylan'이라는 앨범은 작법 면에서 눈에 띄게 절제되어 있지만, 가수가 좋아하는 사운드와 주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만화경 역할을 한다.

평론가들의 반응은 훨씬 따뜻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은 이 음반에서 "무엇보다 말년에 이른 늙은 방랑 음유시인처럼 들리고 싶어 하는 청년"을 발견했다. 이는 무대에서 유머를 구사하며 서 있던 그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을 자신의 최대 롤모델로 꼽았다.

그는 자신의 영웅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여러 곡에서 초기 블루스 연주자들이 그랬듯 주방용 칼등이나 금속 립스틱 케이스로 기타를 연주했고, 하모니카 소리는 리틀 월터(Little Walter)나 소니 테리(Sonny Terry)를 연상시켰다.

61번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길

주목할 점은 딜런의 첫 앨범에 커티스 존스(Curtis Jones)의 'Highway 51 Blues'가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곡은 훗날 작곡가의 여섯 번째 앨범 'Highway 61 Revisited'에 이름을 남긴 전설적인 도로를 노래한다. 딜런은 회고록 '크로니클스 1권'(Chronicles: Volume One)에서 이렇게 썼다. "나는 언제나 이 길에서 태어난 것 같았다. 항상 그 위를 걸어왔고, 그 길은 어디든 데려다줄 수 있었다. 심지어 델타 깊숙한 시골까지도. 그것은 언제나 같은 길이었고, 같은 대조들, 같은 버려진 도시들, 같은 영적 조상들로 가득했다. 그것은 우주 속 나의 장소였고, 나는 언제나 그것이 내 피에 흐른다고 느꼈다."

'프리휠린'으로 시작된 전설

1963년, 딜런의 두 번째 앨범 'The Freewheelin' Bob Dylan'이 발매되며 대중적 인기를 끈 'Blowin' in the Wind'가 세상에 나왔다. 이 앨범은 뉴욕 포크 신이라는 좁은 경계를 넘어 그의 명성을 굳건히 다지기 시작한 작품이다. 65년부터는 일렉트릭 기타를 레퍼토리에 추가하며 60년대 포크 씬의 많은 '광신도'들을 불쾌하게 만들기도 했다.

첫 앨범과 달리 두 번째 앨범에는 자작곡 11곡과 커버 단 두 곡이 담겼다. 'Blowin' in the Wind' 외에도 'Girl from the North Country', 'Masters of War', 'A Hard Rain's a-Gonna Fall',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 등이 돋보이는 곡들이다.

참고로 딜런은 2016년 문학 노벨상을 수상한 유일한 송라이터다. 수상 이유는 "위대한 미국 노래 전통 안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한 공로"였다.

첫 번째 음반 트랙리스트

  1. You're No Good
  2. Talkin' New York
  3. In My Time of Dyin'
  4. Man of Constant Sorrow
  5. Fixin' to Die
  6. Pretty Peggy-O
  7. Highway 51
  8. Gospel Plow
  9. Baby, Let Me Follow You Down
  10. House of the Risin' Sun
  11. Freight Train Blues
  12. Song to Woo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