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라노의 카사 만초니(Casa Manzoni) 전경
밀라노가 방문객에게 선사하는 가장 매력적인 문화 체험 중 하나는 바로 근대 이탈리아 최고의 작가이자 역사상 가장 뛰어난 예술가·지식인 중 한 명인 알레산드로 만초니(Alessandro Manzoni)가 생애 대부분을 보낸 곳들을 찾아가는 여행입니다.
다행히 롬바르디아의 수도 밀라노에는 만초니의 사적·문학적 삶의 배경이 되었던 장소들이 거의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습니다. 그의 삶과 작품 세계에 깊은 애정을 지닌 사람이라면 아래에서 소개하는 명소들을 반드시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카사 만초니: 작가의 집이 박물관으로
약혼자들(I Promessi Sposi)의 저자는 1813년부터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서 살았습니다. 벨조이오소 광장(Piazza Belgioioso) 근처, 제롤라모 모로네 거리 1번지(Via Gerolamo Morone 1)에 위치한 이 건물은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오늘날에는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복도와 방, 사물 곳곳에서 여전히 작가의 다면적인 인격체가 느껴진다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카사 만초니 내부의 서재(작업실)
이곳은 국립 만초니 연구센터(Centro Nazionale di Studi Manzoniani)의 소재지이기도 합니다. 실내 가구는 모두 원본 그대로이며, 수많은 걸작이 탄생한 그 서재에는 작은 책상까지 온전히 남아 있습니다. 서류와 유품, 책으로 가득했던 이 공간에는 1862년 주세페 가리발디(Giuseppe Garibaldi), 1868년에는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등 당대의 위인들이 이 위대한 학자를 직접 찾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우아하면서도 절제된 미학을 지닌 이 건물에는 사랑스러운 정원이 딸려 있습니다. 철저한 재정비 공사 끝에 2015년 일반에 공개된 이 작은 녹지 공간은 식물학과 원예를 사랑했던 만초니가 이 건물을 구입하게 된 주요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관람 안내, 예약 및 티켓 정보는 공식 웹사이트(https://www.casadelmanzoni.it/)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초니가 태어난 집
비스콘티 디 모드로네 거리 16번지(Via Visconti di Modrone 16)로 향하면 소박한 18세기 양식의 건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계몽사상가 체사레 베카리아(Cesare Beccaria)의 딸 줄리아 베카리아(Giulia Beccaria)가 재능 넘치는 아들 알레산드로를 낳은 곳입니다. 1785년 3월 7일의 일이며, 출입문에 부착된 명판이 지나가는 이들에게 그 순간을 조용히 기억하게 해줍니다.
산 펠델레 성당: 기도의 자리
독실하고 열정적인 가톨릭 신자였던 만초니는 집에서 몇 걸음 거리에 있는 산 펠델레 성당(Chiesa di San Fedele)에서 미사에 참여했습니다. 주 제단 왼편에는 그가 기도하며 무릎을 꿇었던 바로 그 자리를 표시하는 청동 명판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마지막 배웅의 길
작가의 엄숙한 장례식은 밀라노 대성당(두오모)에서 거행되었지만, 유해는 먼저 시민들과 세계에 마지막 경의를 표하기 위해 팔라초 마리노(Palazzo Marino)의 격식을 갖춘 알레시 홀(Sala Alessi)에 안치되었고, 이후 오늘날 잠들어 있는 모누멘탈레 묘지(Cimitero Monumentale)로 옮겨졌습니다.
산 마르코 대성당: 베르디의 레퀴엠
마지막으로 브레라 지구에는 산 마르코 대성당(Basilica di San Marco)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874년, 만초니 서거 1주기를 맞아 그를 깊이 존경하던 베르디의 지휘로 유명한 레퀴엠(Messa da Requiem)이 바로 이곳에서 초연되었습니다. 만초니의 발자취를 따라 걷다 보면, 한 시대를 풍미한 문학과 음악이 교차하는 밀라노의 진짜 매력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