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르 누녜스 카베사 데 바카(Álvar Núñez Cabeza de Vaca)가 갤버스턴 섬에서 난파했다는 것은 흔히 알려진 오해입니다. 그는 1527년 출발한 나르바에스 원정(Narváez Expedition)의 일원이었으며, 원정대가 처음 상륙한 곳은 플로리다였습니다.
플로리다에서 시작된 비운의 원정
1527년 스페인을 떠난 나르바에스 원정대는 이듬해인 1528년 플로리다 해안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폭풍, 질병, 식량 부족, 원주민과의 충돌 속에 원정대는 급속히 와해되었고, 남은 생존자들은 자작배를 만들어 멕시코 방향으로 바다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멕시코만을 건넌 필사적인 표류
1528년 늦가을, 자작배로 멕시코만 연안을 따라 이동하던 생존자들의 배가 폭풍으로 좌초했고, 카베사 데 바카를 포함한 일부 생존자가 현재의 텍사스 갤버스턴 인근 해안에 밀려왔습니다. 다만 이는 계획된 상륙이 아니라 원정 실패 후 이어진 필사적인 표류의 결과였으며, 단순히 '갤버스턴 섬에서 난파했다'는 서술로 요약하기에는 역사적 맥락이 훨씬 더 복잡합니다.
8년간의 원주민 부족과의 동행
원정이 실패로 돌아간 후, 카베사 데 바카는 세 명의 동료 생존자인 알론소 델 카스티요 말도나도, 안드레스 도란테스 데 카란사, 그리고 에스테바니코와 함께 현재의 미국 남부 내륙 지역에서 다양한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들 사이에서 약 8년을 보냈습니다. 이들은 상인이자 치유자로 살아남으며 대륙을 횡단해 서쪽으로 이동했고, 마침내 1536년 멕시코시티에 도달하며 극적인 귀환을 이루었습니다.
역사에 남은 유산
이 경험을 담은 그의 회고록 『관계서(La Relación)』는 16세기 미국 남부 원주민 사회와 자연환경을 생생하게 기록한 몇 안 되는 1차 사료로, 오늘날에도 북미 초기 탐사사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