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메리카의 역사

페루 람바예케 문명의 '유령게 가면', 죽은 자를 저승으로 인도하다

글: 고고학자 윌로 바르가스 모랄레스(Wilo Vargas Morales)

지난 수십 년간 페루의 역사는 고고학 프로젝트들의 괄목할 만한 성과로 더욱 풍부해졌으며, 이들은 끊임없는 발굴과 발견으로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출토된 문화재를 해석함으로써 유물, 건축물 혹은 신전의 용도와 기능을 설명하고, 바로 이러한 해석을 통해 선조들이 남긴 역사적 유산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페루 람바예케 문명의  유령게 가면 , 죽은 자를 저승으로 인도하다

안데스 세계관과 마법의 탄생

안데스인들은 언제나 자연 현상의 관찰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그것을 이해한 뒤, 그 안에 내재된 속성이나 힘을 찾아내려 했던 것입니다. 지혜로운 자들 즉 지도자들은 집단적 사유가 그들을 신격화하면서 점차 복잡해지는 사회 구조를 발전시켰고, 이러한 초자연적 존재들과 소통할 수 있는 도구를 발견했습니다.

그리하여 의례와 함께 마법이 등장했고, 사회들은 성장하며 서로 교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식량과 물건뿐 아니라 이념도 주고받았으며, 이러한 사상은 다양한 재질의 물건에 새겨진 관습적인 이미지나 상징으로 표현되어 집단 안에서 영원히 계승될 수 있었습니다.

람바예케(시칸) 문명과 아몬드 눈의 장송 가면

라 레체 강 중류 유역(페레냐페 주)에서 번영한 람바예케, 즉 시칸(Sicán) 문화는 건축 기술에서 두각을 나타냈을 뿐 아니라 금세공술을 완벽하게 지배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이 금세공 분야에서 매우 독특한 표현 양식이 눈에 띕니다. 바로 잘 알려진 '아몬드 눈의 장송 가면(Funeral Masks with Almond Eyes)'입니다. 이 가면은 높은 지위나 중요성을 지닌 고인의 무덤에서 항상 함께 발견됩니다.

이 가면들은 붉은색으로 칠해진 금판으로 만들어졌으며, 크고 아몬드형의 눈이 특징입니다. 일부 유물은 석영이나 에메랄드 구슬을 가는 관이나 철사에 꿰어 만든 눈자루 형태의 돌출부를 갖추고 있습니다. 작은 코와 입에 비녀 장식과 콧수염 형태의 술을 달고 있으며, 원형 귀마개도 착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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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칸 가면 사진, 시칸 박물관 – 람바예케)

'유령게' 가설: 갑각류에서 찾은 원형

이 가면의 기능을 설명하기 위해 한 가설이 제안되었습니다. 그 핵심 증거는 가면의 조형과 갑각류의 자연적 형태 사이의 유비적 비교입니다. 바로 '유령게(Ocypode gaudichaudii)'라 불리는 갑각류입니다. 이 이름은 해변의 건조한 지역에 깊은 굴을 파고, 그 속에서 모습을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어둠 속에서도 아무런 문제 없이 움직일 수 있는 능력에서 유래했습니다.

유령게는 '짐꾼게' 또는 '달리기 게(runner crab)'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바다가 밀어 올린 쓰레기를 먹이로 삼는데, 시체가 포함되면 특히 밤에 활발하게 활동하며 대규모로 모여 먹이를 섭취합니다.

유령게의 두드러진 특징

  • 흰 반점이 있는 붉은색 또는 주황색의 매끈하고 납작한 등딱지
  • 등딱지와 분리되어 앞으로 살짝 기울어진 얼굴
  • 두 개의 집게발과 여덟 개의 보행 다리
  • 반투명한 눈이 드러난 아몬드형 오목한 부분으로, 360도에 가까운 시야 확보

람바예케 가면과 유령게를 실물 차원에서 비교해 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이 드러납니다. 두 대상 모두 아몬드형 구멍에서 반투명한 눈자루가 돌출되어 있고, 위쪽에 두 줄의 세로선이 있는 붉은 계열의 색조를 띠며, 콧입술 주름처럼 휘어진 세로 홈과 그 아래에 매달린 술 장식, 즉 코의 형태로 볼 수 있는 요소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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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ypode gaudichaudii, '카르테르(carter)' 또는 유령게로 알려진 종

안데스 세계관 속 죽음의 인식

가면과 유령게의 형태적 비교가 단순한 우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람바예케 가면과 연관된 장례 의례의 마법적·기능적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다른 판단 요소들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장례 관습을 분석하려면 안데스 세계관의 관점에서 죽음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16세기 스페인 연대기 작가들의 기록과 민족학 연구에 따르면, 죽음은 또 다른 삶의 차원으로의 여정으로 개념화되었습니다. 곧 지하세계로 내려가는 것이었으며, 그곳은 신비롭고 위험하며 영원히 어두운 장소로 이해되었습니다. 무수한 길이 얽혀 있어 고인이 쉽게 길을 잃을 수 있었기 때문에, 긴 여정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어 주어야 했습니다. 따라서 충분한 식량, 음료, 의복, 동행자, 동물 및 기타 유용한 물품을 죽은 자의 신분과 중요성에 맞게 붙여주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또한 많은 경우 장례 도구에는 개인을 보호하거나 도울 수 있는 상징적 요소가 포함되었는데, 장송 가면이 바로 그러한 사례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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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의 변신 능력: 상징에서 실체로

의례적 맥락에서 가면은 착용자가 소통하고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며, 연극과 달리 그것이 실재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예컨대 어떤 인물이 콘도르 가면을 쓰면 그는 단순한 콘도르의 재현이 아니라 화신 그 자체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모방적(mimetic) 변신으로, 인물은 표상된 존재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그 존재의 자질과 능력을 자신에게 통합시킵니다. 동시에 가면은 착용자를 보호하고 은폐하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람바예케 의례에서 '유령게' 가면이 사용된 이유를 더욱 설득력 있게 근거 지을 수 있습니다. 이 갑각류는 죽음과 연관된 존재였으며, 고인에게 이 가면을 씌웠을 때 그는 갑각류의 능력, 즉 어둠 속에서도 아무 문제 없이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획득했을 것입니다. 가장 두드러진 점은 지하세계로 보호받으며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고, 그곳은 겉보기에 유령게의 자연 서식지이기도 했습니다.

선조들은 이 갑각류를 청소동물로서의 습성과 야행성 활동 때문에 죽음과 연관된 존재로 보았습니다. 거기에 지하세계를 여행하기 위해 필요한 상징적 색인 붉은색을 자연스럽게 지니고 있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붉은색은 해 질 녘, 즉 태양이 죽는 순간에 태양이 붉게 물들며 사라지는 모습과도 연결됩니다. 당시 사람들의 관점에서 태양은 지하세계로의 여정을 시작하여 다음 날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 존재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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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칸 매장 묘사 – 시칸 박물관)

고고학적 증거: 거꾸로 매장된 인물과 황금 손

마지막으로 시칸 무덤(시마다 Shimada, 1978)에서 기록된 고고학적 증거를 언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무덤에서는 유령게 가면을 쓴 인물이 확인되는데, 그 시신의 배치가 통상적이지 않습니다. 마치 무덤에 들어가는 듯 거꾸로 된 자세로 안치되어 있었고, 몇 센티미터 아래에는 금판으로 만든 두 개의 손과 팔이 함께 놓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크기는 장신구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크고 비율이 맞지 않아, 그 기능은 명백히 상징적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과연 이것은 유령게의 집게발을 표현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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