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우스 발레리우스 카툴루스(Gaius Valerius Catullus, 기원전 84~54년경 추정)는 로마 공화정 말기를 대표하던 서정 시인입니다. 그에게 전해지는 작품은 서정시·연애시, 친구와 적을 향해 쏟아낸 시, 즉흥적인 일화와 풍자까지 포함해 모두 116편에 이릅니다.
'20세기 내내 아무도 감히 번역하지 못했던 시'

문제의 시는 바로 <카르멘 16번>입니다. 이 시는 헨데카실라보스(11음절) 운율로 지어졌으며, 퓨리우스(Furius)와 아우렐리우스(Aurelius)가 그의 시를 두고 "너무나 부드럽고 여자아이 같다"고 비웃은 것에 대한 응수로 쓰였습니다.
그러자 카툴루스는 당대 기준으로도 지나치게 음란하다고 평가받은 시로 강경하게 맞섰습니다. 그 충격이 워낙 컸던 탓에 이 시의 영어 번역본은 무려 20세기에 들어서야 출판되었고, 첫 구절 Pedicabo ego vos et irrumabo는 '모든 언어로 쓰인 가장 외설적인 문장 중 하나'로 불리게 됩니다.
Pedicabo ego vos et irrumabo,
Aureli pathice et cinaede Furi,
qui me ex versiculis meis putastis,
quod sunt molliculi, parum pudicum.
Nam castum esse decet pium poetam
ipsum, versiculos nihil necesse est;
qui tum denique habent salem ac leporem,
si sunt molliculi ac parum pudici,
et quod pruriat incitare possunt,
non dico pueris, sed his pilosis
qui duros nequeunt movere lumbos.
Vos, quod milia multa basiorum
legistis, male me marem putatis?
Pedicabo ego vos et irrumabo.
충격적인 첫 두 줄은 퓨리우스와 아우렐리우스를 겨냥한 노골적인 성적 모욕으로, "남자답지 않다고 나를 비웃는 너희 둘에게 그런 대접을 해주겠다"는 선언입니다. 이후 흐름은 상대적으로 온건하게 이어집니다.
내 시들이 몹시 음탕하다며
너희는 나를 결백하지 못한 자로 여기는군.
경건한 시인 자신은 순결해야 마땅하지만
그의 시행까지 반드시 순결할 필요는 없다.
시는 음탕하고 뻔뻔하여
가려움을 자극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제맛과 매력을 지니는 법이니.
물론 어린 소년들 앞에서는 입 밖에 내지 않겠지만,
굳센 허리를 잃은 늙은이들은 논외다.
수천 번의 입맞춤 노래를 읽고서는
내가 남자답지 못하다 판단하는 건가?
그렇다면 너희 둘은 각오해라.
주목할 부분은 단순한 저속함이 아닙니다. '시인 자신은 결백해야 하지만, 그의 시까지 반드시 결백할 필요는 없다'는 대목은 작가의 인격과 작품의 품위를 분리한다는 통찰로, 오늘날 문학사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명구입니다. 카르멘 16번이 2천 년 가까이 금기시되면서도 끊임없이 회자된 진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