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스에 물주머니나 반짝이는 CD가 걸려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오래된 파리 퇴치 민간요법인데요, 가장 널리 알려진 설명은 파리가 물주머니에 비친 자신의 거대한 모습을 보고 겁을 먹고 떠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수천 년 전, 권력의 정점에 서 있던 이집트 파라오는 성가신 파리로부터 어떻게 자신을 지켰을까요? 누구도 파리의 표적이 되고 싶지 않았던 파라오 페피 2세는 나름의 해결책을 내놓았습니다... 궁금하시죠?
페피 2세(Pepi II)는 고왕국 이집트 제6왕조의 파라오였습니다. 아버지 메렌레 1세(Merenre I)가 요절하자 불과 6세의 나이에 왕위에 올랐으며, 무려 90년이 넘는 기간 통치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역사상 가장 오래 재위한 군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이 강대한 파라오에게도 사소하지만 성가신 고민이 있었습니다. 바로 파리였죠. 기록에 따르면 페피 2세는 파리를 쫓아낼 완벽한 해결책을 찾아냈습니다. 언제나 꿀을 몸에 바른 여러 명의 노예를 곁에 두는 것이었습니다. 탐욕스러운 먹잇감을 앞에 둔 파리들은 파라오 대신 그들에게만 집중했고, 덕분에 페피 2세는 평화로운 시간을 누릴 수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이 독특한 일화는 BBC 등 외국 매체에서도 유머러스하게 패러디되어 소개된 바 있습니다. 물주머니와 CD로도 쫓지 못하는 파리 때문에 고민이라면, 수천 년 전 파라오의 발상을 한번쯤 되새겨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