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하늘이 전쟁을 멈춘 날: 기원전 585년 리디아–메디아 전쟁을 종식시킨 일식과 탈레스의 예언

메디아 왕국의 흥망과 리디아와의 충돌

메디아인은 오늘날 이란 북부 지역에서 기원한 민족으로, 메소포타미아에서 동부 아나톨리아 반도까지 이르는 광대한 영토를 지배하게 됩니다. 기원전 678년경 메디아 왕국이 건국된 이후 그들은 한동안 신아시리아 제국의 속국으로 있었지만, 기원전 616년부터 605년 사이 상황이 급변합니다. 바빌로니아인, 스키타이인, 킴메리인과 동맹을 맺은 메디아인은 아시리아를 공격해 결국 이들을 역사 속으로 지워 버렸습니다.

이후 메디아는 기원전 579년까지 팽창을 거듭했고, 그 과정에서 소아시아의 리디아인과 충돌하게 됩니다. 그로부터 약 30년 뒤인 기원전 549년, 메디아 제국은 자신의 할아버지이자 메디아 왕 아스티아게스에게 반기를 든 아케메네스 왕조의 키루스 대왕에게 정복당하고 맙니다.

반면 리디아인들은 훨씬 오래된 역사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히타이트 제국이 멸망한 뒤인 기원전 1300년경 왕국이 세워졌으며, 서부 아나톨리아와 이오니아 해안에 정착했습니다. 많은 역사가들이 리디아인을 그리스 계통, 혹은 적어도 헬레니즘화된 민족으로 간주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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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스 강 전투, 그리고 갑작스러운 어둠

그런데 두 세력의 전쟁 중에 역사뿐 아니라 과학사에서도 중요한 사건이 벌어집니다. 동부 아나톨리아의 할리스 강(오늘날의 크질리르막 강)에서 리디아군과 메디아군이 격돌했을 무렵, 양측은 이미 5년째 분쟁에 매여 있었습니다.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리디아군은 왕 알리아테스가, 메디아군은 왕 키악사레스가 이끌었습니다. 정오가 지난 몇 시간 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며 낮이 밤으로 바뀌었고, 승부가 나지 않던 전투는 더욱 길어졌습니다.

헤로도토스는 그 현상이 일식이라고 명시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밀레토스의 탈레스가 이를 미리 예언했다고 단언합니다. 물론 리디아인이든 메디아인이든 그 소식을 접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만약 그것이 일식이었다고 가정하면—거의 확실한 가정입니다—역사가들은 천문학적 계산을 통해 전투의 정확한 날짜를 기원전 585년 5월 28일로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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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이 가져온 평화: 혼인 동맹과 국경 확정

갑작스러운 어둠에 놀란, 어쩌면 겁먹은 양군은 이를 신성한 징조로 받아들였고, 즉시 무기를 내려놓고 평화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조약의 일환으로 리디아 왕의 딸 아리에니스(Aryénis)와 메디아 왕의 아들 아스티아게스(훗날 키루스 대왕의 할아버지)의 혼인이 합의되었고, 할리스 강은 두 왕국 사이의 영구적인 국경으로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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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스는 정말 일식을 예언했을까?

만약 이 일식이 실제로 철학자 밀레토스의 탈레스에 의해 예측된 것이라면, 날짜가 사전에 확정된 기록상 가장 오래된 일식 예보가 됩니다. 키케로와 대(大)플리니우스 역시 이를 언급했습니다.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우스는 탈레스와 동시대인인 크세노파네스가 데모크리토스, 헤라클레이토스처럼 그 예언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합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완전히 명확하지 않습니다. 당시의 천문학적 지식 수준으로는 부족했다며 탈레스의 예언 진위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자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달이 해와 지구 사이에 끼어 일식이 발생한다는 사실 자체가 한 세기 뒤에야 아낙사고라스나 엠페도클레스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헤로도토스가 묘사한 현상이 일식이 아니라 황혼 무렵에 일어났을 월식이라고 주장합니다. 양군이 보름달이 곧 뜰 것이라 확신했다면 달이 가려지는 것 역시 충격적이었을 것입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전투의 날짜는 기원전 587년 7월 4일 또는 기원전 609년 9월 3일, 즉 월식이 있었던 날이 됩니다.

사로스 주기와 바빌로니아 천문학

일식을 예측하려면 탈레스는 사로스 주기(223개월이 지나면 달과 지구가 대략 같은 궤도 위치로 돌아와 일식이 반복될 수 있는 주기)를 알고 활용했거나, 바빌로니아 천문학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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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기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일식이 18년 주기를 따른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던 칼데아 천문학자들(기원전 626~530년)이 남긴 바빌론 문서에서 발견됩니다. 다만 가이사랴의 유세비우스는 사로스 주기의 발견자가 기원전 350~270년경에 살았던 칼데아의 베로수스라고 주장합니다. 흥미롭게도 기원전 87년에는 사로스 주기의 기계적 계산이 이미 안티키테라 메커니즘에 구현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탈레스가 어떤 방법으로 일식을 예측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으며, 이를 재구성하려는 현대의 모든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