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고대 나무 나이테가 밝혀낸 테라 화산 대폭발의 실제 날짜, 기원전 1560년경

애리조나 대학교 연구진이 손바닥 크기의 고대 목재 조각을 분석하던 중, 유독 비정상적으로 좁은 나무 나이테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3년 후, 새로운 분석 방법과 기술을 갖춘 연구자 샬럿 피어슨(Charlotte Pearson)은 이 나이테가 미노스 문명 시대 테라(그리스 산토리니 섬) 화산이 폭발한 해를 가리키는 결정적 단서임을 확인했습니다. 인류가 목격한 가장 거대한 폭발 중 하나로 꼽히는 이 분화의 정확한 날짜는 수십 년간 학계에서 격렬한 논쟁거리였습니다.

피어슨 교수는 국제 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된 논문의 주저자입니다. 그녀와 동료들은 새로운 하이브리드 접근법으로 일련의 나무 나이테에 달력상 정확한 연도를 부여했고, 이를 통해 테라 화산 폭발이 일어난 시기를 특정 연도 범위 안으로 좁히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결과, 기원전 1560년경이라는 폭발 시점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었습니다.

나무는 자신이 자란 지역 환경의 조건을 그대로 기록합니다. 매년 나무는 강수량, 기온, 산불, 토양 상태 등의 정보가 담긴 새로운 동심원 성장층, 즉 '나이테'를 만들어냅니다. 심지어 태양 활동이 강해지거나 약해질 때의 흔적까지도 나이테에 남습니다.

고대 나무 나이테가 밝혀낸 테라 화산 대폭발의 실제 날짜, 기원전 1560년경

서로 다른 시기의 나무 나이테를 겹치고 연결하면, 수백~수천 년에 걸친 과거 기후 조건과 당시 문명의 상황까지 복원할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연륜연대기는 1만 2천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중해 지역에는 테라 시대까지 이어지는 완전하고 연속적인 기록이 없다는 것입니다.” 피어슨 교수는 말했습니다. “지난 2천 년은 아주 잘 기록되어 있지만 공백 구간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그 이전 시대의 나무 나이테도 보유하고 있지만, 해당 나이테가 정확히 어느 해에 해당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이른바 '떠 있는 연대기(floating timeline)'인 셈입니다.”

고대 나무 나이테가 밝혀낸 테라 화산 대폭발의 실제 날짜, 기원전 1560년경

이 공백을 메우면 테라 화산 폭발의 정확한 날짜를 확정하는 것은 물론, 약 5천 년 전부터 2천 5백 년 전까지 청동기·철기 시대에 흥망성쇠를 반복한 여러 문명의 기후 배경을 복원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사건의 정확한 연도를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규모로 특정하지 못하면, 연대기는 그다지 강력한 도구가 되지 못합니다.” 피어슨 교수는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공동 저자이자 연륜연대학 연구 교수인 피터 쿠니홀름(Peter Kuniholm)이 45년 넘게 축적한 연구 성과, 즉 그의 연대기를 한데 모아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연도를 측정한 것입니다.”

애리조나 대학교 연륜연대학 연구실은 1937년 설립되었습니다. “이곳의 컬렉션은 연륜연대학이라는 학문의 토대가 된 자료로, 단연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연구자들은 이 컬렉션을 활용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찾아옵니다.” 피어슨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이곳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고대 숲과 고고학 유적지에서 나온 유물이 가득하며, 연륜연대학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목재 시료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컬렉션에는 터키 고르디온(Gordion)의 마이다스 고분(Midas Tumulus)에서 출토된 목재도 있습니다. 마이다스 왕의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로 추정되는 인물의 거대한 무덤입니다. 쿠니홀름은 바로 이런 목재들을 바탕으로 거의 반세기 동안 지중해 연륜연대기를 구축해 왔습니다. 그의 연대기는 테라 화산이 폭발할 당시 살아 있던 나무까지 포함해 2천 년이 넘는 역사를 담고 있어, 이번 연구의 핵심 자료가 됩니다.

고대 나무 나이테가 밝혀낸 테라 화산 대폭발의 실제 날짜, 기원전 1560년경

그러나 이 연대기는 길이에도 불구하고 '달력상 연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를 정확히 특정하기 위해 연구팀은 전례 없는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우주선이 지구 대기로 진입하면 중성자가 질소 원자와 충돌하며 방사성 탄소인 탄소-14를 만들어내고, 이는 지구 전체로 퍼집니다. 나이테를 포함해 지구상 모든 생명체는 탄소-14를 흡수하며, 나무는 자라면서 매년 일정량의 탄소-14를 저장하기 때문에 시간에 따른 탄소-14 변화 패턴을 그대로 간직합니다. 즉, 전 세계 나무 나이테의 탄소-14 패턴은 서로 일치해야 합니다.

피어슨 연구팀은 고르디온 나무 나이테에 기록된 탄소-14 패턴을 활용해, 이미 달력 연도가 확정된 다른 나이테 순열과 유사한 패턴이 나타나는 지점에 '떠 있던' 연대기를 고정시켰습니다.

“나이테의 연 단위 정밀도를 활용해 부동 연대기를 고정하는 새로운 방법입니다.” 피어슨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연구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팀은 고르디온 나무와 같은 시기에 살았던 북아메리카 서부 고산지대의 브리슬콘 소나무(bristlecone pine) 나이테로 눈을 돌렸습니다.

고대 나무 나이테가 밝혀낸 테라 화산 대폭발의 실제 날짜, 기원전 1560년경

“대규모 화산 폭발이 일어나면 성장기 동안 나무 조직이 얼어붙으면서 '동결 피해 고리(frost ring)'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동 저자 매튜 잘처(Matthew Salzer)는 말했습니다. “이 동결 고리의 연도를, 화산 영향으로 더 넓은 고리를 만든 지중해 나무의 기록과 비교했습니다. 그리고 효과가 있었습니다. 지중해 연대기의 넓은 고리가 동결 고리와 정확히 같은 해에 나타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를 연도 측정이 맞았을 가능성에 대한 확증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이어 연구팀은 X선 형광 분석 장비로 목재의 화학적 변화를 스캔했습니다.

“테라 폭발이 가능한 전체 시기 구간을 스캔했는데, 수년 전 내가 그 작은 고리를 발견했던 바로 그 위치에서 칼슘 함량이 미세하게 감소한 것이 감지되었습니다.” 피어슨 교수는 말했습니다. “미세한 변동이지만 그 규모는 유의미하며, 기원전 1560년경 단 한 시점에서만 나타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시점을 테라 화산 폭발의 가능한 날짜로 제안합니다.”

나무가 자란 환경의 화학적 조성이 변한 것입니다. 화산에서 내려앉은 산성 퇴적물이 원인일 수도 있고, 산불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이 시점이 대규모 폭발을 가리키는 다른 나이테 표지들과 일치하기 때문에, 피어슨 교수는 추가 조사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좋은 과학을 위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충분한 데이터가 모일 때까지 열린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피어슨 교수는 말했습니다. “이번 발견은 퍼즐의 또 하나의 작은 조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