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폭발물 만들려고 발명했는데, 지금은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먹여 살리는 화학 공정

하버 공정,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는가

'하버 공정(Haber Process)'이라는 용어에 산업, 암모니아, 질소, 비료, 에너지 소비 같은 단어들을 곁들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긴 굴뚝으로 연기를 내뿜으며 돌아가는 공장, 즉 환경을 오염시키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물론 그런 면이 있고,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공정은 근본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도 지니고 있습니다. 단순한 경제적 이익이나 일자리 창출 차원을 넘어서는 이야기입니다.

하버와 보슈, 두 독일 화학자의 협업

정확한 이름은 '하버-보슈 공정(Haber-Bosch Process)'입니다. 프리츠 하버(Fritz Haber)와 칼 보슈(Carl Bosch), 두 독일 화학자가 1910년 손잡고 개발한 시스템으로, 고온·고압 조건에서 금속 촉매를 이용해 대기 중의 질소와 수소를 반응시켜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이 발명이 커다란 의미를 가진 이유는, 그때까지 산업 규모의 암모니아 생산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존재하던 비르켈란드-에이데(Birkeland-Eyde) 방식이나 프랑크-카로(Frank-Caro) 방식은 모두 효율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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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많은 암모니아가 필요했나

오늘날이라면 '비료의 기초 성분이니까'라고 답하겠지만, 20세기 초반 수십 년간의 목표는 폭발물과 탄약 생산이었습니다. 특히 독일은 필연적으로 다가올 전쟁에 대비한 군비 경쟁에 깊이 빠져 있었기 때문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전쟁이 발발하자 연합국이 칠레산 초석 수입을 차단해(해당 회사들이 영국 소유였습니다) 독일 군수산업의 원자재 공급에 큰 제약이 걸렸습니다.

사실 암모니아와 질산염에 대한 수요 증가는 독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난세기부터 이어진 세계적 현상이었습니다. 질소의 중요한 공급원은 바로 우리 곁의 공기로, 공기 성분의 약 78%가 질소입니다. 그러나 질소 분자는 너무 안정해서 다른 화합물과 잘 반응하지 않는데, 이 때문에 질소를 활용 가능한 형태로 바꾸는 일은 과학계의 최대 난제였습니다. 프리츠 하버는 고압 장치를 직접 제작해 공기에서 암모니아를 한 방울씩 생산하는 데 성공했고, 1909년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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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F의 산업화와 제1차 세계대전

독일 화학회사 BASF가 이 발명을 인수해 산업 규모로 적용했습니다. 이듬해 칼 보슈가 산업화 작업을 맡았고, 1913년부터 암모니아 생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루 20톤의 암모니아가 생산되며 성공은 명백히 입증되었고, 이는 필요한 만큼의 탄약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덕분에 독일은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제1차 세계대전에 맞설 수 있었습니다. 한편 칠레 초석 판매량은 3분의 2나 감소했고, 가격도 폭락하고 말았습니다.

노벨상과 논란의 인물

전쟁이 끝나자 편견은 접어두고 학문적 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하버와 보슈의 업적은 이후 다른 분야 연구로 확장된 성과들과 함께 인정받아, 각각 1918년과 1931년에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다만 하버가 자랑스러운 애국심의 소유자였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는 제2차 이프르 전투와 동부 전선에서 사용된 염소가스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반면 나치에 대해서는 협력을 거부했는데, 기독교 신자였음에도 유대인 혈통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치는 그가 개발한 가스를 '최종 해결책'에 사용했습니다. 보슈 역시 나치와 거래하기를 원치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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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하버-보슈 공정

시대가 변하면서 오늘날 하버 공정의 주된 용도는 비료용 암모니아 생산입니다. 질소와 수소(천연가스 속 메탄을 니켈 촉매로 처리해 탄소와 수소 원자를 분리해 얻습니다)를 약 400~500℃의 온도, 150~300기압의 압력에서 결합시킵니다. 초기의 촉매는 오스뮘이었으나 더 풍부한 우라늄으로 교체되었고, 현재는 비용을 낮춘 자철석(산화 철 분말) 기반 촉매가 사용됩니다.

선배 격인 프랑크-카로 공정

하버가 자신의 시스템을 고안하기 전까지 산업용 비료는 1898년 아돌프 프랑크(Adolph Frank)와 니코뎀 카로(Nikodem Caro)가 발명한 시안아미드 공정, 이른바 프랑크-카로 공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는 탄화칼슘과 질소의 발열 반응, 즉 에너지를 내뿜는 반응을 이용한 것으로, 1,000도로 가열된 대형 강철 실린더 안에서 진행되어 두 가지 결과물을 냈습니다. 하나는 탄소였고, 다른 하나는 니트로라임(nitrolim, 백색 무취 결정체인 시안아미드칼슘 고체 혼합물로 비료의 기초 재료)이었습니다.

폭발물 만들려고 발명했는데, 지금은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먹여 살리는 화학 공정

문제는 이 방식이 막대한 전력과 방대한 인력을 요구했다는 점이며, 하버 공정의 확산과 함께 자연스럽게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프랑크-카로 공정도 여전히 사용되지만, 산업 분야의 주도권은 하버 공정이 쥐고 있으며 연간 약 4억 5천만 톤을 생산합니다. 대신 이를 위해 세계 천연가스의 3~5%, 지구 전체 에너지 공급의 약 1~2%가 소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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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그림자, 환경에 남긴 흔적

수치만 놓고 보면 전형적으로 부정적입니다. 게다가 생산된 암모니아 중 실제로 소비되는 것은 17%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흙과 공기, 물에 남습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이로 인해 자연의 질소 순환이 변형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암모니아와 질산염의 절반 이상이 토양에 스민 뒤 유출수를 타고 강과 바다로 흘러들어, 과잉 영양분을 공급함으로써 수중 생태계를 교란합니다. 영양분을 듬뿍 얻은 조류와 세균이 폭발적으로 번식하면서 다른 생물이 필요로 하는 산소를 고갈시키는데, 이것이 바로 '부영양화(eutrophication)'입니다.

대기 중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 균형이 흔들립니다. 과잉 질소는 대류권의 오존은 늘리는 반면 성층권의 오존은 줄입니다. 그러나 반컵을 가득히 보면, 공기 중 질소 비율 증가는 광대한 삼림에서 CO2 포획에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더욱이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훨씬 밝은 두 번째 해석이 존재합니다. 바로 세계 인구의 성장과 식량 문제입니다. 이 비료들의 사용으로 지난 한 세기 동안 농경지 생산성은 4배로 뛰었고, 덕분에 지구 육지의 15% 미만으로도 충분한 농업이 가능해졌습니다.

물론 그 여파로 1900년 16억이던 세계 인구는 오늘날 70억 명까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비료 덕분에 농업과 축산업은 인류를 먹여 살릴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구의 땅은 결코 충분히 생산적이지 못해, 오늘날 지구촌 인구의 3분의 1은 굶주렸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