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Hera)는 누구인가?
그리스 신화에서 헤라(고대 그리스어: Ἧρα / Hêra, 이오니아 방언으로는 Ἧρη / Hêrê)는 티탄 신 크로노스와 레아의 딸이며, 제우스의 아내이자 동시에 누나입니다. 그녀는 여성의 가장 대표적인 수호자로서, 정당한 결혼의 여신이자 부부 사이의 자녀 얻음과 출산하는 여성들을 지키는 신으로 숭배받았습니다.
로마 신화에서는 유노(Juno)에 해당합니다.
제우스와의 결혼 이야기
크레타 섬의 토르낙스 산(이후 '뻐꾸기 산'이라 불림)에서 흥미로운 일화가 전해집니다. 오빠인 제우스가 젖은 뻐꾸기로 변신해 헤라에게 다가간 것입니다. 헤라가 불쌍하게 여겨 새를 품속에 안고 데워주던 중 제우스는 그녀를 겁탈했고, 수치심을 감추고자 헤라는 결국 오빠와 결혼을 선택했습니다. 혼례 때 가이아는 황금사과가 열린 나무를 선물했으며, 두 사람의 첫날밤은 무려 삼백 년이나 지속되었다고 전합니다. 또한 헤라는 카나토스 샘에서 목욕하며 정조를 주기적으로 회복했다고 합니다.
헤라의 자녀들
제우스 사이에서 낳은 자녀로는 전쟁의 신 아레스(Ares), 청춘의 여신 헤베(Hebe), 출산의 여신 일리티아(Ilithyia)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Hephaestus)를 낳았는데, 남편 없이 홀로 임신함으로써 제우스에게 자신도 남자의 도움 없이 출산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 한 것입니다. 도리스(Douris)가 그린 기원전 5세기 초의 술잔에는 프로메테우스와 마주 앉은 헤라의 모습이 담겨 있으며, 이 작품은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 메달 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질투 많은 여신의 복수
헤라는 매우 아름답고 우아하지만, 동시에 화를 잘 내고 변덕스러운 면모도 지녔습니다. 특히 강한 질투심 때문에 제우스의 연인들과 그들의 자식들을 끊임없이 박해했습니다.
그녀의 희생자 중에는 영웅 헤라클레스(Heracles)가 있는데, 헤라는 그의 요람에 독사 두 마리를 보냈습니다. 또한 님프 이오(Io)는 제우스가 그녀를 지키려고 암소로 변신했지만, 헤라가 보낸 등에(파리)의 물림에 미쳐버리고 말았습니다. 헤라는 남편의 계획을 방해하고 끊임없는 다툼을 일으키며 복수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헤라 역시 제우스의 질투를 사기도 했습니다. 구름이라고 착각하고 헤라라고 믿으며 합한 익시온(Ixion), 거인 포르피리온(제우스의 보복으로 벼락을 맞아 죽음), 심지어 헤르메스까지 그 예입니다. 드문 전승에 따르면 거인 에우리메돈에게 습격당해 프로메테우스를 잉태했다고도 하며, 앞서 언급된 도리스의 술잔 바닥 그림은 이 전승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제우스를 묶으려다 받은 벌
어느 날 제우스의 끝없는 바람기를 못 참은 헤라는 아들들의 도움을 받아 그를 응징하기로 결심합니다. 아들은 제우스가 잠든 사이 가죽끈으로 그를 묶어 땅의 필멸자들을 유혹하지 못하게 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네레이드 테티스(Thetis)가 백팔거인 브리아레오스(Briareus)를 보내 이들을 만류했습니다. 분노한 제우스는 헤라를 금사슬로 하늘에 매달리고 양쪽 발목에 모루를 매다는 형벌을 내렸으며, 복종을 서약한 후에야 그녀를 풀어주었습니다.
트로이 전쟁에서 트로이의 적이 되다
파리스가 자신 대신 아프로디테를 선택한 판결에 모욕감을 느낀 헤라는 트로이 전쟁에서 트로이 진영의 가장 맹렬한 적이 되었고, 도시의 함락에 결정적으로 기여했습니다. 또한 점술가 테이레시아스의 판단이 마음에 들지 않자 그를 실명시켰다고 전해집니다.
숭배와 신전
헤라는 특히 아르고스(Argos)에서 깊이 숭배받았는데, 호메로스는 아르고스를 미케네와 스파르타처럼 여신이 사랑하는 도시로 언급했습니다. 올림피아, 코린트, 사모스 섬, 그리고 크로토네 인근의 라키니온 곶에도 그녀의 신전이 세워졌습니다.
여신으로서의 역할
헤라는 결혼과 아내들의 여신으로서 부부, 다산, 산욕하는 여성을 수호하며, 이 영역은 딸 일리티아와 함께 나누어 맡았습니다. 제우스의 아내로서 하늘의 여왕인 그녀는 하늘 현상과 빛과도 연관됩니다. ὁπλοσμία / hoplosmía('무장한 자')라는 호칭으로 불릴 때는 라키니온 곶과 엘리스에서 무장적 기능을 수행했습니다. 한편 스튐팔로스 도시는 세 개의 신전을 통해 각기 다른 이름으로 헤라를 모셨습니다. Παρθενία / Parthenía('처녀'), Τελεία / Teleía('제우스의 아내'), Χήρα / Khếra('제우스와 갈라선 자')입니다.
헤라의 상징과 별칭
- 상징물: 왕관(디아뎀)과 석류
- 상징 동물: 공작
- 호메로스의 수식어:
- θεὰ λευκώλενος / theá leukốlenos — '흰 팔의 여신'
- βοῶπις / boỗpis — '소 같은 큰 눈을 가진 자'
- χρυσόθρονος / khrusóthronos — '황금 옥좌에 앉은 자'
- 주요 성역: 엄숙한 기풍의 도시인 아르고스, 미케네, 스파르타 등
- 기념 경기: 그녀를 기리는 '헤라이아(Heraia)' 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