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북유럽 신화의 빛나는 신 발드르: 아름다움과 비극적 죽음의 이야기

북유럽 신화의 빛나는 신 발드르: 아름다움과 비극적 죽음의 이야기

빛나는 신, 발드르

스칸디나비아 신화에서 발드르(Baldr)는 아세스(Aesir) 신족의 일원으로, 주신 오딘(Odin)과 프리그(Frigg)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그의 아내는 난나(Nanna)이며, 두 사람 사이에는 포르세티(Forseti)라는 아들이 있었다.

발드르는 외모가 너무나 아름답고 맑아서 그 자체로 빛을 발하며, 심지어 발드르의 속눈썹에서 이름을 따온 흰 꽃이 있을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이 꽃은 모든 식물 중 가장 하얀데, 이를 통해 우리는 그의 머리카락과 몸 전체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아세스 중 가장 지혜롭고 가장 웅변적이며 가장 자비로운 신이었지만, 특이하게도 그가 내린 결정 중 하나도 실제로 이루어진 적이 없다는 점이 독특한 특징이다. (스노리 스투를루손, 『산문 에다』 2:22)

그의 영토는 브레이더블릭(Breidablik)으로, 하늘에 위치한 곳(『잉글링가 사가』에 따르면 스웨덴)이며, 악이 철저히 배제된 땅이라고 전해진다.

『산문 에다』의 서문에서는 발드르를 벨데그(Bældæg)와 동일시하는데, 벨데그는 오딘(Woden)의 아들 중 하나로 웨스트팔렌을 다스렸으며, 앵글로색슨 연대기에 따르면 웨식스와 노섬브리아 왕실의 조상이 되는 인물이다.

발드르의 죽음

발드르와 관련된 핵심 신화는 바로 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길파기닝(Gylfaginning)』 49장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발드르는 자신의 죽음을 암시하는 불길한 꿈을 반복해서 꾸기 시작했고, 이 소식은 아세스 신들을 크게 불안하게 만들었다. 오딘은 니플헤임(Niflheim)으로 직접 찾아가 죽은 예언자의 영혼을 심문했고(에다 시 『발드르스드라우마르』에 나오는 이야기), 예언자는 오딘에게 그의 아들의 운명을 밝혀주었다. 이후 프리그는 세상의 모든 요소, 광물, 식물, 동물에게 발드르를 해치지 않겠다고 맹세하게 만들었고, 그 덕분에 발드르는 무적의 몸이 되었다. 아세스 신들은 각종 투사체를 발드르에게 던지고 온갖 물건으로 때려도 그가 멀쩡한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다.

그러나 로키(Loki)는 이런 풍경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로키는 여자로 변신하여 프리그에게서 한 가지 사실을 캐내는 데 성공했는데, 바로 프리그가 너무나 연약하고 어려 보이는 겨우살이(mistletoe)에게만은 맹세를 시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로키는 겨우살이 한 줄기를 구해 눈먼 신 호드(Höd)에게 건네고, 그의 팔을 잡아 발드르를 향해 던지도록 도왔다. 발드르는 겨우살이에 찔려 즉사하고 말았다.

아세스 신들은 크게 경악했고, 헤르모드(Hermod)는 스스로 나서서 헬(Hel)의 왕국으로 향해 몸값을 치르고 발드르를 데려오겠다고 자원했다. 헤르모드는 슬레이프니르(Sleipnir)에 올라탄 채 출발했다.

한편 아세스 신들은 발드르의 장례식을 거행했다. 그들은 그의 배 흐링호르니(Hringhorni) 위에서 화장하기를 원했지만, 배가 육지를 떠나기를 거부했다. 그래서 요툰헤임(Jötunheim)에서 히르로킨(Hyrrokkin)이라는 거인 여인을 데려왔는데, 그녀는 배를 너무도 힘차게 밀어 대지가 흔들리고 통나무의 마찰로 불꽃이 일어날 정도였다. 이에 분노한 토르(Thor)는 그녀를 죽이려 했으나, 아세스 신들의 만류로 목숨을 건졌다. 발드르의 시신이 배에 안치되자 그의 아내 난나는 슬픔에 겨워 숨을 거두었고, 그의 곁에서 함께 화장되었다. 토르는 자신의 망치 미욜니르(Mjöllnir)로 장송 의식을 축성했는데, 그 앞을 가로막고 달려온 리트(Lit)라는 이름의 드워프를 토르가 불길 속으로 차버렸다.

『길파기닝』에 따르면 발드르의 화장식에는 수많은 존재가 참석했다고 한다. 오딘이 프리그, 발키리, 그리고 두 마리 까마귀와 함께 먼저 도착했고, 프레이르(Freyr)는 굴린부르스티(Gullinbursti), 혹은 슬리드루크타니(Slidrugtanni)라 불리는 멧돼지가 끄는 전차를 몰았다. 헤임달(Heimdall)은 굴톱(Gulltopp)이라는 말을 탔고, 프레이야(Freyja)는 고양이들이 끄는 마차에 올랐다. 또한 서리 거인과 산악 거인의 무리도 대거 참석했다. 오딘은 드라우프니르(Draupnir)라 불리는 팔찌를 화장대에 올렸는데, 이 팔찌는 그날부터 아홉 밤마다 같은 무게의 팔찌 여덟 개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발드르의 말 역시 모든 장구를 갖춘 채 화장대로 이끌려 갔다. (스노리 스투를루손, 『산문 에다』 2:49)

한편 헤르모드는 아홉 밤을 달려 강 기올(Gioll)에 도착했다. 이 강 위의 다리는 순금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처녀 모드구드(Modgud)가 그것을 지키고 있었다. 모드구드는 그의 신분과 혈통을 캐물으며, 죽지 않은 몸으로 어떻게 헬에 가려 하는지 물었다. 헤르모드가 발드르를 데리러 왔다고 밝히자, 모드구드는 발드르가 확실히 그 다리를 건넜음을 확인해 주었다.

헤르모드는 헬에 도착해 슬레이프니르를 탄 채 성문을 뛰어넘었고, 명예로운 자리에 앉아 있는 발드르를 발견했다. 다음 날 그는 헬에게 발드르와 함께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헬은 세상의 모든 것, 살아있든 죽어있든, 발드르를 위해 애도한다면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다. 단 하나의 대상이라도 애도를 거부한다면, 그는 영원히 헬에 남게 될 것이라고.

이후 발드르는 드라우프니르 팔찌를 헤르모드에게 건네 오딘에게 돌려보냈고, 난나는 프리그에게 보낼 리넨 로브와 다른 선물들, 그리고 풀라(Fulla)를 위한 반지를 맡겼다. 헤르모드는 아스가르드(Ásgard)로 돌아왔다.

그러자 아세스 신들은 우주의 사방으로 사자를 보내 모든 존재에게 발드르를 애도해달라고 요청했다. 모든 것이 응했지만, 토크(Thokk)라는 거인 여인 하나만은 거부했고, 그녀는 로키가 변신한 모습으로 추정된다. 그 결과 발드르는 헬에 남게 되었다.

기타 신화

  • 아세스 신들 중 남편을 선택해야 했을 때, 스카디(Skadi)는 발드르를 택하고자 했지만 결국 니외르드(Njörd)를 얻게 되었다.
  • 오딘의 또 다른 아들 발리(Váli)는 호드를 죽여 발드르 살해에 대한 복수를 완수했다.
  • 『데인인의 사적(Gesta Danorum)』에서는 발드르가 난나의 사랑을 얻지 못한 불행한 연인으로 묘사되며, 정적 호테르(Hother, =호드)를 질투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발드르는 무적이었지만, 호테르는 그를 죽일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인 미밍(Miming)의 검으로 그를 물리쳤다.
  • 시간의 끝, 라그나로크(Ragnarök) 이후 세상이 다시 태어날 때, 발드르는 헬에서 돌아와 그곳에 거주하게 된다. 『볼루스파(Völuspá)』에 따르면 발드르는 그의 형제 호드와 함께 돌아온다. 풀은 다시 자라고, 살아남은 신들의 모든 아들과 딸은 위그드라실(Yggdrasil) 주위에서 그를 중심으로 모일 것이다.
  • 기독교인들은 북유럽 민족을 개종시키기 위해 발드르와 예수 그리스도의 유사성, 즉 순결한 두 순교자가 종말 이후 부활한다는 공통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