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랜디 커닝햄 – 단 한 번의 출격에서 MiG 3기를 격추한 베트남 전쟁의 미 해군 에이스

랜디 커닝햄(Randy Cunningham): 베트남 1972, 한 번의 임무에서 거둔 3승

1972년 5월 10일. 약 3년간의 휴식기 끝에 미군이 북베트남 상공의 항공 작전을 재개했다. 북베트남은 남쪽 방면으로 대규모 공세를 감행한 상태였고, 미국 본토로 귀환 중이던 항공모함 ‘컨스텔레이션(Constellation)’ 호는 급히 소환되어 안록(An Loc) 지역 상공에 함재기를 투입했다.

그날 랜디 커닝햄(Randy Cunningham) 중위와 레이더 요관 윌리 드리스콜(Willie Driscoll) 중위는 F-4J NG 100호기를 타고 하이퐁(Haiphong) 철도 요충지 폭격 편대의 호위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첫 번째 격추: 후방의 매복

A-6와 A-7 공격기들이 폭탄을 투하하는 동안, 커닝햄과 정규 윙맨인 그랜트(Grant) 중위는 목표물 상공을 선회하며 북베트남의 지대공미사일(SAM) 회피 기동에 집중했다. 과감한 이탈 기동 끝에 커닝햄은 자신의 후방에 두 대의 MiG-17이 붙어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첫 번째 MiG는 급격한 기동에 조준을 마치지 못했고, 최고 출력으로 돌진한 윙맨은 오히려 F-4를 추월해 버렸다. 이미 커닝햄의 손가락은 방아쇠를 당긴 뒤였다. 사이드와인더(Sidewinder) 미사일이 발사 레일에서 이탈해 적기의 엔진 열을 쫓아붙었고, 800m도 채 가지 못한 거리에서 폭발하며 MiG를 파괴했다.

두 번째 격추: 동료 구출

연료가 넉넉히 남아 있던 두 대의 팬텀(Phantom)은 하늘이 북베트남 전투기로 가득 차 보였기 때문에 임무를 계속하기로 했다. 잠시 후, 세 대의 F-4가 여덟 대의 MiG-17과 한 대의 MiG-21과 교전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커닝햄은 두 대의 적기와 싸우고 있는 한 팬텀을 구하기 위해 급강하했다. 그중 한 대는 F-4의 꼬리에 아슬아슬하게 붙어 있는 상황이었다. 커닝햄이 그 조종사에게 우측으로 비키라고 경고했고, 조종사가 기동을 실행하자 곧바로 새로운 사이드와인더를 발사했다. 몇 초 만에 MiG는 폭발했고, 조종사는 간신히 탈출에 성공했다. 임무를 마친 커닝햄은 귀환 코스에 오른다.

세 번째 격추: 치열한 선회전의 끝

귀환 도중, 커닝햄은 고립된 MiG-17 한 대를 발견했다. 적기 역시 그를 포착하고 접근해 왔다. 커닝햄은 정면 돌파를 감행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는 북베트남기 기관포의 사선에 정확히 들어서고 말았다. 팬텀이 회피 기동을 하자 MiG도 같은 기동을 따라왔고, 이렇게 격렬한 선회전이 시작되었다.

상대는 분명 실력 있는 조종사였다. 그러나 전투가 너무 길어지면서 연료가 바닥나기 시작한 북베트남기가 갑자기 기수를 들어 이탈하려다 급강하했다. 그 순간, 스스로 미국기의 미사일 사정권 안으로 몸을 내민 셈이었다. 사이드와인더가 MiG를 추격해 노즐 부근에서 폭발했고, 북베트남기는 그대로 지면을 향해 강하했다. 다시 기수를 올리지 못했다. 단 한 번의 임무에서 거둔 세 번째 승리였다!

생환과 영웅의 귀환

그러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딘(Nam Dinh) 상공에 도착했을 때, 지대공미사일이 팬텀 근처에서 폭발하며 유압 계통을 완전히 마비시켰다. 결국 두 사람은 조종 불능 상태가 된 기체에서 탈출할 수밖에 없었다.

구조 헬기는 랜디 커닝햄과 윌리 드리스콜을 항공모함 ‘컨스텔레이션’ 호에 무사히 데려다주었고, 함상 승무원들은 두 사람을 위한 성대한 환영 행사를 마련했다. 이번 해트트릭으로 커닝햄-드리스콜 크루의 공인 격추 기록은 5기에 도달했다. 사실 두 사람은 이번 출격 전에도 1월 19일 MiG-21 한 대, 5월 8일 MiG-17 한 대를 이미 격추한 바 있었다. 이들은 베트남 전쟁에서 미 해군의 유일한 에이스가 되었으며, 드리스콜 역시 조종사의 전과에 함께 인정받았다.

에이스의 생애와 좌우명

1941년 12월 8일, 진주만 공습이 일어난 바로 그날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커닝햄은 대학 시절 학교 수영팀을 미국 챔피언으로 이끈 경력도 갖고 있다. 1967년 3월 해군에 입대해 18개월 후 조종사 날개를 달았으며, VF-96 ‘파이팅 팰콘스(Fighting Falcons)’ 소대에 배속받아 1969년 7월부터 베트남에서 두 차례의 작전 순환을 수행했다.

그의 좌우명은 이렇다.
“적을 찾아라. 적이 얼마나 많은지 묻지 말고, 어디에 있는지 물어라.”
— C.-J. 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