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대공의 첫 사냥 — 하인켈 He 219 '우후'의 전설적인 데뷔전

다음 이야기는 루프트바페(독일 공군) 야간 전투기 하인켈 He 219가 처음으로 실전에 투입된 순간을 기록한 것이다. 이 기체는 수리부엉이를 뜻하는 '우후(Uhu)'라는 별명을 가졌으며, 프랑스어권에서는 이 새를 '그랑 듀크', 즉 '대공(大公)'이라 불렀다. 제1야간전투비행단(NJG 1) 소속 야간전투기 에이스이자 비행대대장 발터 슈트라이프(Walter Streib)는 1943년 6월, 네덜란드 펜로 기지에서 He 219를 몰고 첫 출격에 나섰다. 그가 이날 거둔 성과는 우후의 모든 전과 중 가장 화려한 것이었고, 이 전쟁에서 가장 인상 깊은 야간 전투기 활약 중 하나로 남았다.

대공의 첫 사냥 — 하인켈 He 219  우후 의 전설적인 데뷔전

새로운 시대의 서막

첫 번째 He 219가 네덜란드 펜로(Venlo) 기지에 도착했을 때, 발터 슈트라이프는 여전히 제1야간전투비행단(NJG 1) 제1비행대대(I./NJG 1)의 지휘관이었다. 정비병들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신형 기체를 열광적으로 준비했다. 지난 몇 달 동안 부대에서 He 219만큼 뜨거운 화제가 됐던 것은 없었다. 1943년 6월 11일 밤, 슈트라이프가 새 야간 전투기에 올라타 이륙하는 순간, 하인켈사의 관계자들과 NJG 1의 장병들은 야간 전투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을 실감했다. 그들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베를린행 폭격기 물살 속으로

슈트라이프는 조종석 뒤쪽에 자리한 레이더 요원 피셔(Fischer) 상사와 함께, 베를린으로 향하는 영국 왕립공군(RAF) 폭격기 편대의 물살에 매끄럽게 스며들었다. 뛰어난 속력 덕분에 그는 무거운 랭커스터(Lancaster) 중폭격기들 사이를 자유롭게 선회할 수 있었다. 게다가 우후의 화력은 놀라울 정도였다.

동체 하부 포드에 장착된 30mm 기관포 4문과 날개-동체 결합부에 설치된 20mm 기관포 2문은 이 항공기에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부여했다. 짧고 정확한 한 차례의 사격이면 어떤 대형 폭격기든 지상으로 끌어내리기에 충분했다.

슈트라이프는 폭격기 물살 속을 반 시간 동안 날았다. 피셔가 전해주는 침로 정보에 따라 목표에 점점 다가갔고,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서자 6문의 기관포를 일제히 발사했다.

기관포가 동체 하부에 있었기 때문에 사격 시 튀는 화염이 조종사의 야시(夜視)를 방해하지 않았다. 집중된 탄막은 목표를 빗나가지 않았다. 폭격기들은 하나둘 폭발하거나 불길에 휩싸여 추락했다. 10톤에 달하는 거체가 화염덩이가 되어 떨어지는 모습은, 승무원 10명을 태운 움직이는 관(棺)이나 다름없었다.

'파우케! 파우케!', 다섯 번의 승리 선언

랭커스터 편대에 진입한 지 반 시간 만에 슈트라이프는 다섯 번 외쳤다. "파우케! 파우케!(Pauke! Pauke!)" — 루프트바페 야간 전투기 조종사들이 승리를 알리던 함성이었다. 이 다섯 번의 격추는 모두 지상 레이더 유도 통제소에 의해 확인되었다. 놀랍게도 승리의 주인공은 이 전투에서 단 한 번의 흠집도 입지 않았다. 유일한 '피해'라면 격추된 랭커스터의 머린 엔진 하나가 프로펠러 회전으로 점액질 오일을 슈트라이프의 기체 쪽으로 뿌려, 바람막이에 불투명한 막이 생긴 것뿐이었다.

민첩한 우후는 수십 정의 RAF 폭격기가 쏟아붓는 기총 사격을 모두 피해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 슈트라이프는 교과서적인 공격을 감행해 적들이 반응할 새도 없이 상대를 차례차례 쓰러뜨렸다.

할리우드식 귀환

문제는 펜로 기지로 귀환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벌어졌다. 플랩이 내려오지 않았고, 바람막이를 덮은 오일 막은 상황을 더욱 절박하게 만들었다. 슈트라이프는 시속 160km를 넘는 속도로 캄캄한 밤하늘에 강제 접근을 시도해야 했고, 그 결과 갓 실전 배치된 신형기에 손상을 입혔다.

임무의 마침표는 마치 할리우드 영화처럼 찍혔다. 충격으로 조종석 캐노피가 기체 본체에서 분리되어 버린 것이다. 안전벨트를 매고 있던 슈트라이프와 피셔는 캐노피째 활주로를 미끄러져 내려가 짧지만 뜻밖의 '비행'을 한 뒤 잔디밭에서 멈춰 섰다. 두 사람은 멍한 상태로 기체에서 내렸지만, 기사회생했고 무엇보다 명실상부한 승자였다.

폭격기 5기 격추 보고는 곧바로 펜로로 전해졌다. He 219의 첫 실전은 다소 엉망진창으로 끝났지만, 이 새로운 전투기가 공중전에서 약속한 모든 성능을 발휘할 것이라는 확신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함께 알아두면 좋은 점

He 219는 세계 최초로 사출좌석(ejection seat)을 정식 장비로 갖추고 실전 배치된 군용기 중 하나로 평가된다. 최고 시속 600km를 넘는 당대 최고 수준의 속력과 강력한 화력, 그리고 조종사의 생존성까지 고려한 설계 덕분에, 우후는 연합군 폭격기 부대원들에게 '가장 두려운 야간의 그림자'로 기억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