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하마드 알리 진나, 인도 정치 무대로의 귀환
1933년 라흐마트 알리(Rahmat Ali)가 '파키스탄'이라는 새로운 국가 개념을 내놓자, 이 개념은 하룻밤 사이에 런던에 머물던 무슬림 청년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세계 각국의 신문들이 이를 보도하기 시작하면서 무슬림 연맹의 막연한 꿈에는 새로운 날개가 달렸다.
이제 무슬림 연맹은 인도를 떠나 세계를 경험한 지도자, 국제법에 밝고 영국과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지도자를 물색하고 있었다. 네루, 파텔, 간디에 필적하는 법률가이면서, 이들에게서 인도의 상당 부분을 빼앗아올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다.
무슬림 연맹 지도자들의 시선은 다시 한번 옛 총재 무하마드 알리 진나에게 향했다. 그리고 1934년, 그들은 런던에서 변호사 활동을 정리한 진나를 인도로 데려왔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국가를 위한 지도자가 런던에서 '수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같은 해 진나는 중앙 입법회의에 선출되었고, 전인도 무슬림 연맹의 총재로 다시 추대되었다.
달라진 진나의 태도
그러나 이번의 진나는 달랐다. 힌두·무슬림 통합과 민족주의라는 구호를 내려놓고 오직 무슬림의 이익만을 외쳤다. 그는 국민회의(Congress) 지도자들을 공격할 기회를 엿보았고, 간디와 네루를 공공연히 비판했다. 이제 그는 국민회의가 아닌 무슬림 연맹에만 몸을 담았고, 인도인이 아니라 오직 무슬림 지도자로 살아갔다.
인도의 독립과 발전은 더 이상 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의 마음속에는 오직 무슬림을 위한 새로운 국가 건설이라는 목표만이 있었다. 파키스탄은 이제 진나에게 '불가능한 꿈'이 아니라, 자신의 생전에 반드시 이루고 싶은 '유일하게 남은 꿈'이 되어 있었다.
진나와 무슬림 연맹이 공동체 정치의 위험한 지점까지 나아간 반면, 국민회의 지도자들은 급변하는 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그들은 힌두교도와 무슬림 모두를 자신들의 유산으로 여기며, 무슬림 연맹과 그 지도자 진나를 완전히 외면했다.
라흐마트 알리와 진나의 갈등
한편, 진나가 정치 무대로 돌아온 것을 본 파키스탄의 꿈꾸는 이 라흐마트 알리는 깊은 불쾌감을 느꼈다. 그는 애초에 진나를 좋아하지 않았다. 라흐마트 알리는 이슬람의 전통 복장, 언어, 음식을 무슬림다움의 증표로 여겼다. 그러나 진나는 서양식 양복을 입고 영어로 생각하고 말하며, 영국식 예절대로 앉고 식사하는 인물이었다. 따라서 라흐마트 알리의 눈에 진나는 진정한 무슬림이 아니었다.
라흐마트 알리는 과거에도 진나를 겨냥한 비판의 불길을 지핀 적 있었다. 하지만 진나가 인도를 떠나 영국에서 변호사로 지낸 동안에는 공격을 멈췄다. 그러나 이제 진나가 인도 정계로 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무슬림 연맹의 총재 자리에 올랐다. 이에 라흐마트 알리는 진나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했다.
1935년 7월 8일, 라흐마트 알리는 성명을 발표하며 진나를 직접 겨냥해 이렇게 쏘아붙였다.
"파키스탄이라는 확고한 요구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시기를 진심으로 호소합니다. 정의와 평등에 기반하여 인도와는 별개의 독립된 국가로서 파키스탄을 요구하는 것은 신성한 권리입니다."
"…… 파키스탄은 힌두교도의 땅이 아니며, 그 주민들 역시 힌두스탄의 시민이 아닙니다."
"…… 이들은 파키스탄의 대표도, 파키스탄 국민의 대변인도 아니었습니다."
"…… 이들은 파키스탄에 저질러진 가장 굴욕적인 배반에 대해 역사 앞에서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아마도 라흐마트 알리는 진나를 정치적 라이벌로 여겼고, 질투심에서 비롯된 감정으로 그를 공격했을 것이다. 한편 진나 역시 무슬림을 위한 별도 국가 건설이라는 정치 노선을 가속화해 나갔다. 그는 인도에 중앙집권적 혹은 연방제 국가를 세우려는 시도를 두고 '힌두 국가의 꿈'이라고 불렀다.
진나의 강경한 선언
진나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우리는 인도의 4분의 1만을 요구하고 있으며, 나머지 4분의 3을 그들에게 내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그들이 더 집착한다면, 그것조차 손에 넣지 못할지도 모른다."
또 다른 자리에서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힌두교도들은 지난 천 년간 인도를 통치한 적이 없다. 우리는 그들에게 인도의 4분의 3을 통치 차원에서 내어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4분의 1을 탐내지 말라."
인도의 무슬림들은 힌두 국가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된다면 나라는 혼란과 무정부 상태에 빠지고 말 것이다.
1936년 샤우카트 알리(Shaukat Ali)의 동상 제막식에서 진나는 이렇게 선언했다.
"현재의 정치적 문제는 영국이 인도 전체를 통치하려 하고, 간디는 이슬람 인도의 통치자가 되려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우리는 어느 한쪽도, 혹은 양측 모두가 무슬림을 지배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