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그때와 지금: 영광의 기록과 현재의 흔적

고대 세계의 웅장하고 기념비적인 건축물들. 각 건축물이 세워진 역사, 상상 속 모습을 담은 복원 이미지, 그리고 지금 남아 있는 현재의 모습까지 한자리에서 만나보세요. 고대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기념물들과 7대 불가사의가 위치한 지도까지 함께 소개합니다.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란?

고대 세계 불가사의 목록은 원래 기원전 2세기에 시돈의 시인 안티파트로스가 작성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목록은 당시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관광 명소를 안내하는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했습니다. 목록에는 주로 그리스 건축의 걸작들이 올랐는데, 7개 중 무려 5개가 그리스 문명의 산물입니다. 이는 기원전 5~4세기 고대 세계가 얼마나 빠르게 발전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아래에서는 건축물을 가장 최근에 세워진 순서부터 가장 오래된 순서대로 소개하며, 글 끝에는 모든 위치가 표시된 지도를 함께 실었습니다.

1. 파로스 등대 (알렉산드리아 등대)

파로스 등대는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가장 늦게 세워진 건축물입니다. 등대는 지중해의 파로스 섬, 알렉산드리아 항구 입구 바로 앞에 우뚝 세워졌습니다. 건설을 구상한 사람은 알렉산드로스 대왕 본인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등대의 높이는 약 120미터에 달했으며, 기원전 280년에서 247년 사이 어느 시점에 완공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기준으로 이집트 피라미드 다음으로 높은 구조물이었을 텐데, 알렉산드리아 항구로 들어오는 선원들에게 얼마나 장대한 인상을 남겼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등대 꼭대기에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을 형상화한 작은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지진으로 등대는 점차 무너졌고, 마지막으로 완전히 붕괴한 시기는 15세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날 옛 등대가 서 있던 자리에는 중세에 지어진 카이트베이 요새(Fort Qaitbay)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그때와 지금: 영광의 기록과 현재의 흔적

파로스 등대 복원 상상도 - 18세기 판화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그때와 지금: 영광의 기록과 현재의 흔적

옛 등대 자리에 세워진 카이트베이 요새 - 사진: Delengar / commons.wikimedia.org

2. 로도스 섬의 거상

로도스 거상(Colossus of Rhodes)은 그리스의 태양신 헬리오스를 형상화한 거대한 동상입니다. 에게해에 위치한 그리스 로도스 섬의 항구 입구에 세워졌으며, 높이는 약 30미터로 고대 세계에서 손꼽히는 초대형 동상이었습니다. 제작 시기는 기원전 292년에서 280년 사이로 추정됩니다.

거상은 로도스 섬을 포위 공격했던 데메트리우스 1세의 군대를 격퇴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흥미롭게도 동상의 표면은 데메트리우스 군대가 남기고 간 무기를 녹여 만든 청동판과 철판으로 덮여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거상은 완공된 지 수십 년 만인 기원전 226년, 강력한 지진으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델포이의 신탁이 재건을 만류하면서 쓰러진 헬리오스 동상은 오랫동안 그 자리에 누워 있었고, 오히려 그 자체로 하나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이후 800년이 지난 뒤 잔해는 아랍인들에 의해 에메사(Emessa)의 유대인 상인에게 팔려 갔다고 합니다. 현재 항구 입구에는 섬을 지키던 요새가 남아 있으며, 최근에는 이 위대한 기념물을 다시 세우자는 아이디어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그때와 지금: 영광의 기록과 현재의 흔적

로도스 섬의 거상 -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그때와 지금: 영광의 기록과 현재의 흔적

현재의 로도스 항구 입구와 섬 요새 - 사진: Jebulon / commons.wikimedia.org

3. 할리카르나소스 영묘

할리카르나소스 영묘(Mausoleum at Halicarnassus)는 카리아 지방의 페르시아 총독(사트라프) 마우솔로스를 위해 세워진 화려한 무덤입니다. 통치자의 이름 '마우솔로스'에서 '영묘(mausoleum)'라는 단어가 파생했다는 점은 우연이 아니며, 이후 거대한 무덤 건축물을 부르는 용어로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영묘는 기원전 350년경에 완공되었으며, 높이는 약 45미터에 달하는 웅장한 규모였습니다. 상층부는 기둥 회랑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꼭대기에는 계단식 피라미드 구조 위에 4마리 말이 끄는 전차(쿼드리가)가 얹혀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이 지역의 다른 건축물들과 마찬가지로 영묘 역시 반복되는 지진과 전쟁에 시달렸고, 결국 기념비적인 건축물은 흩어진 돌무더기만 남긴 채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그 명성은 시간의 시련을 견뎌냈습니다. 할리카르나소스 영묘는 수많은 현대 건축물에 영감을 주었으며, 특히 미국의 정부·공공 건축물에서 그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그때와 지금: 영광의 기록과 현재의 흔적

할리카르나소스 영묘 복원 상상도 - 19세기 판화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그때와 지금: 영광의 기록과 현재의 흔적

현재 튀르키예 보드룸에 남아 있는 영묘 유적 - 사진: Patrickneil / commons.wikimedia.org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그때와 지금: 영광의 기록과 현재의 흔적

할리카르나소스 영묘를 본떠 지어진 미국 워싱턴 D.C.의 하우스 오브 더 템플 - 사진: AgnosticPreachersKid / English Wikipedia

4. 올림피아의 제우스 신상

당시 기준으로 보면 상상을 초월하는 크기였던 제우스 신상은 그리스 올림피아의 제우스 신전 안에 세워졌습니다. 왕좌에 앚은 제우스의 높이는 약 12~13미터에 달했습니다. 제작은 그리스의 위대한 조각가 페이디아스에게 돌려지며, 기원전 435년경 완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동상은 금과 보석, 상아로 화려하게 장식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제우스는 오른손에 승리의 여신 니켈의 작은 동상을 들고, 왼손에는 꼭대기에 독수리가 앚아 있는 지팡이를 쥐고 있었다고 합니다.

제우스 신상은 약 9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그 자리를 지켰지만, 서기 425년 또는 475년경 화재로 소실되고 말았습니다. 오늘날 추정 위치에는 그를 기리기 위해 세워졌던 신전의 폐허만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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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피아의 제우스 신상 복원 상상도 - 18세기 판화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그때와 지금: 영광의 기록과 현재의 흔적

제우스 신상이 세워졌던 것으로 추정되는 자리 - 사진: Alun Salt / flickr.com

5.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은 사냥과 야생동물의 여신 아르테미스에게 헌정된 그리스 신전으로, 신전 중앙에는 여신상이 놓여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여신의 이름을 따서 이 신전은 '아르테미시온(Artemision)'이라고도 불립니다.

신전은 리디아의 왕 크로이소스의 명령에 따라 기원전 550년경 세워졌으며, 그 이전에 파괴된 옛 신전을 대체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르테미시온은 직사각형 평면 위에 지어졌는데, 한쪽 변의 길이는 약 115미터, 다른 쪽은 50미터에 달했고, 건물 전체는 수 미터 높이의 기둥 회랑으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신전은 여러 차례 파괴와 재건을 거듭했습니다. 그 명성이 워낙 높아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도 재건축에 깊이 관여했다고 전해집니다. 재건된 신전은 600년 넘게 그 위용을 유지했지만, 서기 3세기 고트족의 침입 과정에서 마침내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이곳에는 잔해만이 남아 있습니다.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그때와 지금: 영광의 기록과 현재의 흔적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복원 상상도 - 19세기 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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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셀축 근교에 남아 있는 신전 유적지 - 사진: Adam Carr / English Wikipedia

6. 바빌론의 공중정원

바빌론의 공중정원은 고대 바빌론에서 느부갓네살 2세 왕의 명령으로 세워졌다고 전해집니다. 건립 시기는 기원전 605년에서 562년 사이로 추정됩니다. '세워졌다고 전해집니다'라고 표현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공중정원의 실제 존재 여부는 오늘날까지도 학계에서 논쟁거리이며, 정원의 위치 역시 추정만 있을 뿐 확실하게 확인된 바 없습니다.

그럼에도 고대 세계에는 이 정원의 존재를 찬탄하는 기록이 여럿 남아 있습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바빌론의 공중정원은 무성한 식물로 뒤덮인 다층 테라스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고, 유프라테스 강의 물을 끌어와 관개했다고 합니다. 느부갓네살 2세는 산악 지역 출신의 왕비 아미티스를 위해, 건조한 바빌론의 기후 속에서도 고향을 연상시키는 에덴동산을 만들어 주고 싶어 했다고 전해집니다.

공중정원의 멸망 역시 그 탄생만큼이나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서기 1세기경 마침내 그 모습을 감춘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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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의 공중정원 복원 상상도 - 19세기 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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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의 공중정원을 그린 또 다른 상상도 - 18세기 판화

7. 기자의 쿠푸 대피라미드

쿠푸 대피라미드는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자, 무엇보다도 오늘날까지 유일하게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불가사의입니다. 기념비적인 쿠푸 피라미드의 건설은 기원전 2584년에서 2561년 사이로 거슬러 올라가며, 파라오 쿠푸의 영원한 무덤으로 지어졌습니다.

현재 꼭대기가 유실된 상태로 높이는 138미터이지만, 완공 당시에는 146미터에 달했습니다. 무려 3,8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인류가 만든 구조물 중 가장 높은 건축물로 군림했습니다. 주변 피라미드군과 스핑크스와 함께 고대 세계의 상징이자 현대 이집트의 얼굴이 되어, 지금도 수많은 관광객을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소개하자면, 7대 불가사의 중 가장 오래된 쿠푸 피라미드와 가장 최신인 파로스 등대 사이에 흐른 시간은, 우리가 사는 현대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정복 시대 사이에 흐른 시간과 거의 맞먹습니다. 그만큼 긴 세월이 흘렀다는 뜻입니다.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그때와 지금: 영광의 기록과 현재의 흔적

기자의 쿠푸 대피라미드 - 18세기 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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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기자 쿠푸 피라미드 - 사진: Nina / Norwegian Wikipedia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위치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