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상(巨像)의 탄생, '콜로소스'라는 이름의 유래
로도스의 거상은 대조각가 리시포스(Lysippos)의 제자인 린도스의 카레스(Chares of Lindos)가 제작한 작품입니다. 흥미롭게도 이 거상이 세워지기 전까지 '콜로소스(kolossos)'라는 단어는 단순히 매우 큰 조각상을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로도스의 거상 이후 그 의미가 굳어지며 오늘날 우리가 아는 '거상'이라는 개념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 위대한 작품은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12년에 걸친 건축 공사
거상의 건설에는 무려 12년이 걸렸으며, 기원전 290년 태양신 헬리오스(Helios)에게 봉헌되었습니다. 완공과 봉헌식은 셀레우코스 니카토르(Seleucus Nicator) 치세에 거행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비잔티움의 필론(Philo of Byzantium)이 남긴 기록에 따르면, 거상의 높이는 약 32미터에 달했습니다. 카레스는 먼저 청동으로 만든 발을 커다란 쇠못으로 대리석 받침대에 단단히 고정한 뒤, 몸체를 여러 층으로 나누어 올려 쌓았습니다. 특히 조각상 내부에는 상부와 기둥으로 이루어진 철골 구조물을 설치하여 거상의 외형을 따르도록 만들고, 이를 쇠못으로 벽면에 고정하는 정교한 공법을 사용했습니다. 이 철골 골격은 돌덩이를 채워 넣어 안정성을 확보했습니다.
청동 부분들은 현장에서 주조되었기 때문에 공사장 주변에는 흙으로 된 언덕(둔덕)이 쌓였다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거상의 지지 구조가 목재로 만들어졌으며, 필요한 판자와 들보의 상당량이 데메트리오스 폴리오르케테스(Demetrius Poliorcetes)가 사용했던 높이 40미터의 거대한 공성탑 '엘레폴리스(Elepolis)'에서 가져왔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포위전에 쓰이던 전쟁 병기가 평화의 상징인 거상으로 재탄생한 셈입니다.
지진으로 무너진 거상의 최후
기원전 224~223년, 로도스 섬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인해 거상은 무릎 부분이 꺾이며 붕괴하고 말았습니다. 역사가 스트라본(Strabon)에 따르면, 거상은 신성한 금기(禁忌) 때문에 재건되지 못했다고 전해집니다.
그 파편들은 서기 653년까지 약 9백 년 가까이 땅바닥에 방치되어 있었는데, 아랍인들이 습격 과정에서 이를 약탈하여 에메사(Emesa) 출신의 유대인 상인에게 판매하면서 마침내 사라졌습니다.
미스터리: 손에 든 것은 횃불인가, 창인가?
로도스의 콜로수스에 관한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는 거상이 손에 횃불을 들었는지, 아니면 창을 쥐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흔히 자유의 여신상처럼 횃불을 든 모습으로 상상되지만, 실제 기록에는 근거가 없습니다.
다만 거상이 수직으로 세워진 형태를 취한 것은, 그 거대한 규모만큼 구조적 안정성(정역학)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했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얼굴의 이목구비와 표현에 관해서는, 카레스가 스승 리시포스가 로도스 주민들을 위해 세운 사두마차(쿼드리가) 위의 태양신상에서 영감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한편 로도스에서 발행된 동전들에 새겨진 헬리오스의 이미지는 리시포풍 원형을 재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기원전 408년 최초 주조 이후 다양한 변형들이 연이어 등장했지만, 그 차이가 새로운 유형이라고 인식할 만큼 크지 않아 리시포스의 헬리오스 얼굴을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만 카레스의 조각상은 로도스에서 발견된 다른 태양신 이미지들과 마찬가지로, 머리 주위에 두꺼운 후광을 두르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