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정찰부대(아우프클레룽스아프타일룽, Aufklärungsabteilung)는 기갑사단의 창끝이자 선봉이었다. 하나의 축소판 사단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모든 병과의 요소를 갖추고 완전 차량화되어 있었던 이들은 적 진형 깊숙한 곳까지 진출해 적의 배치와 무장, 진출로와 요충지의 특성, 그리고 적 방어선의 거점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정찰 임무를 위해 특별히 편성된 부대는 인류 전쟁사의 시작과 함께 존재해 왔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정찰부대는 처음으로 차량화 장갑차로 강화되었고, 이것이 말을 기계로 대체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민첩성, 속도, 방호력, 화력
차량화·장갑 부대의 작전에서 화력, 장갑, 민첩성, 기동성은 각각 고유한 중요성을 지닌다. 물론 정찰부대에도 마찬가지다. 다만 정찰부대에서는 유연성과 민첩성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도록 이러한 특성들을 가장 균형 있게 조합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정찰부대는 본질적으로 적 부대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 가치는 바로 이 정보 수집 능력에 있으며, 적과 교전하는 능력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이다. 이들의 주요 역할은 적의 위치를 깊은 종심까지 정찰하여 소속 사단에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임무 수행에는 전술적 유연성과 탁월한 통신이 필수적이었다. 정찰대대에서 복무했던 독일 장교들에 따르면 이들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무기는 무선기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 정찰부대는 전선을 엄호하거나, 주력 부대의 측면을 방어하거나, 심지어 타격 부대로 활동하는 등 전통적인 방식으로 운용되어야 했다.
하인츠 구더리안(Heinz Guderian) 장군은 이러한 부대의 운용 교리를 정확하게 설명했다. 그는 전차부대의 공격에 앞서 광범위하고 심층적인 정찰을 수행하는 것을 필수 과제로 여겼으며, 정찰부대가 최대 50km 깊이까지 정찰을 수행할 것을 기대했다. 이상적으로는 지상 정찰부대가 루프트바페(Luftwaffe)의 항공 정찰과 협력하는 것이었다.
편제와 특징
독일 정찰부대는 기병 시절의 전통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다만 이제는 말 대신 경장갑 차량이, 경보병인 '엽병(Jäger)' 대신 오토바이 기관총 부대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말이 끄는 포병은 대전차포로 강화된 차량화 포병으로 교체되었고, 공병 요소는 사령부가 사소한 장애물 앞에서 멈춰 서는 일이 없도록 보장했다.
1939년 당시 독일 육군 정찰대대(Aufklärungs-Abteilung)의 편제는 다음과 같았다.
- 지휘소대
- 경장갑차 중대 2개
- 오토바이 기관총 중대 1개
- 공병 소대로 강화된 중화기 중대 1개
- 수리·보급·수송 부대
지휘 관리 부대에는 일반적인 편제 외에도 별도의 전달조(傳達組)가 있었다. 이 조를 통해 대대 사령부는 항상 전투 부대들과 연락을 유지했고, 접수한 정보를 즉시 상급 부대에 전달할 수 있었다.
경장갑차 중대는 각각 무선 장갑차 1대와 장갑차 4대로 구성된 지휘조, 6륜 또는 8륜 중장갑차 6대를 보유한 중장갑 소대, 그리고 더 가벼운 4륜 또는 6륜 장갑차로 편성된 2개의 경장갑 소대로 이루어졌다. 중장갑 소대는 2대씩 3개 조로, 경장갑 소대는 3대씩 2개 조로 나뉘었다. 모든 조에는 최소 1대의 무선탑재 차량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했다.
오토바이 중대는 지휘조와 3개 소대로 구성되었다. 각 소대는 3개 분대를 두었고, 각 분대는 MG-34 기관총 2정과 50mm 경박격포 1문을 보유했다. 중대에는 여기에 더해 기관총 4정을 운용하는 기관총 소대도 있었다. 이 중대는 사이드카 오토바이와 다목적 차량을 갖춰 완전히 차량화되어 있었다.
중화기 중대는 75mm 경곡사포 2문을 장비한 경포 소대, 초기 3문에서 후기 5문으로 증강된 37mm 대전차포를 보유한 대전차 소대, 그리고 각 분대마다 기관총 1정과 공병 장비를 갖춘 3개 분대로 구성된 돌격공병 소대를 보유했다. 이외에도 각종 다목적 차량을 운용했다.
결국 각 정찰대대는 독립적으로 기동하며 깊은 종심에서 약한 적의 저항을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모든 병과를 갖춘 자족적인 신속부대였음이 분명해진다. 장갑차와 대전차 화기 덕분에 장갑을 갖춘 적과도 맞설 수 있었고, 기관총 중대 덕분에 적 보병을 상대로 화력 우세를 확보하며 아군 장갑차의 전진을 엄호할 수 있었다.
공병 요소 덕분에 작은 하천, 지뢰밭, 기타 어떤 장애물도 그들의 진로를 막을 수 없었다. 기술·행정 부대 덕분에 차량은 항상 가동 상태를 유지했고, 연료가 바닥나거나 보급품·식량·탄약이 떨어지는 일도 없었다. 사실상 모든 정찰대대는 전투단(Kampfgruppe) 개념이 독일 육군의 표준이 되기 훨씬 전부터, 그 자체로 하나의 완결된 전투단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