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차 레바논 전쟁의 발발
1982년 6월 6일,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을 침공하면서 제1차 레바논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 침공의 배경에는 레바논을 거점으로 삼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이스라엘 내 군사 표적과 민간인들을 반복적으로 공격해 온 사정이 있었다. 직접적인 계기는 팔레스타인 테러범이 주영 이스라엘 대사 암살을 기도한 사건이었다. 이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레바논 기독교 세력을 동맹으로 삼아 싸웠고, 맞서는 진영에는 시리아, 팔레스타인 세력, 레바논 무슬림 세력, 그리고 각종 좌파 단체들이 있었다.
전략적 요충지 제닌
제닌 전투는 이 전쟁에서 벌어진 첫 번째 정규 교전으로, 같은 이름의 레바논 도시에서 치러졌다. 제닌은 고대부터 베카 계곡으로 통하는 길이 지나가던 전략적 요충지였으며, 지금도 그렇다. 이 때문에 시리아 육군 제424보병대대가 이 도시에 주둔하고 있었다. 6월 7일, 시리아군은 이스라엘군이 이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포착했고, 제424대대에 특공 중대들과 전차 분견대를 추가 배치해 전력을 보강했다.
이 부대들은 제닌으로 이어지는 도로변에 매복 진지를 구축했다. 6월 8일 저녁, 당시 이스라엘 국방장관 아리엘 샤론은 북부사령부에 시리아군이 레바논 영내에 진지를 구축했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제닌의 시리아군이 증강되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물론 매복의 존재조차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도시로 진입한 전차들
그럼에도 이 지역까지 진격한 이스라엘 사단은 최대한 신속히 도시로 통하는 도로들을 확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스라엘군은 교차로를 피해 기동하며 전진했고, 6월 8일 새벽 도시 근처에 접근했다. 이스라엘 지휘관은 엄호 부대를 남겨두고 나머지 병력과 함께 곧장 북쪽으로 이동했다.
엄호 부대는 시리아군을 발견하고 공격을 개시하지는 않고 사격만 가했다. 그러나 시리아군은 이스라엘 전차 두 대를 파괴했다. 한편 이스라엘 무인기가 수프 산맥을 넘어 제닌으로 향하는 시리아 부대를 발견했고, 이 부대는 이스라엘 공군의 정확한 공격을 받았다. 덕분에 제닌의 시리아군은 더 이상 증원을 받을 수 없었다. 흥미로운 점은 시리아의 대공 미사일 부대가 탐지될 것을 우려해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아침이 되자 코헨 대령이 지휘하는 이스라엘 제460기갑여단이 리타니 강을 건넜다. 제460여단은 처음에 베이루트-다마스커스 도로를 따라 이동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제닌에서의 전투가 진전되자 여단은 방향을 바꿔 도시를 방어하는 시리아군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문제는 코헨에게 보병도, 포병도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가 지닌 것은 오직 전차뿐이었다. 그가 증원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즉시 공격하라는 명령뿐이었다.
코헨은 결국 자신의 제198대대 소속 한 개 중대를 전투에 투입했다. 이스라엘 전차들이 도심에 진입하자 휴대용 대전차 로켓의 공격을 받았지만 큰 손실은 입지 않았다. 개입을 시도한 시리아 T-62 전차 세 대는 즉시 파괴되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전차들은 새거(Sagger) 대전차 미사일로 무장한 시리아 특공대의 공격에 직면했고, 이 미사일 공격으로 이스라엘 전차 세 대가 격파되었다.
새로운 공세
이러한 전황 이후 이스라엘 지휘관은 후퇴하여 시리아군이 움켜쥔 도시 양 끝에 진지를 구축했다. 코헨은 또 다른 부대인 제196대대를 전선으로 투입했다. 그러나 판단 착오로 인해 한 개 부대가 잘못된 위치로 이동해 시리아 전차의 포화에 노출되었고, 이스라엘 전차 두 대가 파괴되었다. 나머지 병력은 그 자리에 머물며 도시 공격 명령을 받은 다른 이스라엘 부대에 엄호 사격을 제공했다.
나머지 이스라엘 부대들이 다시 돌진했다. 마오르 대위의 중대는 도시 인근 후나 마을을 점령했고, 그와 그의 전차는 완벽하게 준비된 진지에 매복해 있던 시리아 T-62 전차 여섯 대를 파괴했다. 그러나 곧이어 마오르의 전차가 시리아 전차의 치명타를 받았다. 전차 안의 승무원 전원이 전사했고, 시리아 전차 역시 잠시 후 파괴되었다.
밤이 되어도 전투는 계속되었다. 그런데 이스라엘 전차승들이 전차에서 내려 보병으로서 싸워 시리아 특공대를 격파하고 도시를 점령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제닌 함락 소식은 시리아의 지도자 하페즈 알아사드로 하여금 제3기갑사단과 특공 대대들을 이 지역으로 파견하게 만들었다. 동시에 레바논에 대공 미사일 진지 다섯 곳을 추가 배치했는데, 이로써 총 19개 진지가 배치되었다.
전투의 결과
6월 9일, 이스라엘은 '몰 크리켓 19' 작전을 개시해 최소 82대의 시리아 항공기를 격추하고 29개 대공 미사일 진지를 파괴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손실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제닌 전투에서 이스라엘군은 6명이 전사했다. 전차 네 대가 파괴되고 다섯 대가 손상되었다. 시리아 측은 이스라엘 전차 10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리아는 전차 20대를 잃었고 4대가 추가로 손상되었다. 장갑차 세 대도 파괴되었으며, 시리아 특공 부대 하나는 궤멸적인 피해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