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플루토 프로젝트: 냉전 시대의 핵추진 초음속 크루즈 미사일 'SLAM'

플루토 프로젝트: 냉전 시대의 핵추진 초음속 크루즈 미사일  SLAM

'플루토 프로젝트(Project Pluto)'는 냉전 시대 적국을 전멸시키기 위해 개발된 수많은 계획 가운데 하나였다. 그 목표는 원자로로 구동되는 램제트 엔진에 의해 아주 오랫동안 비행할 수 있는 비행체 겸 미사일, 즉 '드론'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핵으로 데우는 램제트 엔진

1957년 초, 미 공군은 로렌스 방사선 연구소(Lawrence Radiation Laboratory)에 핵열 램제트(nuclear-heated ramjet) 개발 연구를 의뢰했다. 램제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V-1 비행폭탄에 사용된 엔진과 유사한 방식으로, 외부 공기를 흡입해 가열한 뒤 노즐을 통해 고속으로 분사하며 추력을 얻는 구조다.

수개월간 하늘을 나는 원자로

'초음속 저고도 미사일(SLAM, Supersonic Low Altitude Missile)'이라 불린 이 무기의 원자로는 작으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나야 했다. 최소 1만 1,000km 이상을 비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자로는 수개월 동안 작동할 수 있었고, 이는 미사일 드론 역시 그만큼 오랫동안 하늘을 날며 목표물을 기다릴 수 있다는 뜻이었다.

원자로는 저공에서 초음속 비행을 가능하게 해야 했고, 이를 위해서는 금속이 녹아버리는 극한의 온도까지 견뎌야 했다. 이에 따라 세라믹 기술이 도입되었고, 코어에는 연필심 크기의 핵연료봉이 장착되었다.

오늘날 크루즈 미사일의 조상

두 가지 시제품이 제안되었지만 최종적으로 채택된 것은 SLAM이었다. SLAM은 현대 순항미사일(크루즈 미사일)의 조상이자, 원격으로 유도되는 일종의 드론이었다. 램제트를 가동하기 위해 지상에서 관용 로켓 엔진으로 발사되었으며, 이 로켓 부스터는 이륙 후 분리되었다. 미사일이 목표 고도와 속도에 도달하면 원자로가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했다.

SLAM은 명령을 받을 때까지 지구 상공을 선회할 수 있었고, 다수의 핵탄두를 탑재했다. 탄두를 모두 발사한 뒤에도 소련 영토 상공을 계속 날며 자신의 원자로에서 배출되는 핵폐기물로 적 도시들 위에 방사성 물질을 살포할 예정이었다. 마침내 핵연료 고갈이나 다른 이유로 추락할 때에도 그 지점에서 또 한 번의 방사능 오염을 일으키게 되어 있었다.

프로그램의 종말: 어려움이 아니라 두려움

1961년 봄, 첫 번째 성공적인 원자로 토리 IIA(Tory IIA)가 가동되었고, 3년 뒤에는 대폭 개선된 토리 IIC(Tory IIC)가 등장했다. 그러나 1964년 미 펜타곤은 프로그램 포기를 결정한다. 원인은 기술적 어려움이 아니라 두려움이었다. SLAM에 대한 방어 수단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만약 소련이 유사한 무기를 건설할 경우 미국 역시 파괴될 수밖에 없다는 공포였다. 게다가 이미 생산되기 시작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더 저렴하고 '정통적인' 파괴 수단이었다.

플루토 프로젝트: 냉전 시대의 핵추진 초음속 크루즈 미사일  SLAM

플루토 프로젝트: 냉전 시대의 핵추진 초음속 크루즈 미사일  SLAM

플루토 프로젝트: 냉전 시대의 핵추진 초음속 크루즈 미사일  SLAM

글: 판텔리스 D. 카리카스(Pantelis D. Karyk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