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아즈텍과 잉카를 멸망시킨 스페인 장군"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들 문명을 무너뜨린 것은 스페인 왕실이 임명한 정식 장군이 아니라, 개인적인 탐험과 약탈을 목적으로 신대륙에 건너간 콩키스타도르(정복자)들이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에르난 코르테스(Hernán Cortés)와 프란시스코 피사로(Francisco Pizarro), 이 두 사람입니다.
아즈텍 제국의 멸망 — 에르난 코르테스
1519년, 코르테스는 약 500여 명의 병력과 말, 그리고 소수의 화기를 이끌고 현재의 멕시코 해안에 상륙했습니다. 그는 내륙으로 진군해 아즈텍 제국의 수도 테노치티틀란에 입성했고, 황제 몬테수마 2세를 사실상 인질로 삼아 지배권을 장악하려 했습니다.
처음에는 원주민들의 반격으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코르테스는 인근 원주민 세력과의 동맹을 통해 세력을 회복했고, 1521년 마침내 테노치티틀란을 함락시키며 아즈텍 제국의 역사를 끝장냈습니다.
잉카 제국의 멸망 — 프란시스코 피사로
잉카 제국의 최후를 연 사람은 피사로입니다. 1532년, 그는 약 180명 남짓한 병력으로 현재의 페루 북부 카하마르카에서 잉카 황제 아타왈파를 기습적으로 포획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시 잉카 제국은 황위 계승 전쟁 직후 혼란에 빠져 있었고, 유럽에서 건너온 천연두가 이미 사회 전반을 황폐화시키고 있었습니다. 피사로는 이러한 내부 분열을 교묘히 이용했으며, 아타왈파가 처형된 뒤 1533년 수도 쿠스코를 점령하며 잉카 제국을 사실상 무너뜨렸습니다.
결정적 역할을 한 숨은 변수들
두 정복자의 성공에는 몇 가지 공통된 요인이 있었습니다. 첫째, 코르테스에게는 아즈텍의 지배에 반감을 품던 틀락스칼란족 같은 원주민 동맹군이, 피사로에게는 잉카 내부의 권력 다툼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테노치티틀란 공방전 당시 전투 병력 대부분은 원주민 동맹군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둘째, 유럽인들이 옮긴 천연두·홍역 같은 전염병이 원주민 인구를 급감시키며 저항 능력을 갉아먹었습니다. 셋째, 강철 무기와 말, 그리고 총기가 극소수였음에도 심리적 충격과 군사적 우위를 안겨주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아즈텍과 잉카의 멸망은 단순히 두 명의 정복자의 무공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원주민 동맹의 힘, 전염병, 내부 분열이라는 복합적 요인이 얽힌 결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