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카는 의심할 여지 없이 러시아인과 폴란드인이 가장 사랑하는 술입니다. 폴란드인들은 자신들이 증류주를 처음 만들었다고 주장하지만, 러시아인들은 이 술을 자신들이 발명했다고 내세웁니다. 과연 이 오랜 논쟁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1978년, 폴란드 인민공화국은 국제 중재 기구에 "보드카"라는 명칭의 사용권을 폴란드에 부여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습니다. 폴란드 측은 자신들이 이 활력을 주는 술의 발명자이며, 러시아인들은 폴란드의 성과에 영감을 받았을 뿐이라며 자신들의 권리를 정당화했습니다.
폴란드의 주장
마리우시 시비데르(Mariusz Świder)는 저서 『우리가 러시아를 건설했다』에서 13세기 폴란드인들이 곡물로 만든 알코올을 약용 목적뿐만 아니라 오락용으로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합니다. 이 술은 '아쿠아 비타에'(라틴어 acqua vitae, "생명의 물")라 불렸습니다.
증류주의 새로운 활용법을 개척한 폴란드인들은 14세기에 이 술에 "보드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용어가 처음 등장하는 문서는 1405년 산도미에시(Sandomierz) 법원 기록입니다. 1534년에는 포돌레 총독 얀 텐친스키(Jan Tęczyński)의 시종 스테판 팔리미에시(Stefan Falimirz)가 저서 『약초와 그 효능에 관하여』에서 무려 72가지 종류의 보드카를 언급했습니다. 이 허브 틴크처들은 각종 질환의 치료제로 권장되었습니다.

스테판 팔리미에시의 『약초와 그 효능에 관하여』 — 증류주라는 의미로 '보드카'라는 단어가 처음 언급된 저작
폴란드인들은 세계 최초로 산업 규모의 주류 증류소를 설립한 선구자이기도 했습니다. 1782년 바체프스키(Baczewski) 가문이 리비우(Lviv)에 세운 것이 그것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폴란드산 술은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심지어 제국 황실 구성원들도 고객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바체프스키 가문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공식 납품업체로 지정되기까지 했습니다.
마리우시 시비데르는 보드카의 발명을 동포들의 공으로 돌리면서도, 러시아인들이 "이 발명을 한층 다듬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반박
물론 소련은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 폴란드의 움직임에 좌시할 수 없었고, 러시아인들이 이 경쟁에서 폴란드인들을 앞섰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역사가이자 작가인 빌리암 포흘롭킨(William Pochlobkin)에게 애정하는 술의 뿌리를 조사하는 임무가 맡겨졌고, 그는 곧 12세기부터 루스(Rus) 지역에서 증류주가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문서들을 제시했습니다.
러시아인들은 1386년 제노바 사절단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아쿠아 비타에의 치유 효능을 소개하면서 술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이 발명에 큰 감동을 받지 않았는데, 이미 14세기 30년대부터 크렘린궁 안 추도프 수도원의 수사들이 꿀술(미드)과 각종 주류를 생산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인들은 대규모 주류 생산 체계를 갖추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하여 10년 뒤, 크렘린의 특사들이 이탈리아의 수도원들을 방문해 수사들이 사용하는 생산 공정과 설비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빌리암 포흘롭킨은 자국민들이 15세기 후반에 보드카를 발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이 술의 본격적인 대량 생산은 1478년에 시작되었으므로 폴란드보다 앞선 것입니다. 실제로 16세기 초에 모스크바를 찾은 스웨덴인들이 현지에서 주류를 구입해 귀국 후 가족들에게 선보였다고 합니다.
타협의 결말
양측의 주장을 검토한 끝에, 재판부는 보드카의 발명자를 러시아인으로 인정하고 소련에 "보드카"라는 명칭의 사용권을 부여했습니다. 물론 폴란드에도 동일한 권리가 주어졌습니다. 이렇게 타협이 이루어졌고, 오늘날 폴란드와 러시아의 고도주 생산자들은 모두 이 결정을 기꺼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업가들은 누가 먼저였는가 하는 논쟁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차르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보드카 생산자 중 한 명은 폴란드인 알폰스 코지에우포클레프스키(Alfons Koziełł-Poklewski, 1809~1890)였습니다. 그는 우랄산맥 너머 지역에 당시 최대 규모의 증류소를 설립했으며, "전매왕"과 "보드카 장군"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그의 제품은 국내외 박람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볼셰비키 혁명 이후 코지에우 회사는 국유화되었지만, 소련 붕괴 후 다시 민간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새 소유주는 창업자를 기리기 위해 "포클레프스키(Poklewski)" 보드카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알폰스 코지에우포클레프스키는 19세기 시베리아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가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판매량 기준으로 가장 인기 있는 보드카 브랜드는 "스미르노프(Smirnoff)"로, 수년째 국제 순위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습니다. 러시아 외부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러시아 보드카는 "스톨리치나야(Stolichnaya)"입니다. 우크라이나의 "호르티차(Khortytsya)"가 3위를 차지했고, 폴란드의 "주브루프카(Żubrówka)"는 4위에 올랐습니다.
러시아인들은 이 술의 새로운 종류를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매장 진열대에서는 지리 애호가를 위한("칼리닌그라드", "아르한겔스카", "바이칼", "사마르스카"), 천문학 애호가를 위한("유피테르", "스푸트니크", "콘스텔라치온"), 역사·문학 애호가를 위한("이반 수사닌", "뵤르킨", "코지마 프루트코프") 보드카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가장 비싼 제품은 스바로브스키 크리스털로 장식된 금도금 병에 담긴 "OVAL Swarovski Crystal"로, 약 7천 달러에 거래됩니다.
참고 문헌
- Mariusz Świder, 『Jak zbudowaliśmy Rosję』, Fronda, 2021.
- В.В. Похлёбкин, 『История водки』, Центрполиграф, 2005.
- Б. Родионов, 『История русской водки от полугара до наших дней』, Эксмо,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