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갑니다. 그런데 지금 서방과 러시아는 완전히 다른 미디어 세계에 살고 있는 듯합니다. 과연 우리 역시 선전(propaganda) 버블 속에 있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요?
전쟁은 대체로 예측 불가능하지만, 최근 몇 달간 진행된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서 한 가지는 확실하게 드러났습니다. 바로 동일한 사건에 대해 거의 완전히 다른 해석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측이 마리우폴의 산부인과 병원이 러시아군에 폭격당했다고 보도했을 때, 러시아는 즉각 해당 시설이 '정당한 군사 표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폭격은 국제통신사 AP 기자들의 취재, 위성 사진,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의 확인으로 뒷받침된 사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주재국 러시아 외교관은 TV 방송에서 우크라이나가 배우들을 동원해 부상자를 연기하는 '전쟁 선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렇다면 누구를 믿어야 할까요? 기자들은 정보의 숲에서 알곡과 겨를 가리려 애쓰고 있지만, 그럼에도 서방 언론에도 우크라이나 분쟁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와 허위 정보가 존재합니다. 우리가 그리고 있는 전쟁의 모습은 정확한 것일까요? 그리고 스스로 선전 버블 속에 살고 있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100% 진실 보장은 없다
저널리즘에 100% 진실 보장은 존재하지 않지만, 정보의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럿 있습니다. 암스테르담 대학교의 라디오·텔레비전 역사학 객원교수 휩 베이페스(Huub Wijfjes)는 무엇보다 언론의 평판을 기준으로 삼으라고 조언합니다. 논쟁적인 주제에 대해서도 신뢰할 만한 뉴스를 제공해온 '전통적으로' 검증된 매체를 찾아보라는 것입니다.
"예컨대 한 신문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뉴스를 전달한다면 독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즉, 확인된 정보만 팩트로 제시하고, 여러 개의 (독립적인) 출처를 활용하며, 주장을 이중으로 검증하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기사가 어떻게 작성되었는지 그 과정이 명확해야 합니다." 이러한 '익숙함'의 원칙은 개별 기자에게도 적용됩니다. 이전에 좋은 보도를 남긴 기자라면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언론을 순진하게 믿어야 할까요? 과거의 성공이 현재의 완벽한 보도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베이페스 교수는 언론을 감시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도 소개했습니다. 많은 매체에 설치된 독자 옴부즈맨에게 의견을 보내거나, 항의 절차를 밟거나, 반박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민으로서 참여할 수 있고, 많은 경우 저널리즘 과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실제로 그런 권리를 활용할까? 그건 두 번째 문제죠. 언론은 조작됐고 상명하복식 통제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같은 정치인을 믿으면서, 정작 자신의 시민적 권리는 활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때때로 어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물론 우크라이나의 선전 역시 서방까지 전해집니다. 게다가 서방 정치권, 기업, 스포츠계의 PR 공세도 한몫합니다. "기자들이 그런 홍보에 넘어갈 자유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위로부터의 '관리'와는 다릅니다. 사실 기자들은 홍보 압력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닙니다. PR 폭풍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정치권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가 여전히 언론에 실린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에 민주적인 뉴스 체계가 존재한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베이페스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매체마다 같은 뉴스에 대해 서로 다른 접근 방식, 심지어 상반된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베이페스 교수에 따르면 이 역시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언론의 징후입니다. "우리 언론 보도에서 러시아 입장이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원한다면 러시아의 입장을 옹호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러시아 내 상황과는 정반대입니다.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를 축출하기 위한 '특별 군사 작전'이라는 공식 표현만 허용되며, 이 분쟁을 '전쟁'이라고 부르는 것만으로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틱톡 전쟁
소셜 미디어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 소식으로 넘쳐납니다. 최전선 병사들의 생생한 목격담부터 전쟁 지역 시민들의 증언까지요. 일부에서는 이 분쟁을 동명의 소셜 플랫폼에 빗대어 '틱톡 전쟁(TikTok War)'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마리케 카위페르스(Marieke Kuypers)는 주로 틱톡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측의 발신 내용을 추적했고, 전쟁 관련 허위 정보가 곳곳에 퍼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녀는 직접 수행한 팩트체크 결과를 플랫폼에 공유하고 있습니다.
"수년 전 다른 분쟁에서 나온 폭발 장면이나, 심지어 게임 속 '전쟁 영상'을 본 적도 있습니다. 그 이미지들은 확대되거나 어둡게 처리되어 가짜라는 사실을 거의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런 게시물 중 일부는 분쟁에 이해관계가 있는 세력이 유포한 것이지만, 사람들의 정보 갈증을 이용해 조회수와 이익만 챙긴 개인들에게서 나온 경우도 많았습니다.
카위페르스는 또한 틱톡이 사용자의 세계관에 맞는 정보를 위주로 공급한다는 점도 주목했습니다. 소셜 미디어에 대한 대표적인 비판이기도 한 부분입니다. 그녀는 팩트체크를 올리는 계정 하나와, 가짜 뉴스를 탐지하면서 자신 말로는 가능한 한 많은 음모론을 팔로우하는 또 다른 계정, 이렇게 두 개의 틱톡 계정을 운영합니다. 후자의 계정에서는 다른 계정에서는 볼 수 없었던 푸틴 팬덤 영상이 피드에 등장했다고 합니다.
허위 정보와 상충하는 메시지는 결국 정보 전반에 대한 회의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서방의 많은 사람들이 푸틴의 주장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수십 번째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접한 뒤에는 '이제 모르겠다,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는 식의 반응이 나오곤 합니다. 혹은 사람들이 특정 사건에 대한 상반된 두 해석의 딱 한가운데, 어정쩡한 중간 지점에 앉기도 하는데요. 사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정보 버블'에서 벗어나는 방법
'정보 버블'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카위페르스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당신이 보는 메시지의 배열은 알고리즘이 결정하며, 알고리즘이 당신이 좋아할 만하다고 판단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정 인물을 팔로우하지만, 노출 순서는 댓글과 좋아요 수에 따라 좌우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버블이 정말 당신만의 것인지 스스로 되묻게 됩니다. 때로는 특정 추천을 켜거나 끄거나, 더 보고 싶은 콘텐츠와 덜 보고 싶은 콘텐츠를 플랫폼에 알릴 수 있습니다. 주도권을 조금이라도 되찾고 싶다면 플랫폼의 작동 방식을 깊이 파악하세요. 시청 시간과 게시물 공유 횟수는 모두 기록됩니다. 정말 화가 나는 영상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면, 그런 영상이 더 많이 공급될 가능성이 큽니다. 피드에 더 많은 다양성을 원한다면, 평소 팔로우하지 않는 사람들의 영상을 끝까지 시청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