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기에, 대체의학을 금기의 영역에서 꺼내야 할 때다. 이것이 민족학자 페터 얀 마르흐리(Peter Jan Margry, 메르텐스 연구소)의 견해다. 저서 『치유와 대체 치유(Healing and Alternative Healing)』에서 그는 이 현상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요가, 명상, 마음챙김(mindfulness)은 요즘 매우 인기가 높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는 정보가 넘쳐나는 사회에서 매일 겪어야 하는 온갖 자극으로부터 벗어나 스트레스에 맞서는 방법이다. 실제로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환자나 중증 치료를 받아야 하는 암 환자를 요가 학교로 보내는 의사들도 있다.
이런 이완 기법은 레이키, 침술, 아유르베다처럼 동양 의학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서구 세계에서 이들은 '대체(alternative)' 영역의 일부로 간주되며, 정규 생물의학과 정면으로 대립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서구에서 경험하는 정규 의학과 비정규 의학 사이의 이 큰 대조는 사실 문화적으로 형성된 것임이 드러났다.
서구적 관점
바로 이 점이 문화과학자인 마르흐리에게 흥미로운 대상이 된다. 그는 최근 발간된 메르텐스 연구소 신년호에서 문화적 관점에서 네덜란드의 '대체' 의학을 조사했다. "서구 세계에서는 생물의학이 가장 중요한 의학 분야라는 것이 분명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우리의 관점입니다. 중국에서 침술은 정규 의학의 일부이고, 인도의 아유르베다 의학도 마찬가지죠."
마르흐리에 따르면 무엇을 대체로, 무엇을 정규로 규정하는가에 대해서도 시간에 따른 변화가 있다.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물리치료도 대체의학이었지만, 이제는 모두가 당연한 것으로 여깁니다. 카이로프랙틱은 아직 그 중간 어딘가에 있지만 그것도 변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이미 사실상 정규가 됐습니다."
'대신'이 아니라 '나란히'
더 넓은 관점에서 보면 '대체(alternative)'라는 용어 자체가 당연한 것이 아니다. 마르흐리가 책 제목에 이 단어를 따옴표로 묶은 이유 중 하나이며, 그는 이 문제에 아예 한 장 전체를 할애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용어가 더 이상 오늘날의 실제와 맞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대체'는 '정상' 의학 대신 쓰이는 의학을 뜻하는 듯 들리지만, 메르텐스 패널 참가자 133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환자들이 주로 두 가지를 나란히 병행해 사용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조사 대상자들은 '대체' 의학을 많이 이용했지만, 아무도 중병을 고치기 위해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암 환자 두 명이 언급했는데, 바로 힘든 의학적 치료를 정신적으로 견디기 쉽게 하기 위해서였죠. '보완(complementary)'이 실제로 더 적절한 용어입니다. 2016년 출간된 『보완 치료법 핸드북(Handboek Complementary Treatment Methods)』에서도 이 단어를 쓰고 있으며, 거기서는 '의학(medicine)'이라는 표현마저 빠졌습니다."
양극화된 이미지
마르흐리에 따르면 '보완'이라는 개념이 아직 정착하지 못한 것은 네덜란드에서 미신반대협회가 강한 입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매우 양극화된 그림을 그립니다. 입증되지 않은 것은 무엇이든 싫어하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흑백으로 나뉘지 않습니다. 생물의학 세계에서도 모든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며, 정규 의학에서의 사고가 대체 영역보다 적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대체의학과 정통의학의 경계선은 생각만큼 쉽게 그을 수 없는 것입니다."
네덜란드 대체 치유 시장의 규모도 상당히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미신반대협회에 따르면 인구 중 대체의학 이용 비율은 5%에 불과한데, 마르흐리는 이렇게 반박한다. "이 수치는 통계청(CBS) 설문에 근거한 것인데, 그 정의는 상당히 낡았습니다. 예컨대 '치유사(healer)를 찾아간 적이 있는가?'라고 묻는데, 그 표현만으로도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의 상당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통계청이 대체의학의 오래된 영역만 조사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1960년대부터 이어져 온 장기 조사이기 때문이죠. 그동안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메르텐스 패널 결과가 훨씬 높게 나온 것도 그에게는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주변 국가들은 모두 50% 안팎이고, 독일은 70~80%에 이릅니다. 네덜란드만 우투릭스 마을처럼 예외일 리 없죠." 그 자신은 네덜란드의 비율을 35%로 추산한다. "보수적인 추산입니다. 메르텐스 패널 수치는 네덜란드 인구 전체를 대표하지 않습니다. 패널 구성원은 교육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고, 젊은 층이나 이민 배경을 가진 사람은 적습니다."
이제는 금기가 아닌 화두
마르흐리는 책을 위해 일반의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이 환자에게 처방하는 약과 치료법의 50% 이상이 입증되지 않은 것입니다." 그는 2017년 10월 일반 진료에서의 비정규 치료법을 다룬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수치를 근거로 제시한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정규 의학과 대체 의학이 이미 손잡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사람들이 '통합의학(integrative medicine)'이라 부르는 것처럼요. 하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아직도 커다란 금기입니다. 물론 전부가 그렇진 않습니다. 요가는 이미 매우 보편화됐고 마음챙김은 비즈니스 도구가 됐으니까요. 그러나 사회가 부여하는 엄청난 중요성, 그리고 생물의학이 모든 불편을 치료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감안하면, 이제 대체의학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편집자 주: 마르흐리는 대체의학이 금기의 영역에서 벗어나 공론화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연구자는 자신이 대체의학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아니라고 강조한다. "관련 기사가 나오면 반대파는 모든 것을 비난하고 찬성파는 모든 것을 미화합니다. 이 주제를 연구하면 곧 조롱거리가 되는데,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저 논쟁의 문을 열어놓으려는 것뿐입니다. 이 현상이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싶습니다. 더 많이 이야기되고 더 많이 연구되어야 합니다. 이민 문화 전체가 저마다의 대체 치유 영역을 갖고 있는데, 우리는 그것에 대해 사실상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것도 반드시 바뀌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