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5000만 명의 삶의 터전, 나일 삼각주가 가라앉고 있다

나일강이 없었다면 이집트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현대의 나일강은 수천 년간 이집트 대지를 흘러오면서 물뿐만 아니라 모래, 미사, 점토 같은 퇴적물도 함께 실어 날랐습니다. 바로 이 퇴적물 덕분에 나일 삼각주가 형성되었고 오늘날까지 그 모습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만약 퇴적물 공급이 줄어든다면 어떻게 될까요?

현재 직면한 문제

나일강에 관해서는 앞선 기사에서도 다룬 바 있습니다. 나일 삼각주 전체가 가라앉고 있는데, 그 주요 원인 중 하나는 1964년부터 상류의 댐이 상당량의 퇴적물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삼각주의 퇴적층은 위에 쌓인 퇴적물의 압력으로 층 사이의 물이 짜여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내려앉기도 합니다.

이것만이 문제였다면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었겠지만, 삼각주 퇴적층에는 산화되며 서서히 사라지는 유기물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삼각주는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지역에서는 석유와 천연가스까지 채굴되고 있습니다. 지중해에서도 해수면이 상승하는 상황이라 문제는 한층 복잡해졌습니다.

4000년 전부터 시작된 퇴적물 부족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의 닉 마리너(Nick Marriner)와 동료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미 4000년 전부터 삼각주로 유입되는 퇴적물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연구팀은 현재 5000만 명이 거주하고 이집트 식량의 60%를 생산하는 광활한 나일 삼각주의 194개 지점에서 퇴적물을 조사했습니다. 8000~4000년 전에는 나일강이 훨씬 많은 퇴적물을 삼각주로 운반했습니다. 위치에 따라 연간 0.03~4.5mm씩 자연적으로 가라앉던 삼각주도, 쌓이는 퇴적물이 가라앉는 속도보다 많았기 때문에 충분히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약 4000년 전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천문학적 요인에 따른 기후 변화가 일부 작용했는데, 열대수렴대(ITCZ)가 남쪽으로 이동한 것이 그 예입니다. 마리너는 "ITCZ는 일종의 몬순 비 벨트"라며 "홀로세 초기와 달리 ITCZ가 에티오피아 고원[나일 강물의 일부가 공급되는 지역] 위에 머무는 기간이 짧아지면서 퇴적물 생산량이 줄었다"고 설명합니다. 반면 북쪽에 머물렀던 홀로세 초기의 ITCZ는 잘 알려진 '녹색 사하라' 시대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두 번째 원인은 고대 이집트인들이 나일강 물의 일부를 관개에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인류는 역사 초창기부터 퇴적물 부족 사태를 한층 악화시킨 셈입니다.

지반 침하

퇴적물 부족은 이제 퇴적물 공급으로 상쇄되지 않는 침하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침하는 해안 근처의 석호에서 가장 심하며, 내륙 지역에서는 지반이 거의 가라앉지 않습니다. 마리너는 "가장 최근의 퇴적물은 현재 하구 주변에 쌓인다"며 "연구에 따르면 퇴적물은 퇴적된 직후 수십 년에서 수백 년 사이에 가장 빠르게 부피를 잃는다"고 말합니다.

게다가 많은 석호는 플라이스토세, 즉 빙하기가 반복되고 강들이 지형 깊숙이 골을 파놓았던 홀로세 이전 시대의 옛 골짜기 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깊게 패인 이 지형은 홀로세에 퇴적물로 메워졌습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두꺼운 퇴적층이 쉽게 가라앉는 것입니다.

결론

두 가지 중요한 결론이 도출됩니다. 마리너는 "나일 삼각주는 자연적인 퇴적물 공급의 기후 주도 변화와 인간 활동의 영향으로 인해 상당히 오랜 기간 취약성을 겪어 왔다"고 말합니다. 해수면 상승과 화석연료 채굴 같은 비교적 최근의 변화까지 겹치면서, 나일 삼각주, 그리고 그곳에 살아가는 수백만 명의 삶의 터전은 갈수록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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