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흑사병)가 런던을 휩쓸던 시기에 도시의 거리가 평소보다 더 깨끗했거나, 반대로 더 심하게 오염되었다는 역사적 증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거리의 청결은 페스트 확산과 무관했다
많은 사람들이 비위생적인 도시 환경이 질병을 부채질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페스트의 경우 상황이 달랐습니다. 페스트는 쥐에게 기생한 벼룩이 옮기는 페스트균(예르시니아 페스티스)을 통해 전파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감염된 쥐와 벼룩이 매개체 역할을 했기 때문에 거리를 얼마나 깨끗하게 유지하느냐는 질병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벼룩은 집 안부, 선적된 화물, 곡물 저장고 등 다양한 경로로 이동할 수 있었고, 이는 거리 위생 수준과는 별개의 문제였습니다.
당대 사람들의 오해
17세기 런던 사람들은 악취와 '나쁜 공기(miasma, 미아즈마)'가 질병의 원인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향료를 태우거나 길가에 불을 피우는 등 대책을 세우기도 했지만, 진짜 원인이 설치류와 벼룩이라는 사실은 훨씬 후대에야 밝혀졌습니다.
결론
페스트 유행 당시 런던 거리의 청결 상태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며, 설령 거리가 더 깨끗했더라도 벼룩과 쥐을 통한 감염 경로 자체는 차단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페스트 확산을 막으려면 거리 청소보다 쥐 개체수 관리와 감염자 격리가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었던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