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주의 대신 입헌군주제를 선택한 잉글랜드
잉글랜드(영국)는 역사적으로 한 번도 절대주의 국가였던 적이 없습니다. 절대주의(Absolutism)란 군주 한 사람이 국가의 모든 권력을 독점하고, 어떤 견제 장치도 받지 않는 통치 형태를 말합니다. 프랑스의 루이 14세가 '짐이 곧 국가다(L'État, c'est moi)'라고 선언했던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오늘날 영국은 입헌군주제(constitutional monarchy) 국가로, 군주가 모든 권력을 쥐고 있지 않습니다. 권력은 군주, 정부(내각과 의회), 그리고 국민 사이에 분배되어 있습니다.
잉글랜드가 절대군주제로 가지 않은 이유
잉글랜드에서 왕권이 일찍부터 제약을 받은 데에는 몇 가지 중요한 역사적 계기가 있습니다.
첫째, 마그나카르타(1215년)입니다. 존 왕의 전횡에 맞서 귀족들이 강제로 체결시킨 이 문서는 '왕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을 처음으로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둘째, 의회의 성장입니다. 잉글랜드에서는 세금 부과 등 국정 운영에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관행이 일찍부터 정착되었고, 이를 통해 귀족과 평민 대표들이 왕권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셋째, 명예혁명(1688년)입니다. 제임스 2세의 전제적인 통치에 반발하여 벌어진 이 혁명 이후, 1689년 권리장전(Bill of Rights)이 제정되면서 군주의 권한은 법과 의회에 의해 명확히 제한되었습니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사실상 입헌군주제로 확립되었습니다.
입헌군주제에서의 권력 분배
현대 영국의 정치 구조에서 군주는 국가의 상징적 원수일 뿐, 실질적인 통치 권한은 민선 의회와 그로부터 신임을 얻은 내각이 행사합니다. 즉, 권력은 군주·정부·국민에게 나뉘어 있으며,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잉글랜드가 절대주의 국가가 되지 않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 마그나카르타부터 명예혁명에 이르기까지 수백 년간 법과 의회를 통해 왕권을 견제해 온 역사적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