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연합군과 독일군이 사활을 건 '갈리시아의 돌' – 제2차 세계대전을 좌우한 텅스텐 전쟁

제2차 세계대전의 운명은 전선에서만 갈리지 않았습니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 즉 희귀 광물을 둘러싼 치열한 자원 전쟁 역시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무대였습니다. 스페인 작가 후안 에스라바 갈란(Juan Eslava Galán)은 그의 저서 『공포의 시대』에서 당시 갈리시아의 한 촌부에게 벌어진 기묘하면서도 실화 같은 일화를 소개합니다.

어느 날, 마른풀을 베려고 도구를 챙기던 갈리시아의 한 촌부 앞에 호화로운 승용차 한 대가 멈춰 섰습니다. 차에서는 지역 상인 두 명과, 우아한 외투에 챙 모자를 쓴 신사 한 명이 내렸습니다.

그 촌부와 아는 사이였던 중개상들은 다가가 말했습니다. 저 신사(훗날에야 독일인임이 밝혀졌습니다)가 그의 집을 사고 싶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촌부가 화를 내며 쫓아내려 하기 전에, 그들은 재치 있게 조건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집 전체가 아니라 벽만입니다. 그는 돌을 가져가고, 당신은 새 집을 지을 수 있는 부지를 남게 됩니다. 그리고 20,000레알을 지급합니다. 그 돈이면 더 큰 집을 지을 수 있고 돈은 절반 남습니다."

촌부는 속사정을 알지 못했습니다. 몇 개의 돌에 그런 거금을 제안한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았습니다. 물론 햇빛 아래 특유의 광택을 내는 그 돌에는 분명 특별한 가치가 있었지만, 동시에 수상쩍은 구석도 있었으니까요. 결국 중개상들의 끈질긴 설득에 촌부는 응하고 만데, 며칠 뒤 독일인은 현금을 들고 나타났고 함께 온 일당은 집을 철거해 돌을 트럭에 가득 싣고 떠났습니다.

그렇다면 촌부의 집을 지탱하던 그 돌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볼프람, 즉 텅스텐(Wolfram·Tungsten)이 다량 함유된 돌이었습니다. 독일군은 이 광물을 대전차 포탄의 탄두와 기갑 장비의 장갑 강화에 활용했습니다. 전략 물자가 극도로 부족했던 나치 독일 입장에서 갈리시아의 이 희귀 광물은 그 어떤 무기 못지않게 소중한 전쟁 자원이었던 것입니다.

연합군과 독일군이 사활을 건  갈리시아의 돌  – 제2차 세계대전을 좌우한 텅스텐 전쟁

독일이 먼저 시장을 선점한 뒤, 연합군이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면서 텅스텐 가격은 폭등하여 킬로그램당 243페세타에 이르렀습니다. 양 진영은 서로보다 많은 텅스텐을 확보하기 위해 사실상의 입찰 전쟁을 벌였고, 연합군이 매집하는 만큼 독일에 흘러가는 물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노린 것이었습니다. 참고로 현재까지도 생산량 기준으로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텅스텐 광산이자, 유럽에서는 세 번째 규모의 생산지로 꼽히는 곳이 바로 로스 산토스(Los Santos, 살라망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