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건국 신화에 따르면, 로마의 창건자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암늑대의 젖을 먹고 자랐습니다. 마르쿠스 테렌티우스 바로(Marcus Terentius Varro)가 기록한 바에 따르면 두 쌍둥이는 기원전 771년 3월 24일에 태어나 테베레 강(Tiber River)에 버려졌고, 강물은 이들을 국회의사당과 팔라티노 언덕 사이에 자리한 벨라브룸(Velabrum) 늪지로 떠밀어 보냈습니다.
그곳에서 암늑대가 쌍둥이를 발견해 젖을 물렸고, 이후 목자 파우스툴루스(Faustulus)가 이들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그리고 그의 아내, 바로 아카 라렌티아(Acca Larentia)가 두 아이를 길러냈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이 아카 라렌티아(또는 라렌시아)에게서 전설 속 암늑대의 의인화를 읽어냅니다. 라틴어 단어 루파(lupa)가 '암늑대'와 '육체를 파는 여성'을 동시에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녀에 대해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플루타르코스조차 자신의 이야기를 '또 다른 라렌티아'의 전설과 섞어 버렸는데, 고대인들이 즐겨 다루던 서사 중 하나인 헤라클레스와 얽힌 신화가 바로 그것입니다.
전승에 따르면 아카 라렌티아는 12명 이상의 자녀를 두었습니다. 그중 한 명(어떤 전승에서는 레무스도 포함됩니다)이 죽자 로물루스가 그 빈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들로부터 프라테스 아르발레스(Frates Arvales), 즉 '아르발 형제단'이 탄생했습니다. 플리니우스가 전하는 바로는 이들은 12명의 플라멘(flamines)으로 구성된 성직자 형제단으로, 데아 디아(Dea Dia) 숭배에 봉헌되었으며, 서기 400년경 폐지될 때까지 명맥을 이어온 고대 농업의 수호 집단이었습니다.
플루타르코스가 언급했듯이, 아카 라렌티아가 묻힌 곳은 벨라브룸(Velabrum)이었습니다. 벨라브룸은 로마 포룸과 포룸 보아리움(Forum Boarium)을, 카피톨리누스 언덕과 팔라티노 언덕의 서쪽 경사면을 잇는 계곡으로, 원래는 늪지대였습니다. 흥미롭게도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이야기는 양어머니의 마지막 안식처라는 점, 그리고 또 하나의 기이한 '우연의 일치'에서 이 장소와 연결됩니다. 바로 피쿠스 루미날리스(ficus ruminalis), 즉 야생 무화과나무의 뿌리 덕분에 강 하류로 떠내려가던 쌍둥이의 바구니가 멈춘 곳이 바로 벨라브룸이라는 것입니다. 그곳은 암늑대가 젖을 물렸다고 전해지는 루페르칼(Lupercal) 동굴 근처에 있었습니다.
벨라브룸에서는 라렌탈리아(Larentalia)라는 제전도 거행되었습니다. 이 행사는 농신제 마지막 날인 12월 23일에 열렸으며, 아카 라렌티아를 기리는 의식이었습니다. 전통에 따르면 행사는 그녀가 묻혔다고 전해지는 포르타 로마눌라(Porta Romanula) 근처에서 치러졌으며, 라레스(Lares), 즉 로마 가정의 수호신들에게 경의를 표했습니다. 제사는 플라멘 퀴리날리스(Flamen Quirinalis)가 집행했는데, 그는 신격화된 로물루스, 즉 퀴리누스 신의 최고 대표자였습니다.
아울루스 겔리우스(Aulus Gellius)는 두 라렌티아의 전설을 하나로 엮어, 암늑대와 로물루스, 그리고 라렌탈리아를 서로 연관 지었습니다.
그렇다면 아카 라렌티아라는 여인은 실제로 존재했을까요?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라틴어에서 '아카(Acca)'라는 말 자체에는 뚜렷한 의미가 없지만, 산스크리트어에서 아카(akka)는 '어머니'를 뜻합니다. 즉 아카 라렌티아는 '라레스의 어머니'를 가리키는 표현일 수도 있고, 로물루스와 레무스로 알려진 조상 중 한 명을 일컫는 이름일 수도 있습니다.
한편, 로마 인근 언덕에 거주하다가 결국 로마인과 융합된 사비니족에게는 라렌타(Larenta)라는 신이 있었습니다. 이 신은 지하 세계와 그 너머의 영역에 깊이 관련된 존재였습니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이론 중 하나는 아카 라렌티아가 일종의 '어머니 여신'이라는 것입니다. 케르베로스와 같은 크톤 신(지하 신)들이 개의 모습을 취하듯, 이런 여신들은 종종 암늑대의 형상으로 표현되었다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전설에 등장하는 두 라렌티아는 실은 동일한 존재였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