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한국전쟁 항공전: 항공기를 위한 '더러운 전쟁'

한국전쟁 항공전: 항공기를 위한  더러운 전쟁

정비의 악몽, 진공관 레이더의 시대

레이더를 탑재한 항공기도 있었다. 미 해군의 더글러스 F3D 스카이나이트와 해병대의 보우트 F4U-5N 코르세르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사소한 디테일 하나가 정비 부서에 악몽 같은 나날을 안겼다. 당시 트랜지스터는 아직 존재하지 않았고, 레이더는 진공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진공관은 온도를 포함한 여러 환경 조건에 극도로 민감했다.

한국전쟁은 문자 그대로 항공기를 위한 '더러운 전쟁'이었다. 서구 전문가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전쟁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했다.

'깨끗한' 공중전과는 거리가 먼 땅

한국은 '깨끗한' 공중전이 벌어지기에 결코 비옥한 무대가 아니었다. 지면은 모래와 먼지, 반쯤 잠긴 논, 그리고 무자비할 정도로 가파른 산악지대가 뒤섞여 있었다. 기후 변화 또한 극심했다. 폭풍과 집중호우가 긴 무더위와 구름에 완전히 덮인 하늘과 번갈아 나타났다.

여기에 비행장의 열악한 여건까지 더해보라. 고르지 못한 지면은 착륙장치에 혹독한 시련을 강요했다. 정비 문제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 정비를 담당해야 할 산업 기반은 지구 반대편, 즉 미국에 있었다는 사실이 발목을 잡았다.

예상치 못한 시련, 그리고 되풀이된 실수

한국전쟁은 모두에게 뜻밖의 경험이었다. 항공 산업은 이 전쟁의 예측 불허 조건들에 의해 사실상 초토화되다시피 했다. 이처럼 가혹한 전역에 버틸 만큼 튼튼한 항공기를 만들 생각은 애초에 없었던 것이다.

더 허탈한 사실은 이 교훈이 미 공군(USAF)에 의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10년 후 베트남에서 미군 조종사들은 비슷한 문제를 다시 마주했다. 베트남 역시 험난한 나라였지만, 또 다른 방식으로 험난한 곳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베트남전 초기 몇 해 동안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기체 중 하나는 다름 아닌 1945년산 스카이레이더였다!

1953년 휴전, 각자 남겨진 교훈

한국전쟁은 1953년 7월,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한 휴전으로 막을 내렸다. 양 진영은 저마다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전쟁의 교훈을 소화하려 했다. 공산 진영은 수적 우세를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모색했고, 미국은 한국전쟁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항공기를 연구했다.

결과는 엇갈렸다. 해군은 전쟁의 교훈을 성공적으로 반영해 A-4 스카이호크를 탄생시켰지만, 공군의 F-104 스타파이터는 완전히 실패했다. F-104는 정교하면서도 연약하기 짝이 없는 항공기의 전형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