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키급 잠수함의 등장 배경
양키(Yankee)급은 1968년경 소련 해군이 취역시킨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SSBN)에 부여된 NATO 코드명이다. 소련 측 명칭은 프로젝트 667A '나바가(Navaga)'와 프로젝트 667AU '날림(Nalim)'으로, 총 34척이 건조되었다. 이 중 24척은 세베로드빈스크 조선소에서 건조되어 북방 함대에 배치되었고, 나머지 10척은 콤소몰스크나무르에서 건조되어 태평양 함대에 배치되었다. 이 함급의 네임십(1번함)은 K-137 레니네츠(Leninets)다.
양키급은 소련의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 중 최초로 미국 해군과 영국 해군의 폴라리스(Polaris) 잠수함에 필적하는 열핵 타격 능력을 갖춘 함급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성능과 운용
호텔(Hotel)급과 비교하면 양키급은 바다에서 훨씬 더 은밀하게 활동할 수 있었다. 주 무장은 사거리 1,500해리(약 2,778km)~2,500해리(약 4,630km)의 R-27 즈브(Zyb) 탄도미사일 16발이다. 수중 최고 속력은 27노트, 수상에서는 13노트였다.
냉전 말기, 전략무기제한협정(SALT)과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협상이 진행되고 노후화가 심화되면서 양키급은 소련 해군에서 퇴역했다. 긴 운용 기간 동안 유실된 함은 1986년 북대서양에서 내부 폭발과 화재로 침몰한 K-219 한 척뿐이다.
양키급의 다양한 개조형
양키급은 모두 퇴역했지만, 운용 기간 동안 여덟 가지 파생형으로 개조·활용되었다.
양키 I (프로젝트 667A)
최초의 기본형으로, 1968년 처음 취역했으며 34척이 건조되었다. R-27 즈브 미사일(NATO 코드명 SS-N-6) 16발을 탑재했고, 어뢰발사관 6문을 갖추어 53식 어뢰 18발을 운용했다. 이전 함급들이 지휘탑(세일)에 미사일을 장착했던 것과 달리, 소련 최초로 탄도미사일을 선체 내부에 수납한 것이 특징이다.
양키 II (프로젝트 667AM '나바가 M')
양키 I을 개조한 형식으로, 단 한 척인 K-140만이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R-31(SS-N-17) 12발을 탑재하도록 개조되었다. R-31은 소련 해군 최초의 고체연료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이었다. 유일한 시제품만 남았다는 점 때문에 양키 II의 역할에 관해 여러 추측이 제기되었다. 비상시 위성을 궤도에 발사하기 위한 설계라는 설, SS-N-17의 재표적 능력을 통해 항공모함 전단을 타격할 수 있었다는 설 등이 그 예다.
양키 노치 (프로젝트 667AT '그루샤')
양키 I 4척이 이 형식에 따라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으로 개조되어 1983년부터 취역했다. 탄도미사일 구획 자리에 선체 중앙을 따라 움푹 들어간 '노치(notch)' 구조를 만들어 RK-55 순항미사일 또는 추가 어뢰를 최대 40발까지 수용했으며, 533mm 어뢰발사관 8문을 갖췄다. 함수 어뢰발사관은 유지되었고, 일부 보도에 따르면 650mm 65식 중어뢰 발사 능력도 갖췄다고 한다. SS-N-21 순항미사일 추가 탑재 능력이 강조된 것으로 보아 전술 임무 또는 '제2차 타격(second strike)' 능력의 일부로 설계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 개조는 SALT 협정의 제약(탄도미사일에만 적용되고 순항미사일에는 적용되지 않음)을 우회하는 방식이기도 했는데, 아직 쓸모 있는 군사 장비를 쉽게 버리지 않는 소련의 전형적인 태도를 잘 보여준다.
개조 과정에서 선체가 12m 연장되어 전장 141.5m가 되었고, 수중 배수량은 11,500톤으로 늘었다. 공격형 잠수함(SSN)으로 분류되었지만, 대규모 미사일 운용 능력을 감안하면 순항미사일 잠수함(SSGN)으로 볼 수도 있다.
양키 사이드카 (프로젝트 667M '안드로메다')
이 역시 단 한 척에만 적용된 개조로, K-420이 핵순항미사일 발사 플랫폼으로 변환되었다. 1983년 개조가 이루어졌으며, 탄도미사일 대신 핵탄두를 장착한 Kh-90 메테오리트(SS-NX-24) 순항미사일 12발을 탑재하도록 수정되었다. SS-NX-24는 초음속 비행이 가능하고 핵탄두 2발을 장착한 실험용 순항미사일로, 육해공 공용 전략무기로 설계되었다. 같은 시대의 오스카(Oscar)급 전술 순항미사일 잠수함과는 다른 역할을 수행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미사일은 채택되지 않았고, K-420은 무장 없는 시험 플랫폼이 되었다. 수중 배수량은 13,650톤이며, 순항미사일을 수용하기 위해 양키 노치보다 더 긴 153m로 선체가 연장되었다.
양키 SSN
양키 I 16척이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SSN)으로 개조되었다. 일부는 완전히 개조되지 않아 탄도미사일 운용은 불가능했지만 '양키 SSNX'로 불렸다. 이 잠수함들은 중앙의 미사일 구획이 제거되고 함수 어뢰발사관만 남았다.
양키 포드 (프로젝트 09774 '악손')
양키 포드(양키 SSAN이라고도 함)는 소나 장비 시험에 사용된 K-403 카잔(Kazan)의 개조형이다. 빅터 III(Victor-III)급 공격잠수함처럼 방향타 상부에 통 모양 구조물이 장착된 것이 특징이며, 지휘탑 측면에도 다른 센서 시스템이 통합되었다.
양키 스트레치 (프로젝트 09774)
K-411은 양키 스트레치로 개조되어 팔투스(Paltus)급 소형 잠수정의 모함이 되었다. 개조 후 전장이 160m에 달해 양키급 중 가장 긴 함이 되었다. 양키 포드와 마찬가지로 미사일은 없었다. 임무는 해양학 연구, 수색·구조 작전, 수중 정보 수집이 혼합된 것으로 추정된다.
양키 빅 노즈 (프로젝트 09780 '악손-2')
K-403 카잔은 다시 개조되어 4세대 러시아 잠수함의 은밀성 시험에 사용되었다. 함수에 '암포라(Amfora)' 구형 안테나를 갖춘 '이르티시(Irtysh)' 소나 시스템이 설치되었다. K-415의 동일 형식 개조는 1987년 시작되었으나, 냉전 종식과 재정 부족으로 끝내 완료되지 못했다.
주요 제원
- 함종: 탄도미사일 핵추진 잠수함(SSBN)
- 전장: 132m
- 선폭: 11.6m
- 흘수: 8m
- 배수량: 수상 7,700톤 / 수중 9,300톤
- 속력: 수상 13노트(24km/h), 수중 27노트(50km/h)
- 승조원: 120명
- 운용: 소련 해군, 러시아 해군
- 건조: 34척
- 유실: 1척
- 해체: 33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