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비토리오 베네토'를 찾아서 – 지중해의 야간 추격전

 비토리오 베네토 를 찾아서 – 지중해의 야간 추격전

결정적인 순간, 항공모함 '포미더블(Formidable)'에서 이륙한 항공기들이 이탈리아 함대를 습격했다. 이탈리아군은 이를 성공적으로 막아냈고, 양측 모두 뚜렷한 피해 없이 교전이 마무리되었다. 전함 '비토리오 베네토(Vittorio Veneto)'는 물러섰지만, 커닝엄(Cunningham) 제독은 추격을 멈추지 않았다.

비토리오 베네토, 어뢰에 피격되다

포미더블 소속 뇌격기 5기가 다시 공격에 나섰고, 오후 3시 30분에는 영국 왕립공군(R.A.F.)이 고공에서 이탈리아 전함을 폭격했다. 이 공습은 직접적인 명중에는 실패했지만 이탈리아군의 대공 화력을 상공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고, 그 틈을 타 포미더블의 항공기들이 파도를 스치듯 저공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비토리오 베네토는 진로를 변경해 적에게 선미, 즉 가장 작은 표적을 내보였다. 이 순간부터 이탈리아 함대의 포문은 일렬로 날아드는 뇌격기들에게 집중되었다. 공격 편대를 이끌던 데일리엘-스테드(Dalyell-Stead) 중위는 어뢰를 발사한 직후 격추되었고, 그의 기체는 어뢰가 목표에 닿기도 전에 파도 속으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발사된 어뢰는 비토리오 베네토의 좌현을 강타해 4,000톤의 해수가 쏟아져 들어가는 거대한 구멍을 뚫었다.

전함은 처음에는 10노트, 이후 20노트의 속도를 내며 타란토(Taranto) 방면으로 침로를 잡았다. 그래도 야망 전까지 영국 함대에게 따라잡히지 않을 만큼 충분히 빠른 속도였다.

밤으로 이어진 추격전

오후 7시 30분, 즉 일몰 약 30분 후, '알바코어(Albacore)' 6기와 '소드피시(Swordfish)' 4기가 비토리오 베네토를 중심으로 다섯 개 종대를 이룬 채 항해하던 이탈리아 순양함과 구축함 부대를 공격했다. 이탈리아군의 대공 사격은 매우 정확했고 탐조등은 눈을 뜨기 어려울 만큼 강렬했다. 항공기들의 편대는 흩어졌지만, 각 기는 개별적으로 공격을 계속했다. 그중 한 기가 10,000톤급 순양함 '폴라(Pola)'를 뇌격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야간에는 표적을 확실히 식별할 수 없었기에, 커닝엄은 한동안 그것이 비토리오 베네토 본선일 것이라 믿었다.

추격전은 밤까지 이어졌다. 영국 함대는 25년 전 유틀란트 해전 이후 이런 방식의 전투를 치른 적이 없었고, 지난 몇 년간 꾸준히 훈련을 해왔다고는 하나 모든 것이 계획대로 풀릴 것이라 확신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럼에도 커닝엄은 어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다음 날 아침 독일 공군(Luftwaffe)의 공습에 노출될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야간 전투를 택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레이더가 밝혀낸 표적, 4분 반의 결전

당시 몇 안 되는 레이더를 장착한 함선 중 하나였던 영국 순양함 '아약스(Ajax)'가 정지해 있는 대형 함선 하나를 탐지했다. 커닝엄은 그것이 비토리오 베네토일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신속히 현장으로 달려갔고, 이동하는 동안 밤바다에서 또 다른 세 척의 함선, 두 척은 크고 한 척은 작은 배가 영국 함대 앞바다를 가르며 항해하는 것을 발견했다.

근접 야간 전투에서는 항공모함이 무용지물이므로 포미더블은 전열에서 이탈했다. 대신 전함 '워스파이트(Warspite)', '발리언트(Valiant)', '배럼(Barham)'이 터무니없이 가까운 4,000미터 거리에서 포격을 개시했고, 구축함 '그레이하운드(Greyhound)'의 탐조등이 적 함선을 비췄다. 오후 10시 28분, 전함들도 차례로 탐조등을 드러냈으며, 워스파이트가 발사한 최초의 일제 사격, 381mm 포탄 6발이 목표에 명중했다. 이후 포격은 계속 이어졌다.

커닝엄은 훗날 이렇게 회상했다. "포탑째로 허공에 날아가 회전하다 바다에 빨려 들어가는 모습과 수많은 무거운 파편들이 보였습니다. 순식간에 함선들은 선수부터 선미까지 횃불처럼 타올랐습니다." 그 목표물은 바로 순양함 '피우메(Fiume)'였다.

이탈리아군은 완전히 기습당한 상태였다. 근방에 대형 영국 함선들이 접근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탐조등의 지원 없이는 야간에 203mm 함포를 제대로 운용할 수 없었다. 이탈리아 순양함에 호위하던 구축함 세 척이 영국 함대로 돌진해 공격을 시도했지만, 영국 함대는 거리를 벌려 응수했다. 전투는 단 4분 반 만에 끝났고, 영국군이 교전을 중단할 때 이미 '피우메'와 '자라(Zara)'는 침몰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