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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2년, 루이 14세의 궁정에서는 평소 이런 요리에 걸리는 시간의 절반만에 익혀낸 맛있는 스튜를 맛보고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 기적은 파리 라 페로네리 거리(rue de la Ferronnerie)의 '우드리 씨(Sieur Houdry), 명장 주조공'의 공장에서, 당시 잉글랜드에 있던 프랑스 출신 물리학자이자 발명가 드니 파팽(Denis Papin)이 작성한 설계도를 바탕으로 제작된 도구 덕분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파팽은 소책자를 통해 누구나 이 도구를 구입할 수 있다고 널리 알렸습니다.
이것은 끓는점을 130°C까지 끌어올려 조리 시간을 단축하면서도 약한 불에서 오래 조리한 것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밀폐 용기였습니다. 증기의 힘으로 안전 밸브가 작동해 압력을 배출함으로써 솥 내부의 압력 수준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구조였습니다. 증기의 힘에 관한 여러 실험을 수행해 온 드니 파팽은 이 발명품에 '디제스퇴르(digesteur)'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부엌에 들어온 물리학자
1647년 블루아 근교의 시트네(Chitenay)에서 개신교 가정의 아들로 태어난 드니 파팽은 예수회 교육을 받았고, 이후 파리에서 의학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물리학에 대한 깊은 관심에 이끌린 그는 당시 과학 아카데미 회장이던 네덜란드의 과학자 크리스티안 하위헌스(Christiaan Huygens)의 조수로 일하며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Gottfried Leibniz)와 함께 연구했습니다. 그러나 개신교에 대한 박해가 날로 심해지면서 1675년 잉글랜드로 피신해야 했고, 그곳에서 로버트 보일(Robert Boyle)과 협력하며 1680년 왕립 물리학회에 입회했습니다. 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등지를 오가며 생활하는 동안 파팽은 지칠 줄 모르는 과학 연구에 몰두했고, 그 결과 잠수함, 투석기, 양수 기계, 그리고 1690년 수증기 응결을 통해 '완전한 진공'을 실현한 피스톤 증기 기관 등 수많은 선구적인 발명품을 남겼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이름을 가장 오래 기억하게 만든 것은 바로 '디제스퇴르', 즉 증기솥입니다. 1679년에 개발하고 2년 뒤 런던 왕립학회에 공개한 이 발명은 수증기의 힘을 활용할 수 있음을 입증하기 위한 실험이었습니다. 그는 『뼈를 무르게 하고 모든 종류의 고기를 매우 짧은 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요리하는 방법, 그리고 이를 위해 사용해야 할 기계에 대한 설명』이라는 제목의 소책자를 통해 이 발견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파팽은 자신의 발명이 요리 분야에서 지니는 장점들을 열거했습니다. 나아가 그는 이 도구를 활용해 대량의 음식을 저렴한 비용으로 조리해 가난한 사람들, 특히 기근 시기의 굶주린 이들을 먹일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1694년에는 그의 사촌 아이작 파팽(Isaac Papin)이, 부유층이 먹다 남긴 음식을 보관해 두었다가 매주 이 솥으로 요리해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시스템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스템이 실제 결실을 맺지는 못했지만, 디제스퇴르는 18세기 중반까지 굶주림과 싸우는 데 활용되었습니다.
19세기에 재조명되다
드니 파팽의 발명은 한동안 잊혀졌지만, 19세기에 이르러 서양 가정의 부엌에서 사실상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도구로 다시 자리 잡았습니다. 미국에서는 통조림 제조용 대형 모델이 1902년경 특허를 받았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사라고사 출신 호세 알릭스 마르티네스(José Álix Martínez)가 가정용 소형 '익스프레스 솥'을 구상해 1919년 최종 버전을 완성했고, 직접 홍보에 나서며 자신이 창안한 360개 레시피를 담은 책도 함께 출간했습니다. 1925년 그는 특허를 발렌시아 출신 카밀로 벨비스 칼라타유드(Camilo Bellvis Calatayud)에게 양도했고, 벨비스는 '벨비스 솥(Bellvis pot)'이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판매했습니다. 이 흐름의 정점에는 1938년의 '플렉스-실 스피드 쿠커(Flex-Seal Speed Cooker)'를 개량한 알프레드 비셔(Alfred Vischer)의 '프레스토(Presto)' 모델이 1939년에 등장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연표
1681
드니 파팽, 런던 왕립학회에 '디제스퇴르'를 공개하다.
1919
호세 알릭스 마르티네스가 '익스프레스 솥'의 특허를 취득하다. 1925년부터 '벨비스 솥'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다.
1939
뉴욕에서 알프레드 비셔가 기존 모델을 개량한 프레스토 압력솥을 선보이다.
1948
프랑스에서 롤랑 드베디앙(Roland Devedjian)이 '코코트 미닛(Cocotte-Minute)'의 특허를 취득하다. 그 특징들은 전 세계 압력솥의 표준이 되다.
1953
프랑스에서 레스큐르(Lescure) 형제가 Seb의 '슈퍼 코코트(Super-Cocotte)'를 출시하다. 이 제품은 수십 년간 시장을 지배하게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