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제2차 세계대전 최대의 굴욕, 미군을 무참히 격파한 이탈리아군의 크리스마스 공세

제2차 세계대전 최대의 굴욕, 미군을 무참히 격파한 이탈리아군의 크리스마스 공세

무솔리니의 마지막 카드, '겨울 폭풍' 작전

이탈리아인들에게 '가르파냐나 전투'로 알려진 '겨울 폭풍(Winter Storm)' 작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탈리아 전선에서 추축국이 감행한 크리스마스 공세였다. 그러나 동시에 이 전투는 무솔리니를 위해 끝까지 싸웠던 소수의 이탈리아 병사들이 강대한 미군에게 안긴 최대의 굴욕으로 기록되었다.

1943년 구출된 이후 무솔리니는 독일이 장악한 이탈리아 북부 영토에 이탈리아 사회 공화국을 수립했다. 그리고 로돌포 그라치아니(Rodolfo Graziani) 원수의 지휘 아래 새로운 군사력을 조직하려 시도했다.

루카·피사·리보르노 탈환을 노린 공세

아르덴 대공세가 시작되자 독일과 이탈리아 지휘부는 이탈리아 전선에서도 유사한 작전을 계획했고, 목표는 루카, 피사, 리보르노의 탈환이었다. 이탈리아군은 '산마르코'와 '몬테로사' 두 개 사단을 편성했지만, 결국 준비된 병력만큼만 투입될 수 있었다. 전차와 항공 지원도 약속과 달리 끝내 제공되지 못했다.

그 결과 공격에 투입된 병력은 마리오 칼로니(Mario Carloni) 대령이 지휘하는 주로 이탈리아인으로 구성된 9,100명뿐이었고, 이들은 각종 화포 약 100문의 지원만 받을 수 있었다.

작전 전체의 총지휘는 프레터-피코(Fretter-Pico) 장군이 맡았다. 병력 부족으로 계획은 수정되었고, 새로운 목표는 리미니 방면에서 싸우는 독일군을 지원하기 위해 미군 제92보병사단을 25km 후방으로 밀어내는 것이 되었다.

정면에 배치된 상대는 에드워드 앨먼드(Edward Almond) 소장이 지휘하는 미군 제92보병사단으로, 1944년 11월부터 가르파냐나 일대에 주둔하고 있었다.

'겨울 폭풍'이 몰아치다

연합군 역시 아르덴의 독일군 반격 이후 추축국이 이탈리아에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에 따라 제8인도보병사단 소속 두 개 여단(제19여단과 제21여단)으로 제92보병사단을 증강하기로 했다. 두 인도 여단은 미군 제85보병사단의 두 연대와 함께 제92보병사단 후방에 제2방어선을 구축했다.

12월 26일, 세 개 독일 대대의 지원을 받은 이탈리아군이 공격을 개시했다. 총 9,100명의 추축군, 대부분이 이탈리아인이었고, 이들은 두 배에 달하는 연합군 병력과 140문의 화포, 120대의 전차, 최소 160대의 항공기로 무장한 적과 맞서야 했다.

공격 당일 하늘은 흐렸고, 이 때문에 연합군 항공력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더욱이 여러 징후에도 불구하고 제92보병사단 병사들은 완전히 기습당했다. 공격부대는 각각 세 개 대대로 구성되고 포병연대의 지원을 받는 세 개 종대로 나뉘어 진격했다.

좌익 종대는 신속히 소모콜로니아 마을을 점령하고 미군을 몰아냈다. 이어 선두 부대는 미군을 베비오와 스카르펠로 마을까지 밀어붙였다. 중앙 종대 역시 정면의 미군을 격파하고 세르키오 강 계곡까지 추격했으며, 포르나치 마을도 손에 넣었다.

우익 종대는 몰라차노 마을을 쉽게 점령했으나 부루시아노에서는 저지당했다. 그럼에도 칼로미니를 점령했고, 격전 끝에 베르가몰리까지 확보했다. 12월 27일 아침, 이탈리아군은 마지막 목표인 피안 디 코렐리아마저 점령하며 미군 제92보병사단을 완패시켰다. 다만 제2방어선이 존재했기에 연합군 전선 전체가 붕괴하지는 않았다.

미군 역사에 남은 뼈아픈 패배

그러나 이 패배는 분명 굴욕적인 것이었다. 참전 내내 처음으로 미군 부대가 전차도 항공 지원도 없는, 열악하게 무장한 소수의 이탈리아 병사들에게 완패해 궤멸적으로 후퇴한 것이다. 공격은 12월 27일 저녁 중단되었다.

이탈리아군과 소수의 독일 동맹군은 25km 깊이까지 진격해 300명이 넘는 미군 포로를 잡았다. 제92보병사단의 총 손실은 1,300명을 넘었다. 추축군은 불필요한 병력 소모를 피하기 위해 12월 30일 점령지를 최종 포기했지만, 이들의 승리는 하나의 이정표로 남았다. 이탈리아군은 새로 확보한 진지를 1945년 3월까지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