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나멜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손톱을 색칠하거나 강화하는 데 쓰이는 화학 혼합물, 즉 매니큐어를 떠올립니다. 무색부터 다채로운 색상까지, 알아듣기 어려운 이름의 수많은 색조들이 더욱 돋보이는 룩을 약속하며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또한 일부 기타 연주자들은 연주 중 손톱이 부러지지 않도록 이 재료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현대에 이토록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네일 에나멜은 사실 이미 고대 이집트 왕족의 일상이었습니다. 기원전 3500년경, 이집트 여성들은 손톱에 검은 헤나 염료를 발랐습니다. 가장 선명하고 화려한 색상은 오직 왕족만이 사용할 수 있는 특권이었으며, 여왕들 사이에서는 특정 색조에 대한 뚜렷한 취향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클레오파트라는 짙은 붉은색을 확고히 선호했고, 네페르티티는 루비색 매니큐어를 더 즐겼다고 전해집니다.
중국과 로마, 손톱에 새긴 신분의 상징
이집트인들 사이에서 에나멜이 보여준 사회적 신분 구분의 힘은 중국에서도 두드러졌습니다. 기원전 3세기 중반, 붉은색과 은 용액으로 만든 금속성 색조를 사용하는 것은 곧 사회적 서열에서 특권적인 위치를 차지했음을 의미했습니다. 반면 로마인들은 손톱에 색을 입히는 대신 연마재를 이용한 관리로 손톱을 광내는 방식을 선호했습니다.
19세기까지 이어진 긴 정체기
손톱 관리 기술은 19세기까지 비교적 정체된 상태였습니다. 당시의 손톱 관리란 좋은 줄로 손톱을 짧고 단정하게 다듬는 것이 전부였고, 경우에 따라 오일로 은은한 향을 내거나 가죽 끈으로 광을 내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검소함이 중요한 미덕으로 여겨지던 시절, 화려한 에나멜은 결코 세간의 존경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시기 손톱 관리 분야의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는 지금도 큐티클 제거에 쓰이는 손톱 밀대(큐티클 푸셔)의 원형이 되는 도구였습니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몇 시간도 지속되지 않는 착색 용암이 등장하며 에나멜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925년, 자동차 도료 개발 연구 과정에서 비로소 오늘날의 매니큐어와 유사한 최초의 용암이 탄생했습니다.
할리우드의 열풍과 레블런의 등장
최초의 제품은 연한 분홍빛 톤으로 손톱 가운데 부분에만 발랐습니다. 1930년대에 이르러 손톱 '페인팅'은 리타 헤이워스와 진 할로우 등 할리우드 영화의 스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대유행을 이루었습니다. 1932년에는 찰스 레블런(Charles Revlon)과 조셉 레블런(Joseph Revlon) 형제가 더욱 화사하고 폭넓은 색조를 자랑하는 새로운 유형의 에나멜 개발에 투자하며 업계의 판도를 바꾸었습니다.
기술의 진화, 그리고 네일아트의 미래
이후 수십 년 동안 에나멜에 적용되는 기술은 갈수록 정교해졌습니다. 인공 손톱은 매니큐어에 몇 시간씩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에는 손톱 위에 디지털 이미지를 직접 인쇄할 수 있는 기계까지 선보이며 가능성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을 자극하기 위해 뷰티 산업이 앞으로 어디까지 나아갈지, 그 미래는 짐작하기조차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