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문트 아우구스트 왕의 바르바라 라지비우우나에 대한 깊은 사랑은 그에게 수많은 곤란을 안겨주었다. 자신의 신민과 결혼함으로써 그는 국가 이익을 저버렸고, 진짜 정치적 폭풍을 불러일으켰다. 젊은 야기엘로 왕은 강제로 결혼하게 된 것일까? 아니면 모든 것을 치밀하게 계획했던 걸까?
먼저 상황을 짚어보자. 아마도 1543년경, 왕세자 지그문트 아우구스트와 라지비우 가문의 바르바라 사이의 로맨스가 시작되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그토록 깊이 사랑한 나머지, 열애 중이던 군주는 1547년 연인과 몰래 결혼식을 올렸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결혼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자, 그는 자신의 결혼을 공식 승인받고 아내를 여왕으로 대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다.
리투아니아 대귀족과의 결혼은 신분이 맞지 않는 혼사였고 국가의 이익에 반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널리 분노를 샀고 왕에게 많은 곤란을 안겨주었다. 그렇다면 평소 현명하다는 평가를 받던 통치자는 어째서 이렇게 큰 정치적 실수를 저질렀을까?
실화인가, 전설인가?
사료에 따르면 지그문트 아우구스트는 한 계략의 희생양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바르바라에게 밤의 밀회로 유인된 뒤, 그녀의 오빠 미코와이 ‘붉은이’(루디) 라지비우와 사촌 미코와이 ‘검은이’(차르니) 라지비우에게 현장을 들켜 버린 것이다. 겉으로만 분개하는 척한 그들은 왕에게 더 이상 가문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라고 요구했다. 사랑에 눈이 먼 왕은 결혼을 승낙했다. 미리 데려온 신부는 이미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지그문트 아우구스트와 바르바라의 결혼이 정말 미코와이 루디 라지비우에 의해 미리 계획된 것이었을 가능성은 있을까? 위 그림은 얀 마테이코의 작품이다(출처: 퍼블릭 도메인).
그러나 지그문트 아우구스트의 마지막 전기를 집필한 역사학자 안나 수헤니-그라보프스카는 이 이야기를 단지 문학적 토포스, 즉 정형화된 소재로 판단했다. 그녀의 견해로는 야기엘로 왕조의 마지막 군주는 “강요당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으며”, 그렇게 단순한 방식으로 궁지에 몰리게 내버려둘 만큼 어리석지 않은 인물이었다. 그녀에 따르면 결혼식은 분명 비밀리에 치러졌지만, 상황을 완전히 통제하던 통치자 스스로 계획한 것이었다.
마음은 종이 아니다
『황금시대의 여인들』의 저자 카밀 야니츠키는 이 학자의 해석에 반박한다. 그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녀의 사건 해석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사료가 없으며, 안나 수헤니-그라보프스카의 논증에도 결함이 있다. 그녀에 따르면 지그문트 아우구스트는 라지비우 가문이 파놓은 함정에 빠질 만큼 어리석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바로 이 특별한 경우에 한해서 그는 전혀 이성적이지 않았다.”

궁정에서 바르바라 라지비우우나를 소개하는 지그문트 아우구스트. 얀 마테이코의 수채화(출처: 퍼블릭 도메인)
야니츠키는 더 나아가 이렇게 지적한다. 그 결혼 시점은 최악의 타이밍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노년의 지그문트 1세(지그문트 구왕)는 왕국의 통치권을 이미 대관까지 마친 아들에게 넘겨줄지 고민하고 있던 참이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논란을 피하고 기다리는 편이 훨씬 유리했다.
만약 바르바라의 임신이 결혼을 결심하게 만든 계기였다 하더라도, 의문은 남는다. 어째서 지그문트 아우구스트는 자신의 뜻을 지지해 줄 세력을 미리 확보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후에는 명백히 어떠한 정치적 계획도 없이 행동했을까?
결혼 직후 그는 급히 서신을 보내 상황을 통제하려 했고, 이후 스스로 폴란드로 건너가 부모와 직접 대면했다. 만약 그가 의도적으로 행동했다면 이 모든 일을 훨씬 일찍 처리했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그의 대표로 나선 미코와이 ‘검은이’ 라지비우가 처한 곤경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왕실 결혼을 승인해 줄 잠재적 동맹들을 찾아 움직였을 무렵, 그들은 지그문트 아우구스트의 결혼 소식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소문을 통해서든, 자신들이 풀었던 첩자들을 통해서였다. 결혼식의 즉흥적인 성격은 이듬해인 1548년의 국회(세임) 논의에서도 언급된다.
모든 정황으로 볼 때, 왕은 실제로 충동적으로 결혼한 것이 분명하다. 간통 현장을 들킨 그는 마음이 이끄는 대로 선택했다. 그리고 사후에야 이렇게 자초한 온갖 곤란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의 주제다.
출처
Kamil Janicki, Ladies of the Golden Age(황금시대의 여인들), Znak Horyzont, 크라쿠프 2014.